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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발화아카이브/혐오발화연구자료

내가 낸데

alice11 2021. 12. 11. 09:44
“내가 낸데!” 부산대 앞 술집은 ‘NO 교수존’을 선언했다
(기사 제목)
이 일련의 기사에서 차별과 관련하여 주목할 지점은 "내가 낸데!". 이 기사가 일파만파 사람들을 자극한 건 바로 "내가 낸데!"
온통 기사에 "내가 낸데"를 내세워 전파되고 있다.
중국의 서양인 조계에서 <개와 중국인 출입금지>라고 쓴 팻말을 내건데서 시작한 <출입금지> 팻말은 그 기원에서부터 인종차별주의와 식민화와 관련. (<<역사적 파시즘>>에 자세하게 다루었어요^^)
"내가 낸데"라는 기사 '야마'는 이 말을 사용하는 특정 인구집단을 오브젝트 타켓팅, 이미 이런 '저격'은 온라인에서 헤이트 담론으로 축적. 이른바 "개쌍도", "쓰까국"으로 명명되는 새로운 형태의 인구집단의 출현. 즉 헤이트스피치로 재구성되는 특정 인종
2014년 부산 지역 혐오발화 실태 조사를 했을 때 부산 지역학 전공자들도 '부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기득권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어쩔 수 없다'고 혹은 욕먹을 만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물론 한국의 지역차별 헤이트스피치는 호남에 집중되어 있고 경상도를 대상으로 한 헤이트스피치는 최근의 현상이다. 특히 스스로를 '진보'라고 여기는 사람들에 의해 애용되거나 정당화된다.
경상도=꼴보수, 어파치 도로 한나라당 같은 인식
사드 반대운동에 대해서도 밀양 송전탑 투쟁에 대해서도, 내가 아는 탐라의 무수한 '진보' 인사들, 소수자 운동 종사자들조차, 님비라거나 '본인들이 박근혜 찍은 자업자득'이라는 조롱이 대세
이런 일련의 사태와 이후 태풍, 지진을 경유하면서 "영남 자업자득론"이라는 게 널리 퍼졌고 특히 자칭 '진보 커뮤니티'의 레퍼토리가 됨.
"내가 낸데"를 앞세운 "지방대 교수" 만행론은 이런 영남 자업자득론의 맥락에서, 자칭 나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지식인들'에게 대학에 대한 훈계와 자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인용.
차별을 인식한다는 표지로 "비수도권 교수"라고 쓰면서 교수들의 자성을 촉구한 글들도 이런 맥락에서 흥미롭다.
이 기사가 "교수들 갑질"을 다룬 기사이거나 교수의 행태를 비판할 목적이라면 "내가 낸데!"를 앞세워, 앞다퉈 인용할 이유가 없다.
어떤 이유로든 이 기사는 "내가 낸데"를 앞세워 특정 인구 집단에 대한 만연한 차별에 편승해서, 결국 성공했다.
**그래서 이 기사가 교수 집단에 대해 어떤 비판적 역할을 했을까? 이 기사를 비판하는 게 교수를 두둔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겠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