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노인돌봄
- 송가인
- 젠더비평
- 조국
- 장애학
- 미스터트롯
- 플렉스
- 뷰티플 마인드
- 정만영 #사운드스케이프#안으며업힌#이정임#김비#박솔뫼#곳간
- 2020 총선
- 드라마 연인#여성 수난사 이야기#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초국가적 문화사
- 류장하 감독
- 정도적 불평등
- 해피엔딩
- 안으며 업힌 #이정임 #곳간
- 미스트롯
- 대중정치
- 입신출세주의
- Today
- Total
alicewonderland
사월의 미, 칠월의 솔:과거인 미래 본문
20대에는 내가 연극과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으로 살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20대의 끝까지 연극을 붙잡고 있었지만, 어느날, 더이상 연극을 좋아하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연극은 더이상 즐겁지 않고, '작업'이 되어버렸고, 연극판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관계가 아닌 '판'일 뿐이었다.
전업평론가로 평생 살 것 같았는데 문학 평론이 더이상 즐겁지 않았고, 또 여러가지로 '판'이 지겨웠다.
지역의 연구자 재생산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일이 내 마지막 생의 일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꼭 내가 해야하는 일은 아니라 생각되고, 더이상 즐겁지 않고, 지역 '판'이 무엇보다 지겹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뭔가 동어반복 인생인지 모르겠지만, 이건 회고일 뿐이다. 현재의 문법으로 과거를 회고해보고 스스로 정리하는^^
지겨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뭔가, 걸어가는 행로에 대해서 나름 단순한 정리를 해본다. 누구나 다 그렇지 않을까. 인생 그때그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일들도 해야하고, 하지만, 언제인가, 자기가 해야 할 필요가 없는 일에서는 물러나면 되는 것이다. 굳이 책임감을 가지고,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는 일.
그렇게 단순함을 붙잡고,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이 글은 실은 김연수의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에 대한 서평이다.(정말? 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보고 주위 사람들이 "닭살"이라며 온갖 악담을 쏟아부었는데, 나는 김연수가 자신이 어렸을 때 쓰고 싶었던 글, 근데 '작가'로서 자기검열을 계속하며 억압했던 어떤 그런 글쓰기를 이제 '막' 해보는 게 아닐까? 비평가로서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글쓰는 사람으로서는 "아, 좀 이해된다." 그런 느낌이었다. 왜 그렇지 않나? 자기가 진짜 하고 싶고, 쏠리는 그런 자기 나름의 취향이랄까, 경향성이 있는데, 사회적 평가라던가 전문적 평가에 기댄 자기 검열로 스스로 억압하는 그런 경향성.
그걸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표현해버리면 뭔가 좀 밋밋해져버린다.
그래도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아주 좋다고만은 하기 좀 어려웠는데, 아주 짧은 단편 모음인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은, 아, 뭐 김연수는 이렇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계속 해주면 좋겠다 뭐....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저, 한 사람의 독자로서, 김연수의 소설을 계속 읽으며, 같이 나이 들어가면 좋겠으니까.
***표제작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은 참, 아름답다. '사는 게 뭘까' 이런 느낌.
<주쌩뚜디피니를 듣던 터널의 밤>은 2012년에 발표한 작품인데. 안산 터널이 배경이다. 헌데, 이 작품을 읽다가, 으스스 2014년의 안산과 겹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인생을 한번 더 살 수 있다면, 아마도 이모는 정방동 136-2번지, 그 함석지붕집을 찾아가겠지. 미래가 없는 두 연인이 3개월 동안 살던 집. 말했다시피 그 집에서 살 때 뭐가 그렇게 좋았냐니까 빗소리가 좋았다고 이모는 대답했다. 자기들이 세를 얻어 들어가던 사월에는 미였다가 칠월에는 솔까지 올라갔다던 그 빗소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인생은 아마 무한한 회고가 아닐지. 매순간 인생이 동어반복처럼 보이는 거, 회고의 형식이 지닌 유사성 때문이지만, 그 회고 속에서도 인생은 매순간 자기만의 음으로 자기만의 다른 소리로 진동한다. 반복과 회고의 잔향과 파동. 그래서 과거는 미래로 번져가고, 미래는 과거 속에 있다.
다시 시작하는, 과거인 미래, 미래인 과거에 관한 이야기.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More than euality;Hilary Wainwright(transformation, 151107) (0) | 2015.12.08 |
---|---|
thw subway racist ....TaiwanL Brian Hioe(New Bloom) (0) | 2015.12.08 |
Social Class in the 21st Century:the emotional effect of class (0) | 2015.11.24 |
The right and duties of international citizenship (0) | 2015.11.23 |
wrong kind of securism (0) | 2015.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