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입신출세주의
- 젠더비평
- 미스터트롯
- 대중정치
- 미스트롯
- 2020 총선
- 노인돌봄
- 뷰티플 마인드
- 드라마 연인#여성 수난사 이야기#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초국가적 문화사
- 안으며 업힌 #이정임 #곳간
- 류장하 감독
- 플렉스
- 장애학
- 해피엔딩
- 송가인
- 정만영 #사운드스케이프#안으며업힌#이정임#김비#박솔뫼#곳간
- 조국
- 정도적 불평등
- Today
- Total
alicewonderland
적을 생산하는 정치란 본문
적을 생산하는 정치에 대해
칼럼에 여성의 공포가 적을 생산하는 폭력, 증오정치의 알리바이가 되어선 안된다고 논했다.
초고를 쓰면서, 혹시라도 이 논의를 현실의 <적대에도 불구하고 난민에 대한 공감의 윤리를 발휘하라>는 정신승리로 독해될 가능성이 있을까 고민했으나, 그렇지는 않겠지....싶기도 하고, 더 많은 맥락을 논하기에 지면도 짧아서 3000자 넘게 쓴 초고를 줄이면서 그런 부연 설명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파시즘 연구에서 말하는 <적을 생산하는 정치>란 현실의 적대를 지시하는 개념이 당연히 아니다.
파시즘을 상징하는 게 <홀로코스트>인것처럼, 파시즘을 절멸의 정치, 죽음의 정치로도 부르는데, 게토와 수용소를 거처 "최종해결"에 이르는 이 과정의 '죽음의 암울함'은 매우 역설적이지만 파시즘의 믿을 수 없는 "명랑함"과 동반된다.
이 명랑함은 파시즘에 대한 매혹이나 열광과도 연결된다. 물론 이를 일방적인 자발성과 결부시킬 수 없는게, 이런 자발적 명랑함을 만들기 위해 파시즘은 다양한 기술을 정교하게 개발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교육이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파시즘 체제를 <보육기 체제>, 메트릭스 체제라고도 부르는데, 즉 체제를 교육, 교화기구로 완벽하게 탈바꿈시키려는 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정신교육, 생활개선, 교화 등 파시즘은 국가를 학교로 대체하는 시도이기도 했다.
정신교육, 생활개선, 교화는 '국민교육'을 통해, 끝없이
가짜 학생들, 즉 가짜 시민, 가짜 조선인, 가짜 일본인, 가짜 독일인을 만들어냈다.
'가짜 시민', '가짜 국민'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다만 '진짜 시민이 아닌 것', '진짜 국민이 아닌 것'의 목록은 비유가 아니라 무한하게 증대한다.
불량한 것들, 더러운 것들, 말 안듣는 것들, 위협적인 것들, 아무것도 안해도 언젠가 '우리'를 공격할 것이 분명한 자들, 야외로 놀러가는 자들, 극장가서 광분하는 자들, 술먹고 소리치는 자들, 짧은 치마입은자들, 노래부르는 자들, 일 안하는 자들, 학교 땡땡이치는 자들, 변소에 낙서하는 자들, 전봇대에 유언비어 옮겨적는 것들, 막걸리 먹고 헛소리하는 자들, 시장에가니비누가없더라고옆집에이야기한자들, 보지말라는책을굳이보는자들, 벽장에이광수책을숨켜둔자들,모여서민족개조론을본자들..........
그렇다, 여기 나열한 목록은 아주 일부인데, 정말로 그렇게 무한하게 적의 목록을 확대한다.
가짜 시민에 대한 "교육"이 "가짜 일본인"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고, 가짜 일본인을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스파이로 낙인찍어 때려죽이는 증오정치를 가능하게 만든다.
문제는 이렇게 적을 생산하는 폭력이, '교육', '교화'의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통치'로 합리화되면
"누가 적인가" 그리고 그 적의 리스트가 이 논리 내에서 정합한지 조차도 문제되지 않게 된다. 즉 마구잡이로 적을 지목하는 것이 이 증오정치를 움직이는 원리이자 동력이 된다.
이렇게 적을 생산하는 증오정치의 논리는
이른바 "잠재적 위협요소", "우범자" (지금은 아무것도 안하지만, 언젠가 법을 위반하는 행위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자"라는 규정을 '법'의 차원으로까지 등재시켰다.
가짜 난민, 난민의 '우범가능성'을 논하는 담론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교화논리까지도.
그런데.......
그런데말입니다....
이제야말로 "페미니스트 까방권은 없다"는 둥 모든 문제의 온상으로 '페미니즘' 혹은 '일부 페미니즘'을 지목하는 행위는 이와 과연 다른가.....
이것은 과연 비판인가.
누가 '해로운 페미'인가....누가 페미니즘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인가........
도대체 여기서 말하는 '위협적인 페미'의 실체는 뭔가?
적어도 비판을 위해서라도 '선량한 페미'와 '해로운 페미', '위협적인 페미'를 분류하고 나누며 '해로운 페미'를 악의 축으로 지목하는
그래서 이들을 적으로 생산하는 일에는 동참하지 않을 수 없을까.
길게 말해도 어렵다면, 박근혜와 트럼프가 무슨 일을 했는지 잠시 생각해보아도 좋다.
'혐오발화아카이브 > 파쇼의 말뭉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시의회 학생인권조례 폐지 (0) | 2024.04.26 |
---|---|
어차피 죽은 자와 생 권력 (0) | 2017.09.07 |
혐오발화판결 전두환 회고록 지만원 선전동영상 (0) | 2017.08.06 |
sns와 젠더 (0) | 2017.07.14 |
흥미로운 인사청문회 메모 (0) | 2017.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