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 수 없는, (출구)언어를 찾지 못한 정념: 폭력과 젠더화 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두고두고 생각하는 질문. 극중 양미자(윤정희)가 쓰는 생애 최초의 시에 대해서다. 그녀는 기억을 잃고 있고, 알 수 없는 열정으로 시를 열망하지만, 왜 인지 설명할 언어가 없다. 양미자는 손자가 연루된 여중생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한 판단자이자 윤리적 책임을 묻는 자리에 배치되며 그때 '시'는 이 윤리적 책임과 등가를 이룬다. 그런데 여기서 양미자의 '시'는 모호한 정념으로 내내 그려진다. 그 모호한 정념이 현실성을 갖는 순간은 그녀가 참가하는 '시 창작 교실'의 남성 작가와 여성 수강생들을 그리는 장면에서다. 이 장면은 당시 문단에 유행한 '장미 부대'를 그대로 '재현한다.'남성 작가를 흠모하고 '따라다니며'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