관리 메뉴

alicewonderland

<'테레비' 보다가, 아침을 맞으니... 2024년> 본문

혐오발화아카이브/혐오발화연구자료

<'테레비' 보다가, 아침을 맞으니... 2024년>

alice11 2024. 1. 1. 13:29
<'테레비' 보다가, 아침을 맞으니... 2024년>
여행지에서, 친척 가족들과.....
신년을 맞는 공간도 다양합니다.
일하느라, '테레비'를 백색 소음으로 켜놓고 야밤을 보내고 신년을 맞은 분들도 많으시죠?
라디오를 켜두고 일하는 습관이 있는데 연말이라 티비를 켜두고 일을 하다말다 하고 있어요.
연말 연시 TV 풍경은 '한결같은' 편이죠? 지상파의 무슨무슨 시상식.
올해 지상파 시상식은 특히 연기 시상식은 다들 흑백톤으로 의상을 맞추고 진행되었지요.
'애도'
슬픔을 나누며 '테레비' 앞에서 연말을 보냈을 이들이
오전에 뜬금없이 "엄단/강력"으로 일관하는 엄포를 들어야했네요.
대국민 신년사에서 "부정과 불법 혁파"를 엄포하는 신년사는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23년도 대통령 신년사를 새삼 찾아보았는데요. 작년과도 아주 다른 논조.
상복으로 가득한 화면을 보며 연말을 보냈던 이들에게
이 메시지는 기이한 응답이랄까.
알뛰세르가 호명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사례로 들었던
누가 도둑인가에 대한 호명/응답appellation의 연구 사례.
-------------------------------
(여기서부터 경성크리처 스포일러 있어요)
어떤 분들은 <경성 크리처> 보시며 연말을 보내셨을텐데.
페친분들 중 신년 인사에 <불임의 정치를 끝내자> 이런 인사가 보이네요. 23년 12월에 '암컷' 발언 이후 또 '불임정당'으로 비판을 받았는데, 이 코르푸스의 순환을 왜 멈춰야 하는 지 아마 동의하시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꽤 오래 한국에서는 독재체제와 파시즘을 비판하는 어휘로 <불임의 정치>를, 특히 분단을 <불구의 민족사>, <불구의 역사>로 표현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면 전상국의 <아베의 가족>(1979)을 예로 들면, 이 작품에서 이른바 '민족의 수난'을 "흑인-로스케(러시아의 당시 표현) 병사"에게 번갈아 강간당하여 '누구의 씨'인지도 알 수 없는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 아이는 '고강도 장애를 가진 아이로 그려집니다. 아베는 "아베베"라고 말한다고 붙여진 이름이지요. 여기서 외국 병사들에게 강간당한 '모체'는 '훼손당한 불임의 조국/민족'의 등가로, 아베는 불결한 재생산 즉 민족/국가의 재생산 위기를 상징합니다.
우생학에 따른 장애 차별과 학살, 제노포비아와 여성혐오, 성차별이 적나라하게 각인되어 있어서, 깊은 해석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경성 크리처> 1시리즈의 마지막 편은 경자-아키코가 일본군 장교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크리처의 숙주가 되어 크리처가 되기 전의 긴장으로 마무리됩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경성크리처>에서 모든 사태의 '원인 제공자'는 바로 일본군 장교의 '애첩' 경자-아키코입니다. "모든 게 경자-아키코 때문"이지요. 이 이유없는 싸움은.
모든 문제의 부재원인으로서 '훼손된 여성/부적절한 여성/스파이 여성/적에게 몸을 파는 여성/몸 안에 이질적인 적을 품고 있는 숙주
<경성 크리처>에서 한소희가 맡은 역할의 이름이 '윤채옥'
이름이 너무 익숙해서 생각해보니
<<여명의 눈동자>>의 주인공이 윤여옥.
<<여명의 눈동자>>가 일본군 위안부와 731 부대를 소재로 삼아서 오래 회자되었고 현재에는 비판적인 연구 사례가 되고 있지요.
두 작품의 영향 관계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지요.
'불임의 정치'를 한번 검색해보시면, 최근 자료는 주로 강제 불임과 관련한 우생학과 파시즘에 대한 논의와 이른바 특정 정당의 "불임 정치" 발언이 나란히 뜹니다.
--<불법/부정 척결>을 엄포하며 '출산율 저하'를 근심하는 인사와 조국의 위기를 근심하며 '불임'을 한탄하는 인사 사이로
2024년 새해를 맞습니다.
새해에도 부지런을 떨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