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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새로운 자리가 열리는 기이한 순간 본문
2016년 12월 1일 하단, 동아대 학생들의 시국 규탄 행진
사진으로 보면 언뜻 알아차릴 수 없는 모습이다.
동아대 하단 캠퍼스에서 출발 여기는 하단 오거리 직전이다. 캠퍼스와 하단 오거리 사이는 아주 길게 red zone이 이어져있다. 연산동, 하단은 부산 최대 성매매 밀집 지역이다. 학교 앞이라고 할만한 문화나 공간은 거의 찾기 어렵다.
이곳을 변화시켜보려고 몇년 동안 힘든 작업을 했지만, 개인이나 몇몇 단체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단은 사하구인데 사하구는 부산에서도 대표적인 '문화불모지'이다. 상업적인 멀티플렉스조차 사하구 전체에 단 1군데도 없다. 즉 상업적인 문화시설조차 없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이어서, 자치단체도 열악하고, 그런 악순환이다.
학생들의 행진을 건너편 길에서 뒤따라가며 듣고 보다가, 저 장면을 찍었다.
간단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하단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그간 이곳을 변화시키려는 '문화적 실천'과 그 실패의 경험 속에서, 아주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장면 속에서 문든 펼쳐지는 새로운 시야를 담아두고 싶었다. 하단 캠퍼스에는 학생이 많지도 않고, 그리 많이 모이기도 힘든데, 그래도 꽤 모여서 작은 행진을 이뤘다.
"동아대 학생이 저거밖에 안되나?"
행진을 지켜보던 중년 여성 분이 큰 소리로 외쳤다. 부산, 영남 지역 민심에 대해 여러 논의가 있다. 하단은 오래된 친박 성지이다. 소리친 중년 여성분과 거리 사람들은 "더 많은 학생이 나오기를" 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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