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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송가인, 페미니즘 문화정치의 빈 곳 본문
송가인 현상을 주목해서 따라가고 있다.
한일 총력전 체제가 시작되고 있고, 많은 생각이 있지만, 지금은 '공언'보다는 조용히 해야할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1. 페미니즘 문화 정치의 경계선과 빈 곳
<미스 트롯>에 대해서 맨처음 나온 아이즈 기사를 보고 좀 성급하다는 생각도 했다.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9040809177261484
물론 TV 조선이 그동안 '여성'을 전유해온 방식, 예를 들어 탈북 여성 버라이어티의 추이를 보면 예상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종편 티비조선과 프로그램의 성착취적 성격과 여성 출연자들을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페미니즘 문화정치가 해야 할 일은 어쩌면 바로 그 지점인 것 같다.
송가인을 티비 조선의 아이콘이 아니라, 새로운 여성 아이콘으로 전유하고 자리매김하는 일 말이다.
송가인의 '성공'은 어쩌면 프로그램 내적으로도 균열을 일으킨 것이고
호남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못생김', '요즘 트랜드에 맞지 않음'을 공공연하게 자신의 결점이라고 표명한 것이 오히려 팬심을 모으는 동력이 되었다.
모두가 너무나 천편일률적인 성차별적 외모 기준을 충족하는 참가자들 속에서 송가인이 돋보인 건 정말 우연도 무엇도 아닌 흥미로운 점.
송가인과 팬덤은 사실 그간 줄곧 페미니즘 문화 정치가 파고들어가지 못하던, 못해온 층이라는 점에 무엇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
아이즈가 미스 트롯을 한마디로 평가 절하 할 수 있었던 것은
힙하고 트랜디한 젊은 세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이른바 '여성 문화 미디어'와
오래되고, 시대에 뒤떨어진, 힙하거나 트랜디한 문화를 '할부'로 갖지 않는
지역, 세대적 정체성을 지닌 여성들 사이의 낙차, 그리고 자연스러운 배제의 흐름의 귀결점이기도 했다. 물론 이후 2+3편의 후속 기사가 나왔고, 송가인에 대한 별도 기사도 있다. 물론 이제 아이즈는 이전 같이 페미니즘 문화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거의 티비 모니터링 기사에 가까운 글로 채워진 미디어가 되고 있다.
2. 팬덤의 흥미로움
미스 트롯 순회공연이 전국에서 열린다. 서울이 아닌 지역들, 홍대나 '문화공간'이 아닌
시장, 체육관에 그녀의 팬들이 몰린다.
홍보 전략이기도 하겠으나, 광주 양동 시장, 서울 광장 시장에서는 송가인을 보러 몰려온 사람들로 정말 난리가 났다.
송가인이 매일 실검에 오르고 "실검 요정"이라는 별명이 과장이 아니다.
같은 프로그램 출신으로 유사한 '인생반전' 스토리 주인공 홍자가 초반에 호남 차별 발언으로 질타를 받아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이 뜨거운 팬덤은 그간의 문화 정치의 빈틈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그만큼 충족되지 못한 어떤 갈망들과 그 주체들을 부상시켜 그들의 존재성을 비로소 실감하게 만들고 있다.
이 팬덤의 부상은 어떤 효과를 만들어갈까.
3. 종편 티비 조선의 여성성 전유 전략과 페미니즘 문화 정치의 빈 자리
티비 조선에서 송가인을 분리해서 전유하는 것이 페미니즘 문화 정치의 과제라는 것을 앞에서도 강조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송가인을 통해서 티비 조선은 여성성을 문화정치적으로 전유하는 매우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건 정말 어떤 의도된 계획도 아니고 거저 먹고 있는 것이다.
대중 매체를 매개로 한 문화 정치에서 여성의 자리와 전유는
같은 시기 방송된 "검블유"와 "미스 트롯"의 자리로 분화되어 있다고 하겠다.
주변에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인지하는 이들은 거의 검블유에 올인 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 동일시가 오늘날 페미니즘 문화정치의 지배적 흐름을 상징하기도 한다.
힙하고 트랜디하며 상층 권력의 여성 표상과 자신을 동일시 하는.
그렇다면 바닥에서, '촌스럽고', 오래되고 힙하지도 못한 표상들, 집단들과 결합된 '여성문화'와 문화 정치에는 페미니즘이 닿지 못하고, 이들 집단, 혹은 그런 촌스럽고 오래되고 힙하지도 못한 문화를 향유하는 '여성'들은 페미니즘을 자신의 이야기라고 실감하지 못하는
분리과 배제는 반복된다.
4. 팬덤, 혹은 잠재성의 부상
송가인과 팬덤의 부상은 그런 점에서 그간 페미니즘 문화 정치에 스스로 포함되지 않는다고 여기거나, 혹은 힙하고 새로운 문화에 자신이 포함되지 못한다고 느끼던 집단, 또 그런 문화적 '할부'를 통해 서로의 정치성을 확인하는 그런 문화 정치에 속하지 못한다고 느끼던 집단의 부상, 그들의 문화정치적 잠재성이 부상한 사건적인 것으로도 보인다.
이 흐름이 아마도 페미니즘 정치의 향방을 가늠할 것 같고,
무엇보다 현재의 국면에서 '적대' 즉 한일 관계를 중심으로 한 총력전 체제에서
사실상 동일화불가능한
의미가 부재하는 텅 빈 기표처럼 보이지만
문화정치적 힘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자신의 문화를 갖고자 하는
소외감, 문화적 열망, 자기확인 등의
지역, 계급을 가로지르는 정동이 들끓어오르는
정치의 현장인 것 같다.
5. 적대와 능동
현재 '한일 관계' 적대를 통해 내부를 단일화하려는 움직임
외적 동력에 의해 부과된 적대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선거 영향을 진단하는 흐름이 벌써 나오듯 영향이 뚜렷하겠다. 그러나 적대는 공허한 활기라 끝없이 무언가를 불태우는 소진과 증오 사이를 왕복한다.
증오는 계속 높아질지 모르나 그 강도만큼 소진의 강도도 강해진다.
반면 송가인 팬덤은 아마도 지칠줄 모르는 즐거운 강도로 능동적 즐거움을 '양산'하면서 지속될 것이다.
그 능동적 즐거움의 정치공학적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공학적으로 예측해본다면 현재로서는 송가인 팬덤이 이른바 '진보정치'나 '페미니즘 정치'에 플러스를 주지는 못하고 티비 조선을 매개로 한 우파 정치에 '거저먹기식' 플러스를 줄 확률이 높다.
이른바 '진보 정치'든 페미니즘이든 어떤 계급적, 지역적, 세대적 한계선을 여전히, 매번 돌파하지 못하고
기존의 익숙한, 혹은 자기동일적인 계급, 지역, 세대의 내부를 맴돌고 있다.
**문화적 할부란
오랜 이야기에는 꼭 어렸을 때 헤어지면서 서로 보석이나 무언가의 반쪽을 나눠 갖고 헤어져서 나중에 만났을 때 서로가 가진 한쪽을 맞춰보고 서로를 확인하는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서 서로 나눠 갖는 반쪽, 서로 맞춰보고 아 우리가 하나구나를 확인하는 그런 표식을 '할부'라고 한다. "야, 너도 비티에스?", "나도 비티에스" 이런 식.
오늘날 페미니즘 문화 정치는 어떤 문화적 할부를 바탕으로 하는가.
검블유는 그런 문화적 할부이다. 미스 트롯이나 송가인은 어떤가? 아마도 송가인은 아직은 페미니즘 문화 정치의 문화적 할부가 되지 못한다. 언젠가는 가능할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려울 것도 같다.
그렇다면 검블유는 되고 송가인은 안되는 오늘날 한국의 페미니즘 인증 문화할부의 의미와 한계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이 문화적 할부가 명백하게 지역적, 계급적, 세대적 분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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