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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신체이론/연결성

도달 할 수 없는 공-동체, 도심 파티라는 해방적 거점에 대하여

alice11 2022. 11. 1. 18:05
<도달할 수 없는 공-동체, 도심 파티라는 해방의 거점에 대하여>
(근육통으로 글 올리기 어렵지만, 무엇이라도 자꾸 하게 되어서 하는데 까지 해보려 합니다. 보기 불편하신 분들은 접어두셔도 좋겠습니다.)
 
 
1. 지난 정부 정책을 리셋(초기화)하는 데 몰두, 대안 없는 리셋과 죽음의 심연
 
 
인터뷰() : 용산구청 교통행정과
- "누군가가 공식적 행사를 주관해서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시민들이 모이시는 형태잖아요. 마라톤 대회 같은 건 보통 통제하지 않습니까."
이 인터뷰는 어제 오늘 한 게 아니다. 2019년 인터뷰이다.
 
 
 
 
2019년부터 이태원 핼러윈 축제 인파사고 위험은 이슈가 되었다.
당시도 구청은 안전사고에 대해 대응해 달라는 여론에 대해 <주최없는> 모임이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렇게 인파 사고 위험에 대한 대응 정책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매우 기이한 방식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인파 사고 대응이 아니라, 감염병 대응 정책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대해 시행되었다.
 
2020년도 용산구 핼러윈 데이 관련 민관합동연석회의(방역과 안전사고 대책)
 
 
이 시기 감영병 대응책이 '이태원' '핼러윈'을 어떤 방식으로 프레임화했는지는 잘 알려져있다.
"질병의 온상", "문란하고 난잡한 클럽""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거리" 등 ..당시 "핼러윈 대응"에 대한 지자체의 문서에도 "이태원 클럽 사태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문구가 맨 앞을 장식한다.
 
 
역설적이지만 코로나와 감염대응 정책은 매우 폭력적인 방식으로 안전 사고 대응이 부재한 자리를 대체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정부는 대응이 달랐다는 판단도 맞다고 하기는 어렵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인파 사고 위험이 상당한 수위에 도달했던터인데. 감염병 예방 정책이 간신히(그러나 폭력적으로) 대체하고 있던 자리를 어떤 대안도 없이 기존 정책을 '무조건 초기화'해버렸다.
무대책, 안전사고 무방비, 인파 사고 무대응
그 상태로 이태원 핼러윈 축제가 열렸다. <인파사고>나 <다중인파 사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식의 논리도 그런 점에서 이런 식의 "과거 정책을 모두 초기화하는 방식"의 하나일 뿐이다.
 
 
 
2. 축제 아닌 현상, 그럼 이태원 핼러윈 축제는 뭔가?
용산구청장의 '축제 아닌 현상' 발언은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일단 2019년의 태도의 연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그간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주관없는 현상'으로 간주, 인파사고 위험을 방치한 논리이기도 하다.
이미 오래전부터 인파사고는 "다중운집 행사 안전확보"에 관한 경찰력, 행정력, 국가 기관의 대응 대상이기도 했다.
‘다중운집행사의 안전 확보를 위한 경찰개입 인식조사’(2017)
관련해서 이번 참사에 대해 분석한 기사도 있다.
 
 
이 기사에도 잠깐 언급되었지만, "주최없는 현상"이지만, 오래 안전사고나 다중운집 행사, 다중운집 장소에 대한 비상 경계 근무(경찰, 소방서 , 행정 기관)를 시행해온 사례는 크리스마스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부처님 오신날, 정월대보름 같은 때에도 비상 경계 근무(다중운집 행사 시 안전사고 대비)를 실시하는 건 통상적이다.
 
 
그러니까 핼러윈 축제에 대한 안전사고 대비는 축제 매뉴얼이나 재난안전관리기본법이 '주최있는 행사'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응할 수 없었다는 건, 그간 다른 사례를 비교해도 맞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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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인용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 6조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행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안전 관리의 조건으로 '주최 기관'이 명시돼 있어 주최 측이 분명치 않은 이번 행사의 경우 경찰이나 관할 지자체(용산구청)가 안전사고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 도심 핼러윈 축제, 이태원의 특이성: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어떤 분들이 조롱하는 것과 달리 "이태원 핼러윈 파티"는 상당히 '계급적'이고, '전복적'이다.
핼러윈이 한국에 어떻게 자리잡았는 지는 연구가 거의 없고, 이후 연구해볼 만하다.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는 핼러윈이 주로 MZ 세대 문화라고 하기도 했다. 또 이른바 '진보적'이라고 하는 인사들이 '국적없는 서양문화' '상업문화'에 탐닉하는 문란한 세대라는 차별적 언행을 하기도 했다.
간략하게 정리해보자면
 
 
2013년 어름을 기점으로 핼러윈은 고급 호텔과 재벌 기업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적극 수입되었다. 물론 영어 교육 열풍과의 연계 역시 중요하겠다. 롯데와 에버랜드는 2015년 이후 줄곧 핼러윈 특별 시즌을 운영중. 올해 진행되던 핼러윈 시즌은 이태원 참사 이후 취소되었다.
고급 호텔 체인과 재벌 테마파크, 관련한 유통 체인을 중심으로 수입된 핼러윈 행사는 유통 사업과 연계한 지역 축제로도 이어졌다.
 
 
이런 핼러윈 행사는 이른바 고급문화 소비자층과, 테마파크로 상징되는 '중산층 가족 중심 레저문화'의 핵심을 재구축했다.
이 와중에 돌발적으로 등장한 게 이른바 '도심 핼러윈 파티'이다. 초기에는 홍대와 이태원이 거점이었는데. 홍대는 여러 이유로 주춤해지고(홍대 단속과 무관하지 않은듯) 이태원만 살아남았다.
 
 
이태원 핼러윈 파티는 고급 문화 소비자가 아닌, 하위문화 향유자들이었고, 중산층 가족 중심 레저문화(그랑 부르주아와 부르주아의 재생산 기반으로서)와는 거리를 둔, 반중산층적 문화의 성격을 갖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이태원 핼러윈 파티가 "핫해진" 이유이기도 하고, 핼러윈이 주로 2030 문화라고 이해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태원 핼러윈 축제가 아닌 핼러윈 문화상품은 주로 부르주아 정상가족 중심의 소비구조를 형성했다.
미디어에서 '문란, 난잡, 범죄 온상'으로 이태원 핼러윈"만"이 주로 지목된 건 그런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다.
 
이태원의 핼러윈은 재벌과 고급 호텔 중심의 핼러윈 상품과 달리, 자발적인 거리 코스튬 파티로 시작하여 자리잡았다.
 
'난잡과 문란'이라는 낙인은 중산층 가족 중심 레저문화인 테마파크 핼러윈 축제의 가장 정확한 반대 쪽에 이태원 도심 핼러윈 파티가 놓여있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역설적인 표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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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지난 정부의 방역 정책에서도 난잡과 문란의 표식은 반복되었다.
오늘날, 이태원 핼러윈 축제의 성격 혹은 주최 없음에 대한 논란이 귀속될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떠도는 건, 역설적으로 매우 정치적이다.
 
'국가'는, 영원히 이 '난잡, 문란'한 파티의 정체를 찾지 못할 것이고.
 
이른바 '진보적이라 자임하는 이들'은 이 파티의 전복성과 저항성을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거기 도달한 많은 이들은 그 전복과 해방의 힘을 힘껏 살고, 살고 있고 또 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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