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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 스틸 플라워 본문
<스틸 플라워>
말이 아니라 소음으로 가득 찬 도시, 말할 '필요need'를 상실한 소녀. 말이란 필요가 충족된 존재에게나 허락된 양식
영화 내내 소녀가 갈구하는 것은 "일하고 싶어요"와 "돈 주세요"이다.
최소한의 필요도 충족할 수 없는 그녀에게 말이 가능하기 위해서도 필요가 충족되어야 한다.
말과 노동이라는 '인간의 조건'
초반부 영화는 흔히 '빈곤 포르노'라고 비판하는 최저 빈곤 상태의 소녀의 생존을 카메라 앵글로 훑어 내려가며 보여준다.
이런 식의 최저 빈곤 리얼리티에 대해서도 이미 많은 비판이 있다. 한국에서 이런 영화는 대부분 강간 플롯을 동반한다. 영화 보는 내내 '언제 강간당하나' 불안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건, 소녀가 처한 현실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서사 관습 때문이기도 하다. 다행히 이 영화는 빈곤 포르노도, 강간 플롯도 비켜간다.
그녀는 첫 알바비로 탭댄스 슈즈를 구입하고,
소음만이 가득했던 그녀의 생활에는 어쨋든, 리듬이 들어선다.
느닷없는 폭행을 당하고 모욕을 당하는 자리에서도 그 리듬은 들어선다.
탭댄스의 리듬이 이 영화를 최저빈곤 포르노나 강간 플롯, 혹은 알바 소녀 관찰기로 기울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이 탭댄스 리듬은 레오 카락스의 아이들처럼 아이들을 거리에서 춤추는 빈자로 만들어준다.
영화를 보다 문득, 부산영화제 원년 세대가 '레오카락스' 세대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레오카락스의 장면들이, 퐁네프가 아니라, 산복도로와 해운대 바닷가에 펼쳐진다.
그러나 퐁네프의 아이들과 달리, 그녀는 끝내 혼자 춤추고, 말도, 노래도, 철학도 갖지 못한 채
영원히 "일하고 싶어요"를 외칠 것 같은 얼굴로 마감한다, 생 혹은 영화를.
가족도, 보호자도, 동료도 모두 아예 화면 안에 존재하지 않는 소녀의 생태가 한국 영화에서는 아주 드물게 나타난 작품이다. 페이드 아웃되는 게 아니라, 화면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유도 없다.
해운대, 연산동, 산복도로(수정동), 범일동 등을 오가는 그녀의 발길과 리듬과 노동 형태의 변화 등을 연결한 것이 흥미롭고 중요해보인다. 장소와 여성 노동의 뒤얽힘이 매우 흥미롭다.
김이설이 소설에서 탐구했던 여성의 노동 형태와 겹치지만, 김이설은 주로 '엄마' 즉 대리 가부장으로서의 여성 노동을 다뤘다면, 김이설 소설의 소녀 버전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
**포스터마다 있는 저 꽃 좀 누가 치워주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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