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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더러운 잠>에 대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성명서:비판적 독해가 필요한 이유 본문
<더러운 잠>을 보았다. 전형적이고 게으른 작품이라서, '예술적'으로 일단 아쉬운 작품일 뿐인데, 이런 예술적 한계를 보충하려는 게 항상 '여성성'을 동원한 풍자이다. 그래서 전형적.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기사를 보다가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성명서 일부를 보고, 너무 이상해서 전문을 찾아보았다.
한마디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성명서에 동의할 수 없다. 한국에 오랫동안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었던 '여성지도자'의 포지션을 담은 성명서이다. 이것도 페미니즘이라고 이런 페미니즘도 저런 페미니즘도 있다는 식의 태도에는 나는 동의가 안된다.
하지만, 여성혐오와 체제 비판의 문제를 예민하고 정말 체제 비판적으로 제기해나가려면 이런 입장 정리는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보인다.
이건얼마 전 썼던 내 칼럼<제왕적 무능과 여성성>,
http://www.womennews.co.kr/news/view.asp?num=111088&dable=10.1.4
여성논단
[여성논단] 제왕적 무능과 여성성
입력 2017-01-15 16:03:11 | 수정 2017-01-15 오후 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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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유럽 귀족을 묘사한 『위험한 관계』와 이를 리메이크한 『스캔들』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몸치장이다. 귀족들은 자신들의 가장 은밀한 ‘사생활’인 몸치장조차 스스로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스스로 하지 않는 절대권력, 제왕적 무능이야말로 절대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몸종이 모든 것을 시중드는 몸치장은 귀족적 지배의 연장이고 자기 신체를 스스로 치장하는 근대적 사생활과 다르다. 18세기에서 한참 지난 오늘날 우리에게 이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박근혜 체제에 대한 논의는 서로 모순된 두 접근 방식 사이에서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무능함과 유아성을 강조하고 조롱할 때 주로 여성성이 동원된다면, 제왕적 통치 스타일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영향, 청산되지 못한 유신 잔재로 논의된다. 이런 협소한 분석으로는 제왕적 무능함이라는 지배 방식의 독특성을 해석할 수 없다.
또 제왕적 무능함이라는 통치 구조와 신분제적인 지배는 박근혜라는 개인의 통치 스타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제왕적 지배는 이른바 재벌들의 ‘갑질’이나 사회에 만연한 권력남용, 인사 전횡, 교수들의 제자 착취 등에서도 나타난다. 세습 정치, 재벌 2세, 조직마다 무성한 ‘진골, 성골, 육두품’ 타령도 너무나 전형적이다. 수저 계급론은 이런 세습 신분제 사회에 대한 세대적 표현이기도 하다. 신분 상승이 가능했던 교육마저 무너진 후 신분 상승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지배방식은 국민, 직원, 가족, 혹은 인민, 노동자, 사생활 같은 영역을 노예 상태로 전락시킨다. 제왕적 지배를 위해 모두를 시중드는 사람으로 만드는 사회인 것이다. 제왕적 지배 체제에서 가족이 사생활도, 친밀성의 영역도 아닌 권력 승계와 투쟁의 장인 것은 전형적이다. 여성으로서 박근혜는 여기서 흥미로운 역할을 한다. 즉 제왕적 지배는 항상 남성적 지배와 동일시됐다. 박근혜 체제에서 여성성은 제왕적 지배를 은폐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박근혜 체제 비판에서 여성성 역시 제왕적 지배를 회피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점에서 여성성을 동원한 조롱과 풍자는 절대 권력에 맞서는 대중적 공포를 회피하는 기제로 작용한 점이 있다. 적어도 여성성에 대한 조롱은 공포를 쾌락으로 전도하는 역할을 했다. 절대 권력에 맞서는 공포는 여성성에 대한 지배를 통해 완화되고 제왕적 지배의 남성성은 부정되기보다 다시 도입된다.
촛불 혁명의 국면이 풍자의 쾌락과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한 기대와 예측으로 이행하는 것도 어떤 점에서는 이런 회피의 연장이다. 풍자의 쾌락은 노예상태에서 이탈하는 일시적 ‘해방감’을 주며 민주주의의 다종한 역량을 선거로 절대화하는 것 또한 주권자의 환상에 가깝다. 집요하게 반복되는 여성성에 대한 몰두는 혐오나 조롱을 위한 탐닉에 가깝다. 체제 비판의 도구로서 여성성에 탐닉하는 일은 단지 여성혐오를 퍼트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성성을 조롱하는 쾌락은 노예화를 연장하지만 은폐하는 매우 ‘효율적인’ 지배의 쾌락인 것이다. 제왕적 무능이 지배하고 그 지배 아래에 있으면서 조롱과 혐오의 방식으로 저항을 대체하는 것은 노예적 예속의 반복에 가깝다. 이 반복을 끊는 것이 제왕적 지배의 노예 상태를 끝장내는 일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이 끝장을 통해서만 새 활로를 열 수 있다.
<ⓒ2017 여성신문의 약속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단전재 배포금지>
권명아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1423호 [오피니언] (2017-01-12)
기사를 보다가 좀 이상해서 원문을 찾아보았다.
<더러운 잠>을 보았고, 아래 기사의 황진미 평론가 입장에 동의하는데
http://www.womennews.co.kr/news/111350
아래 성명서는 좀 비판적 독해가 필요하다. 아래 성명서에도 표시해두었지만, 이 성명서의 기본 입장인 다음과 같은 부분은 매우 문제적이다.
이 그림은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이 지켜온 고귀한 가치들인 여성성, 모성, 인간애, 예의 등의 가치를 무참히 훼손한 행위이며, 나아가 국민을 모욕한 잔인하고 비열한 행위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한 나라의 대통령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인격비하, 여성비하, 저질적 성희롱의 행위이며, 국내 및 국제 사회에서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격과 위상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귀한 국격을 추락시킨 범죄행위이다.
여성혐오를 비판하는게 여성성이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이 지켜온 고귀한 가치"이기 때문이 아니다. 여성혐오 비판은 인간 모두가 가진 기본권 "타고난 속성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라는 인간 기본권의 문제다.
또 나아가 박근혜 체제 비판과 여성혐오 문제는 여성혐오가 앞서 내 글에서 지적했듯이, 체제 비판의 본질을 무화시키며 조롱의 쾌락에 탐닉하는 결과는 만들기 떄문이다.
그런데 여성혐오 비판이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이 지켜온 고귀한 가치들인 여성성, 모성, 인간애, 예의 등의 가치를 무참히 훼손한 행위"에 대한 비판이라면,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 이주 여성, 불법체류 여성, 난민 여성은 어디에 들어가는가? 또 이런 국민과 민족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배제하는 논리가 될 뿐더러.
더 문제는 이런 입장은 여성성, 모성을 민족적, 국가적 가치로 삼아 주장해온 한국 내셔널리즘, 특히 일제시기부터 시작되어, 이승만, 박정희 파시즘에서 더욱 강화된 국가주의의 여성관, 모성관과 차이가 없다. 이는 아래와 같은 논평으로 정확하게 표현된다. 즉 이 성명서에서 여성혐오 비판은 '대통령의 위상'을 신성화하는 기본 이념에서 비롯된다.
"뿐만 아니라 이는 한 나라의 대통령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이 성명이 표창원이라는 국회의원을 겨냥한 것이기에 이런 수사를 쓴 것이라고, 즉 국회위원 품위유지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라면 그런 정확한 워딩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논평은 기존의 국가주의적 여성관과 거리를 갖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주의적 여성관을 반복하고 강화한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http://www.kncw.or.kr/admin/bbs/board.php?bo_table=02_03&wr_id=101
국회에서 자행된 비열한 여성 인격모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국회는 한 나라의 심장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민의의 전당이다.
지난 20일부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개최한 시국풍자 전시회 ‘곧, 바이 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나체가 묘사된 ‘더러운 잠’(프랑스 화가 에두아리 마네의 ‘올랭피아’를 기초로 함)이 전시되었다. 이 그림은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이 지켜온 고귀한 가치들인 여성성, 모성, 인간애, 예의 등의 가치를 무참히 훼손한 행위이며, 나아가 국민을 모욕한 잔인하고 비열한 행위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한 나라의 대통령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인격비하, 여성비하, 저질적 성희롱의 행위이며, 국내 및 국제 사회에서 대통령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격과 위상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귀한 국격을 추락시킨 범죄행위이다.
특히 이 행위는 표현의 자유로 포장될 수 없는 잔인한 인격살인 행위이며 모든 여성 및 국민의 분노의 대상이 되는 용서할 수 없는 저질적인 범죄행위이다. 또한 이 행위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불가침의 인간의 기본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사생활 보호 등의 헌법적 가치를 무참히 짓밟는 행위이다.
무엇보다 국론의 장이자, 민심을 바르게 반영하고 국정 운영을 이끌어 나아가야 하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여성의 인격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행위가 자행된 것은 폭거이며 어떤 비판을 받아도 마땅하다. 이에 국회와 더불어민주당과 표창원 의원은 여성 및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하여야 한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여성과 대한민국 국민들이 간직한 고귀한 가치를 무참히 훼손한 여성에 대한 비열한 성희롱, 여성 비하, 인격살인의 행위에 통탄을 금할 수 없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 한국여성단체협의회 65개 회원단체 500만 회원의 전국 여성지도자들은 전시회의 즉각 중단과 표창원 의원의 중징계를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기 위하여, 국회,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17년 1월 24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 65개 회원단체 전국 500만 회원 일동
한 국 여 성 단 체 협 의 회 회 장 최 금 숙
대한간호협회 김옥수 회장/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김영주 회장/대한조산협회 이옥기 회장/여성문제연구회 이성림 회장/여성중앙회 한춘희 회장/BPW한국연맹 유영선 회장/대한미용사회중앙회 최영희 회장/한국여성문화생활회 최돈숙 회장/대한약사회여약사회 조덕원 회장/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안승춘 회장/국제여성총연맹한국본회 조순태 회장/대한영양사협회 임경숙 회장/대한치과위생사협회 문경숙 회장/고향을생각하는주부들의모임 김순희 회장/한일여성친선협회 이요식 회장/한중여성교류협회 하영애 회장/한국여성불교연합회중앙본부 서옥영 회장/천도교여성회본부 이흥자 회장/한국원자력여성 최미란 중앙회장/한국여성발명협회 조은경 회장/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이길성 회장/대한민국여경재향경우회 이희복 회장/미래가족문화연합 홍월표 회장/국제여성환경연합 문수자 회장/한국여학사협회 김정실 회장/국제존타32지구 신혜원 총재/효애실천 이영림 회장/21세기여성정치연합 김정숙 상임대표/청년여성문화원 홍승란 이사장/한국통일여성협의회 임정순 회장/한국섬유퀼트문화협회 김순희 회장/한국예절문화원 전재희 원장/대한간호조무사협회 홍옥녀 회장/한국여성항공협회 김경오 명예회장/한미몬테소리협회 송필연 회장/대한민국재향군인회여성회 민경자 회장/열린세계사회복지연구소 오경자 회장/전국여교수연합회 김성숙 회장/국방여성전우회 김영순 회장/글로컬여성네트워크 구명숙 회장/한국여성스포츠회 김영채 회장/아줌마가키우는아줌마연대 임정숙 회장/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 황은숙 회장/한국유아교육인협회 조민선 회장/한국비서협회 이경미 회장/서울특별시여성단체연합회 이정은 회장/한국종이접기협회 오경해 회장/색동어머니동화구연가회 조한옥 회장/이미지컨설턴트협회 정연아 회장/전라북도여성단체협의회 신종화 회장/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이금자 회장/대전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 이미현 회장/강원도여성단체협의회 한명옥 회장/충청북도여성단체협의회 전은순 회장/제주특별자치도여성단체협의회 고양순 회장/부산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 김위련 회장/울산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 김선자 회장/충청남도여성단체협의회 김화중 회장/전라남도여성단체협의회 김양희 회장/광주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 문진수 회장/경상남도여성단체협의회 신은숙 회장/경상북도여성단체협의회 강순옥 회장/대구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 송외선 회장/세종특별자치시여성단체협의회 성정숙 회장/인천광역시여성단체협의회 원부희 회장 |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성명서.hwp (16.5K) [0] DATE : 2017-01-24 17:49: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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