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섬의 geography/아무도 안부를 묻지 않는다
어느 새로운 날의 기록, 안녕 세상아!
alice11
2019. 12. 17. 19:50
안녕 세상아!!
남은 생을 이곳에 살아도 누구도 “부산사람”으로 “받아주지” 않겠지만
난 이미 ‘너무’ 부산사람이 되었나봐
자주자주 바다를 보지 않으면 답답하고
출근길 정체로 꽉막혀 졸음으로 운전대를 꽉잡게 되는 광안대교
그 아래 출렁이는 바다를 보며
가슴속에서 파도가 울렁거려
사람이 없는 해운대가 순간순간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알게 되었지
절망과분노와환멸과 형언할 수 없는 마음상태에선 동백섬 절벽의 백발마녀의 머리처럼 산발하는 소용돌이가 절명에 이를수 있을만큼 치명적이라는 것도
얼마전에 서울갔던 날에는 환승버스 정류장을 못찾고 그렇게 몇번을 못찾고
택시기사 아저씨는 오른쪽이 아니고 왼쪽을 가르켰지
십여년전 내가 처음 여기왔을때
결국
그렇게 이도저도 아닌 인간이 되는거라고 내 미래를 알려주었어
그래
역시
이도저도 아닌 인간이 되었지만
결국 그렇게 되진 않았고
이도저도 아닌 인간으로 사는 기쁨슬픔외로움고독
정동부자가 되었네
오늘은 동백섬도 치명적이지 않고
해운대도 아름답지 않아
그게 사람들의 ‘평범한 주말’ 풍경인거지
문득 절망에 벼랑끝 물보라만 하염없이 지켜보던 지난 겨울부터
어쩌면 희망 혹은 어떤 복수심으로 매달려온 봄여름가을 그리고 또 겨울이 오기까지
그런 평범한 주말이 없었음을 새겨본다
안녕 세상아
아무도 안부를 묻지않던 때도
안녕을 전하던 세상아
나도 이제야 안부를 묻는다
2019년 12월 8일
이젠 뭔지 몰라도 새로 시작할 수 있을것 같아 아니 그러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