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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사람의 비대면 온라인 세미나 경험기 1 본문

몰운대 일기/지방대 교수의 하루

지방 사람의 비대면 온라인 세미나 경험기 1

alice11 2021. 1. 23. 14:44

 

*지방 사람이라고 썼지만, 일반화는 불가능^^ 부산 거주자분들 중 많은 분이 비대면 회의나 세미나를 싫어하거나, 거부감을 느끼거나 접근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음.

*연구자들도 비대면 온라인 세미나를 즐겨 찾는 분들이 있고 아닌 분들이 있는 것 같음.

*나는 세미나를 워낙 좋아하고

방학 중에는 무언가 배우는 자리로 자리를 바꾸는 걸 가능한 꼭 실행해옴: 주로 학원에 다니기.

외국어 듣는 걸 좋아함^^(잘하는 게 아니라, 듣기를 좋아함. 오해 금지~)

뭐 이런 특성도 관련이 있을 듯.

*부산 생활 초반에는 서울서 하던 세미나도 병행하고, 아프콤 팀원들과 서울 학회 교류도 많이 했는데. 일본으로 노선을 바꾸고. 여력도 없어서 서울을 잘 안/못 가게 됨.

*워낙 학회 활동 자체를 서울서도 안 하던 타입인데. 서울까지 학회 발표를 들으러 가는 게 너무나 물리적 수고가 큼. 세미나 역시.

*연구소를 하면서 일이 더 많다 보니, 외부 세미나나 학회, 발표회는 사실 여력이 안 되고, 너무 많은 수고가 들어서 못 하게 됨. 부산에는 오픈된 공부 모임이 없고....

*일이 많다 보면 아무래도 어쩔 수 없이 우선순위에서 먼것부터 줄이게 되는데, 나의 경우는 아무래도 사람 만나는 일이 그런듯. 사실 나는 교류하는 사람 범위도 좁고, 친교 모임 등을 거의 안 하는 편이라, 의식하지 않는데도, 사람 만나는 일은 결국 안 하게 되는 듯. 그래서 오해도 사곤 함. 특정 사람을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대체로 거의 안 만남^^(화난 것도 아님@.@) 부임 초기 사람들이 자꾸 차 마시자, 밥 먹자 해서, 연구실에서 문 잠그고 불 끄고 있어서, 그후 아무도 내게 만나자고 하지 않게 되었다. 난 좋음..사람이나 누가 싫은 게 아니라, 삶의 방식이기도 하고, 일하며 연구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함.

(sns도 내게는 좀 그런 편이라, 들쭉날쭉임. 역시 화난 것도 뭐도 아니고, 그저 여력이 없어서..하고 싶을 때 하는....중간이 없는 편......)

그래도 서울에 있을 때는 뭔가, 이런 사람이라도 때때로 만날 수 있는 관계 유지가 어렵지 않았는데, 부산에서 살다 보니 거의 불가능. '나는 친구는 없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 운명'이라 생각하고 살고 있음(안 슬픔 주의^^)

*판데믹 상황에서 모든 게 어렵고 힘든데 터무니없는 소리 같아서 그렇긴 하지만

전 세계가 비대면으로 모든 회의, 세미나를 진행하니까, 이런저런 이유로 막혀있던 바깥 공기에 대한 열망이 조금 채워지기도 함. 사실 모두 폐쇄되어버린 상황인데. 이건 조금 이상한 이야기^^;;;;앞서 적어둔 여러 특수 조건 때문.

*부산에서 많은 일을 할수록, 내 삶의 반경은 연구실/집/컴퓨터 앞을 넘기가 불가능해지고 실제로 물리적인 여력이 없어서, 학교-연구소-페미니즘 운동의 범위를 넘어서 사람들 만날 여력이 없음.

*어제는 일본 동경 외대 세미나에 참석. 재미있었다. 방학 중 열리는 여러 줌 세미나를 예약하면서 이 어려운 판데믹 상황에 나에게 열린 임시공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판데믹이 빨리 끝나야 할 텐데. 이 임시공간이 다시 닫히는 건 많이 아쉬울 것 같다. 오늘 글의 요체는 사실 요기^^ 근데 저도 해보니 완전 줌으로만 하는 건 쉽지만, 대면/비대면 혼합은 사실 너무 힘들어서,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 아마 이런 완전 비대면 자리는 사라질 것 같긴 합니다. 방학 중에 비대면 세미나에 열심히 참여해보려는 의지를 다지는 글입니다. 배부른 소리 죄송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