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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섬의 geography

2019년 태풍 타파 09 22의 기록

alice11 2019. 9. 22. 21:22

미디어, 권력, 지역 차별의 여러 기제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이런 논의에 힘을 쏟는걸 더이상 안하기로 다짐.

 

오늘은 몇가지, 이후 재난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대처하기 위한 조금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메모.

 

우연이지만 이번 태풍은 남해와 부산을 오가면서 겪게됨.

 

다리를 다치신 이후로 익숙한 동네 말고 여행은 어려워하셨던 엄마가 오랜만에 꼭 가고 싶어하셔서 갔던 남해 

 

고가의 유명한 숙소였지만 재난 대비 투숙객을 위한 조치는 전혀 없었고, 그저 앵무새처럼, 숙박비는 내야한다며 온갖 자잘한 경비 문제에 대한 이야기뿐이었고, 비싼 숙박비를 포기하고 태풍 때문에 일찍 길을 나선 내게 숙소에서 한일이라곤 국지성 폭우 한가운데 운전할 게 뻔한 내게, <혹시 누락된 치약 사용료 청구> 전화였다.

 

 

엄마와 언니를 겨우 김해 공항에서 서울로 올라가게 하고,(금요일 21일)

 

22일 내내 태풍 뉴스를 보며 주의를 기울이는데

 

재난 알림에는 계속 관련 뉴스를 보면서 주의를 기울이라고 하니까.

 

그나마 태풍 뉴스를 보내주는 건 KBS뿐. 다른 뉴스들은 말만 특보이지, 거의 1)_3분 정도 뉴스 후 이른바 '수도권 시청자' 뉴스를 보낸다.

 

kbs를 새벽 6시부터 하루종일 보았는데

 

새벽 6시에서 밤 9시까지

 

중앙)서울에서 진행하는 뉴스 진행자, 기상 관련 전문가들은 앵무새처럼

 

지도를 펴놓고 원론을 설파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현장에 아마도 지방 지국 기자들(거의 여자 기자들)을 태풍 현장에 설치해놓고 위험을 무릎쓴 그들의 기사를 실시간 전달하거나

 

시청자 참여 명분으로 취재도 전혀 하지 않고 지역 거주자들이나 지역에서 송신하는 시청자 영상을 보여주는 게 태풍 특보 국가 공영 방송이 하는 일의 전부다.

 

물론 더 한심한 일은 너무 많아서 적기도 귀찮다.

 

<거가대교>를 <가거대교>, <김천>을 <감천>이라면 지역 지명도 모르면서 하루 종일 지도 화면에 엄청 대단한 기술인 마냥 손으로 캡처를 하면서 줄줄이 읊어대던 기상 전문 보도관의 멘트는 어이가 없고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의 민낯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cc티비는 실시간이어야 하는데, 그 cc티비가 어느 지역의 어떤 상황을 보여주는지도, 지역 이름도 모르는 이들이

 

우리 방송은 이렇게 기술이 발달했어를 자랑하기 위해 화면을 보여주는, 재난과 기술이 결합한 지역차별 포르노그라피.

 

게다가 일본 상황이라며 kbs가 보여준 화면은 오전 6시 오키나와 영상이 오후 3시에는 미야자키, 오후 6시에는 다른 지역으로 바뀌어서 계속 보여주는 말도 하기 싫은 어처구니 없음

 

도대체 이런 방송을 재난 방송이라고 보면서 어떤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거지?

 

그나마 몇년전과 1센티 나아간 점은 재난을 빙자한 지방 혐오 방송에 대해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는 정도. 

 

**8시 jtbc는 이런 방송의 정점이었다.

 

8시 jtbc는 태풍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었는데, 더 어이없는 건 일본 뉴스를 하면서 일본에서 반아베 정서가 태풍을 비롯한 재난에 대해 정부와 아베가 아무 말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보도를 하고,

 

자기들은 막상 한국 지방의 태풍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없....

 

실시간 즉 9월 22일자 찾아본 바

 

 

한국의 청와대, 문재인, 조국, 더불어민주당, 자한당, 정의당

 

어디서도 태풍으로 힘든 지역 주민에 대해 단 한마디 언급도 논평도 없었다. 

 

그냥 여기까지 쓰고나니, 너무 피곤해서, 오즈의 마법사처럼 흔들리는 이 상황에 몸을 맡기고

 

지역에 산다는 것이 이런 미디어, 정치 권력 따위와 얼마나 멀리 있는지 

 

온몸으로 느끼지 않기 위해(너무 무서우니까)

 

가능한 느끼지않고 생각하지 않기 위해 

글을 마치는 게 낫겠다....

 

글은 뭔가.

 

뭔가. 이미 sns 같은 걸 보는 게 무의미해졌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세상은 아닌가.

 

문득 그저 한마디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