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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양민’에서 ‘포용적인 토착민’까지: 정착민 식민자로서 “육지 것들”과 무국가 상태로서 토착적인 것 본문
‘무심한 양민’에서 ‘포용적인 토착민’까지: 정착민 식민자로서 “육지 것들”과 무국가 상태로서 토착적인 것
alice11 2024. 7. 5. 11:50논문이 출간되었습니다. 논문 요약 소개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논문 5장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웰컴투 삼달리>를 분석합니다. 저는 논문에서 두 드라마를 지방소멸 담론이 변화해가는 추이를 살펴볼 수 있는 사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1. 최근의 지방 소멸 담론의 추이: 청년/여성을 몰아내는 지방의 자기 책임
두드러진 점은 지방이 힐링의 장소에서 소멸의 공간으로 변화하는 점
무엇보다 지방 소멸의 책임이 지방의 인구를 빨아들이는 중앙(서울)에서 청년과 여성을 몰아내는 지방의 자기 책임으로 변화해간다는 점.
이런 변화는 한국의 담론 생산 자체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고, 일본의 지방 소멸 담론을 무비판적으로 적용하면서 나온 결과. 즉 사실상 일본의 지방 소멸 담론의 변화를, 그게 변화인지도 모른 채 한국의 지방에 적용한 결과임.
(일본의 지방 소멸 담론의 변화에 대해서는 3장에서 다룸)
--논문 인용
<우리들의 블루스>와 <웰컴투 삼달리> 는 지방에 대한 지배적인 정동 정치가 힐링에서 소멸로 이행하는 추이를 비교할 수 있는 텍스트다. 지방소멸 담론과 그 반향이 변해가는 과정을 제주를 배경으로 한 두 드라마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제주 토착 공동체를 정치 사회적 결사체가 아닌 혈족 공동체로 보는 식민주의가 신자유주의적인 지방 경관 생산과 지방 소멸 담론에서 반복되면서도 변용되는 방식을 두 드라마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오래된 정착민 식민주의의 신자유주의적 변용 과정에서 이른바 토착 공동체의 종족들은 폭도와 양민이라는 분류 체계에서 배타적 토착민과 포용적인 토착민이라는 분류 체계로 강제로 이행되고 있다.
또 이런 이행은 지방소멸 담론이 지방 인구를 빨아들이는 중앙이라는 구도에서 청년을 몰아내는 배타적이고 가부장적인 지방의 자기 책임이라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방소멸 담론에서 지방은 소멸의 책임을 자기책임으로 강제적으로 짊어져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정착민 식민 국가가 수행한 학살과 식민화와 배제의 책임은 사라지고 오로지 배타적이고 가부장적인 지방에 대한 인종화 되고 젠더화 된 패러다임이 지배적이 된다.
2. 겸연쩍은 성찰성? 의욕없는 지방 청년:일본 제국의 인종화된 지방 담론은 어떻게 한국의 지방 청년론이 되었나
*지방소멸 담론은 특정한 인구 집단을 타깃으로 설정, 문제집단으로 만들어내는 담론..
*그런데 이 역시 일본의 지방 소멸 담론에 내포된 인종주의, 성차별주의의 산물.
*그리고 지방에 대한 이러한 인종화되고 젠더화된 담론은 그 기원이 제국 일본의 인접 지역에 대한 점령과 식민화, 전시 동원체제에서 만들어진 역사적 인종주의를 반복 재구성한다는 점.
*지방에 남으려는 청년을 자기계발의 의욕이 부족하거나, 부모가 정해준 시스템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자기만족에 빠진 집단으로 그리는 방식, 일본의 표현 방식을 빌면 "분발심 없는 종족"으로서의 지방 청년
특정 지역의 종족 집단을 "분발심 없는 종족"으로 위계화하는 방식은 일본이 주변 지역(홋카이도, 오키나와, 조선)을 점령, 식민화하는 과정에서 대두한 정동 정치
이에 대해서는 지방소멸 담론 논의와 쌍을 이루는 논문에서 상세하게 다루었습니다.
바로 아래 이 논문!!!
권명아. "전시 동원 체제에서 중국적인 것의 정동화와 조선적인 것의 인종화 –차이나 어펙트 연구." 여성문학연구 61.- (2024): 167-206.
논문 요약
-----<웰컴 투 삼달리>는 존재하지 않는 지키는 남성성을 제시하고, 그 실패를 통해 다시 지키는 남성성을 폐기한다.
드라마는 지역에 남는 청년을 실패자로 규정하거나, 지역을 지키려는 용필의 노력과 희망적인 모습을 블랙 코미디처럼 그린다.
지방소멸 담론이 ‘청년 문제’와 청년을 중앙으로 내모는 희망 없는 지방이라는 서사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러한 드라마의 서사가 어떤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명확해진다.
즉 용필은 상실에 사로잡혀 무모하고 끝이 없는 ‘폭력’을 수행하는 아버지를 위해 헌신하면서도 기이한 행복감을 표명한다.
용필의 행복감은 역설적으로 용필의 행복을 필사적으로 가로막는 아버지의 존재를 환기시킨다.
행복할 수 없기에 ‘대신’ 소중한 사람과 장소를 지키기로 결심하고 행복한 것처럼 행동하는 용필의 모습은 지방소멸 담론이
그려내는 전형적인 지방 청년의 모습이다.
지방(대) 청년은 부모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결혼, 취업, 이주와 같은 진로를 어정쩡하게 타협하고 그 타협을 합리화 한다는 ‘진단’은 지방소멸 담론을 선정적으로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대표적으로 최종렬, <<복학왕의 사회학-지방청년들의 우짖는 소리>>, 오월의 봄, 2018.)
게다가 이런 식의 지방 청년 논의는 한국에서 독창적으로 제시된 것도 아니고 일본의 지방소멸 담론과 결부되어 제기된 “활력을 잃은 청년 문제”나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과 같은 담론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본에서 지방소멸 담론은 인구 문제로서 특정 인구 집단을 문제적인 집단으로 설정하는 일과 분리되지 않는다. 특히 청년은 활력을 상실한 존재로 문제 집단으로 설정된다.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에서 후루이치 노리토시는 “행복을 지탱해주는 생활 기반이 서서히 썩어들기 시작한 ‘뒤틀린’ 사회구조 속에서 젊은이들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는 ‘기묘한’ 안정감”을 진단하기도 했다. 활력을 상실한 청년은 지역이나 가족 공동체 등 어디도 소속되지 못하는 ‘소속 없는 사람’으로 진단되기도 했다.
<웰컴 투 삼달리>는 지방이 더 이상 힐링의 장소로도, 인스타그램의 스냅샵을 위한 미학화 된 장소의 매력도 상실한 채, 오로지 떠나는 일만이 마땅한 일이 된 시대의 정동 구조를 별다른 이질감 없이 전달한다. 그렇게 지방은 떠나는 게 사랑이고, 떠나야 정상인 장소가 되었다.
논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국문초록
이 연구는 일본, 타이완, 한국의 드라마를 비교 고찰하면서 지방 담론과 지방소멸 서사의 국가별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권역, 국가, 지방의 관계 설정이 일본, 타이완, 한국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규명하고, 이를 통해 국가별 지방 이념과 지방소멸 서사의 차이를 고찰하고자 한다. 또 이를 통해 지방소멸 담론이 정착민 식민주의 국가 역사의 산물로 정착민 식민주의에 내포된 젠더화 되고 인종화 된 배제와 절멸 구조를 반복하는 점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정착민 식민주의의 특정한 감정 구조를 귀향이라는 이동과 이에 동반되는 힐링이라는 정동과의 연관 속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드라마 <하야부사 소방단>과 영화 <빌리지>는 “부흥 재해”나 “지역 재생의 실패학”이 부상하는 일본에서의 지방 담론의 추이를 잘 보여준다. <하야부사 소방단>은 지방 마을을 파괴하는 적으로 이단 종교 집단을 설정하고, 마을에서 추방된 여성을 이 이단의 스파이로 설정하는 등 인종차별적인 배제와 젠더 차별을 반복하는 지방소멸 담론의 전형을 반복한다. 반면 <빌리지>는 이러한 지방소멸 담론의 약탈적인 식민성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에서 지방은 중앙(도쿄)과의 대비 속에 위치하며, 중앙인 도쿄가 국가 혹은 세계의 중심으로 설정되는 공통점을 보인다. 이는 타이완 드라마 <차금>이나 영화 <미국 소녀>, 한국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웰컴투 삼달리> 등의 지방소멸 서사와 비교해 보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타이완과 한국의 지방소멸 서사는 국가 내부의 위계와 관계(중앙과 지방)만이 아니라, 권역 간 연결성(북미 지역과 중국 등)의 복잡한 관계망 속에 존재한다. 일본의 지방소멸 서사에서 지방의 ‘인구’를 끌어들이는 건 중앙이라면 타이완과 한국에서 지방의 인구를 끌어들이는 건 한편으로는 중앙이지만, 이 중앙의 인구 역시 국외의 다른 권역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다.
일본의 지방소멸 담론이 궁극적으로 강력한 국가의 개입과 일본의 세계 중심성을 회복하려는 기획이라면, 한국의 지방소멸 담론은 국가가 부재한 채, 지방의 소멸을 소모적으로 부추길 뿐이다. 지방소멸 담론에 대한 비판적 논의도 극소수이며, 지방 개념의 역사에 대한 비판적 논의 역시 아직은 미진하다. 지방 개념의 역사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통해서만 현재와 같은 약탈적인 지방소멸 담론의 소비를 멈출 수 있다. 무엇보다 일본의 지방소멸 담론은 인종화 되고 젠더화 된 적/공동체 개념과 범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이런 범주화는 단지 개념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제국주의 학살, 전시동원의 역사적 산물임에도 이에 대한 비판 없이 한국에 적용되고 있다. 이 연구는 지방소멸 담론과 정착민 식민주의의 정동 구조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대안적인 지방 이념을 구축하는 기초 작업을 수행하는 의미가 있다.
권명아. "힐링 여행의 아포칼립스와 정착민 식민주의의 정동들." 대중서사연구 30.2 (2024): 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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