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대부분 시간을 '사소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보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소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주시고 응답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이 문제 제기를 받아주시고 응답해주시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주신 학회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학회에서는 심사서 전달 과정의 절차와 문제를 인정해주시고 해명과 사과의 의사를 전해주셨습니다. 2. 이런 과정을 통해 학회 쪽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있으심을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여 여러 차례의 의견 교환과 문제점에 대한 상호 토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길고 소모적일 수 있는 노동임에도 성의를 다해서 모든 논의에 임해주신 학회의 여러분들 덕분에 이 과정이 단지 소모적이지 않았습니다. 3. 문제 제기..
1. 언어의 힘 내 판단에 대해 가늠하기 위해 심사서를 연휴 내내 여러번 살펴보았다. 화를 내거나 역으로 자기 연민이나 원한에 파묻히지 말아야 한다 다짐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냉정하게 살피려 노력했다. 모욕적인 언어는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여기 글을 올리는 건 상처를 전시하기 위해서는 아니고, 오히려 이 과정을 가늠해보려는 일. 2. 되돌아보지 않기, 우리는 더 멀리 나아갈 뿐이다 "지난 일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걸 나름 신념 삼아 살았다. 하물며 이전에 본 영화나 드라마, 이전에 좋아했던 음악을 다시 보거나 거기 머무는 일을 하지 않는다. 새로운 걸 찾아간다는 뜻이 아니다. 힘든 일이 많았고, 시간이 지나서, 그 일들이 너무나 부당했다는 걸 더 또렷하게 알게 되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부당..
발표문을 넘기고 어깨 통증에도 을 보러감. 이 글은 관람 후 생생한 정동을 기록해두는 목적이기에 그 목적에 충실할 예정. 쌍욕 주의 1. 보고 난 후의 정동을 몇 마디로 정리하면 쪽팔림, 허탈함, '다 나가 죽어라 개..들아'...쌍욕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정동^^ 2. 쌍욕에 대해 이 한남 유니버스라는 평에 대해서, 그럼 12.12 사태를 그렸는데. 전두광이랑 이태신을 여자로 만들어야하냐며, 친히 만들어서 공유하면서 "페미니스트 미친년"을 운운하던 이들 그때 영화를 보았더라면,...다 죽었스...... 이런 이들이 지식인이라는 것도 쪽팔림..... 게다가 이들이 오늘날 "민주" 따위를 팔아먹는 이들이라는 게 쌍욕나옴...... 3. 이 잘 만든 영화라는 평에 대해 내가 한국 영화 전공자라면, 정말, ..
발표문 최종 마감, 막바지라서 어깨가 끊어질 것 같지만, 기억이 따끈할 때 정리해두는 게 필요해서 남기는 간략 메모. 1. 사라 아메드는 왜 론을 비판했나? 아메드가 어펙트 연구와 감정 연구가 같다거나 구별이 필요없다고는 전혀 논하지 않음. 감정 개념과 어펙트 개념의 문제와 다른 지점. (제가 여러 논문에서 이미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어요^^ 자세한 사항은 논문을 참고해주시길) 아메드는 을 학계의 신자유주의, 학문적 백래시로 봄. 2. 이론에서의 신자유주의와 정동적 국가라는 신자유주의 국가의 상동성: 그 근거와 이유는 자들이 이론과 이론 실천의 를 로 만들고 지금 여기와 동떨어진 것으로 구축, **역사를 부정/삭제하고 로 만들면서 국가를 로 설정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함께 사는 새로운 국가의 미래"를 ..
1. 현재를 한탄하기 위해 과거를 낭만화하기: 신자유주의 만물 기원설과 디지털 혁신론의 상동구조 "유투브가 없었을 때는 '자율적인 개인'의 '성찰적 판단이 가능했다." 같은 진술이 가능한 게 한국 공론장의 현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페친이시기도 한 김성우 선생님의 역작 에도 충분히 논의되었기에 더 자세한 논의가 필요할까 싶다. 젠더어펙트 관련 연구사를 검토하기 위해 미디어 이론과 연구, 네트워크 이론 정보 연구 분야 연구를 영어나 불어 일어로 찾아보고 업데이트한다. 이른바 디지털 네트워크를 디지털적 현상으로 단절적으로 연구하는 경향은 거의 '한국적'이다. 네트워크 기술 연구와 정보 이론 연구는 전파 기술과 매체의 역사와 변동에 대한 지적 패러다임을 반드시 동반한다. 그래서 근대 초기 정보와 네트워크 ..
1. 죽음에 반응하는 여론, 그 으스스함에 대해 오래 여성 연예인 '자살'에 대해 연구해왔지만 매번 힘든 게 인지상정. 몇 년 동안 계속 검색하다 보면 아예 정보 자체가 사라지는 이름을 만난다. 잊힐 권리,,,,,어쩌면 그게 당사자들(유족을 포함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도 든다. 뉴스 타임라인을 타고 바뀌는 여론은 오히려 그만큼 으스스하다. 죽어야 변하는 여론이 사람들을 계속 죽게 만든다고....생각하는데. 사회는 못 바꾸고 매번 환멸과 상실만 곱씹는. 2. 왜 싸우는지를 모르는데 싸우는 영웅들: 민족주의를 지운 자리에 대체 이념이 사라지면서 부상한 자기혐오 에서 가장 빵 터진 장면은 이른바 장태상이 각성해서 막 옹성 병원에서 각 잡고 전투의욕을 불태우며, 애국단원(명백하게 북쪽 말씨를 사용하는)..
1. 괴물에서 찌질이까지: 파시스트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 2차 세계 대전 당시와 그 이후 일본, 독일, 이탈리아 파시즘 주축국을 '이해'하고 재현하는 방식은 변화해왔다. '집단 광기'로 파시스트를 재현하는 건 전후 반파시즘 미학과 인식론의 역사적 특징이다. 집단 광기-이상 성격-생리적 이상성을 파시스트의 특질로 그려낸 작품도 많다. 꽤 최근의 영화이지만 에 등장하는 "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이나 결벽증과 이상 성격 소유자로 광적 폭력을 수행하는 인물로 파시스트를 그리는 건 이런 경향의 하나이다. 또하나의 경향은 '악의 평범성banal'으로, 이는 전자 즉 예외적 기인이나 비정상적 히어로(과잉excess)으로 파시스트/파시즘을 인식/재현하는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의 산물이다. 이례적이지도, 극단적이지도 않으..
1. 을 연구할 때는 초기에 시리즈를 단박에 보고 플로우를 정리. 2. 서울의 봄을 당장 보지 않는 건 플로우 정리에 영향을 받기 전에 플로우를 먼저 정리할 필요 때문 (유사한 사례는 많지 않은데. 개인적으로 아주 오래 전 공지영 열풍 때....작품을 가능한 오래 보지 않았다가 붐이 지난 후에 연구를 시작했음. 작품에 대해 비판적이고, 인간적으로도 잘 모르지만^^ 좋아하지 않는데 작품을 보면 말려들거라는 예감 때문이었는데 역시 그랬음. 를 보기 시작하면서 엄청 기세를 올려서 "말려들지 말자"고 다짐과 다짐을 했는데 "나 왜 우는 거야!!!!" 화를 내며 계속 울었다. 상당히 위험한 작가구나 공지영은 ......그게 국민작가로 거듭나는 중요한 힘이었기도 하다.) 11월 개봉 이후, 가 당연히 젠더어펙트 연..
상호대차로 대출한 책이 도착해서 마구 서론을 살펴보았다. 가장 신뢰하는 연구자는 자기 연구의 지형--즉 어떤 연구의 역사에 깃들어 자리를 만들고 거기서 나아가고 있는 지를 살필 줄 아는 연구자. 샤론 제인 미의 연구는 로잘린드 크라우스 연구를 출발점이자 비판점으로 삼고 있다. 샤론 제인 미는 로잘린드 크라우스를 "체화된 관극성 이론의 틀을 만든 연구자"로 평가하면서도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자기 연구 방향으로 삼는다고 연구 방법에서 설명하고 있다. 로잘린드 크라우스 책은 3권이 번역되었고. 번역하신 선생님들 논문도 흥미롭다. 최근 을 번역하신 최종철 선생님 논문을 보고 있다. 로잘린드 크라우스가 매체가 낡은 것이 되는 '포스트' 상황에 대해 비판하고 개입하는 방식이 이번 과 관련한 현상을 설명하는 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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