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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수취인분명 토론과 1차 정리 본문
2016년 학부 학생들과 혐오발화 비판 이론과 사례 연구 수업을 하고 있다. 오늘은 수취인 분명에 대해 1차 토론을 했다.
흥미로운 의견이 많이 나왔다. 이후 토론 자료를 정리하려 한다.
1.혐오발화라는 규정에 해당되는지
2. 혐오발화로 규정하는 데 찬성하건 아니건, 혐오발화라는 연구 방법 혹은 범주를 통해 이 사례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이 있는지.
3. 이 사례를 분석할 때 이 텍스트가 사용하는 언어 표현은 어떤 '언어 관습 혹은 언어 공동체의 규약corpus'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가.
이 사례가 혐오발화인가 아닌가를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설적으로 3에서 시작해서 왜 1의 문제가 발생하는가를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는 단계적 피드백을 통해서 토론을 했다. 미리 학생들에게 이 사례는
1. 혐오발화인가 아닌가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 답은 없다. 꼭 어떤 한 쪽의 입장을 취할 필요가 없다.
2. 내가 여성이고, 혐오발화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해도, 이 사례가 혐오발화인지에 대해 '정답'을 알고 있다는 태도로 입장을 취하면서, '이론이나 개념없는' 논의를 펴는 것은
오히려 반지성주의이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우리가 왜 혐오발화 비판 이론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 점에서 이미 많은 공부를 해왔다. 즉 혐오발화는 반지성주의에 기반하기에
이를 비판하는 방식은 반지성주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 성찰, 혹은 지적 성찰을 고무하고 독려할 수 있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점.
학생들이 여자라서, 남자라서 라는 식으로 편가르고 싸우지 않고, 토론하고, 진지하게 공부하면서 논의를 해나갈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이런 단계에 따라서 학생들이 토론을 시작했는데.
거의 모든 그룹이 <수취인 분명>이라는 대상을 '특정하는' 텍스트의 성격을 먼저 고찰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작했다. 즉 무차별적인 여성 집단이 아니라, 박대통령을 '발화의 대상' 즉 수신자로 명확하게 한 점과 그럼에도 그것이 여타 여성에게 파급되는 문제를 논의의 출발이자 중요한 전제로 시작했다.
**오늘 일단 기록해둘 점은,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점을 알게 된 중요한 지점은, 이 언어 표현에 대한 세대론적 간극이다.
학생들은 일단 가사 분석을 자세하게 하면서 논의를 했는데, 아래와 같은 가사는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즉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
"일수" 같은 단어는 사전에서 찾아보니 '일수꾼'을 지칭한다고 되어 있다며, 왜 생긴건 일수냐며 질문을 했다.
학생들에게 이런 언어 표현은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단어가 아니라, "옛날 사람 말", 사전을 찾아야 겨우 이해가 되는 표현이었다.
"빽차 뽑았다 널데리러가 (빵빵)"
"한국가의 원수 이제는 국민들의 원수
말바꾸기 선수 생긴건 꼭 일수"
한국의 조금 나이든 세대, 즉 doc를 들었던 세대는 아마 이런 말을 '자연스럽게' '부지불식중에' 감지한다. 즉 이들은 이런 '언어공동체'와 '언어 관습'을 공유하고 있다.
"미스**"라는 호칭이나 "일수 아줌마처럼 생겼다" 등의 비유가 여성에 대한 폄하이자, 특히 계급적 하층 여성이나, 하층의 직업으로 분류되는 일에 종사하는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는 것이 이 언어 공동체와 언어 관습을 공유한 사람들이 이 표현에 대해 '부지불식간에' 감지하는 의미이다. 그리고 왜 이 표현이 여성혐오인지 모르겠다고 강변하는 것은 이 특정 세대 집단이 공유하는 언어 관습과 이것이 만들어내는 언어 공동체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대통령인데 생긴 건 일수'라는 식의 표현은 그러니까, 여성의 일에 대한 이 언어 공동체의 여성혐오적, 여성차별적 태도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이런 여성차별은 실제로는 계급 차별을 동반하는 것이다. 즉 '일수 노동'을 멸시하는 계급 차별 태도가 일수 노동=여성노동(일수 아줌마라는 사용례는 있어도 일수 아저씨라는 사용례는 없다.)이라는 등식에 따라서 계급 차별과 여성차별이 동시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즉 이 표현은 대통령의 외모는(생긴 건) 일수 아줌마랑 달라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그 자체로 계급 차별적이다.
이런 표현이 성형에 대한 조롱으로 이어지는 것은, 여성, 노동에 대한 차별적 의식과 외모주의가 결합하며 나타난 것이다.
**세대적으로 그룹핑되는 이 언어 공동체의 특성과 함께 또 한가지 살펴볼 것은, 이 가사에서
"노답, no doudt, 나이값
조또 못하는 어버이연합
아들뻘 우리들이 볼땐 꼴값
처럼 보인답니다 노답"
라는 도입부이다.
이 도입부는 우연이 아니다. 음악의 도입부는 가장 중요한 임팩트이기도 하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doc가 자신들을 '어버이연합'의 '아들뻘'로 자기규정하고 있다는 점인데
생물학적으로도 doc는 어버이연합의 아들뻘이 아니라, 동생뻘이나 비슷한 나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특히 하늘의 경우는 더욱더. 이제 오십대가 아닌가.
그래서 이런 자기 규정은 생물학적인 게 아니라, 이른바 '힙합 포에버', 자신들을 영원한 '청년', 즉 영원히 '아비부정'의 자리를 차지하는 청년으로 표상하는 것이다.
이런 자기 표상을 그 자체로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
흥미로운 건, 막상, <수취인 분명>이라는 텍스트는 오늘날 생물학적인 청년 세대에게는 사전을 찾아야 이해되는 <옛날 사람말>로 수신 된다는 점이다.
아비부정을 수행하는 청년이라는 자기표상은 막상 그들이 생산한 텍스트의 '낡음'과 스스로 모순되고 이율 배반적이다.
이런 이율배반과 낙차를 메우기 위해, 더 센 표현, 더 강한 조롱이 필요했다고 보인다. 그 결과 나온 것이 여러 종류의 여성 차별적, 여성 혐오적, 계급 차별적 표현들이라고 하겠다.
기본적 정리.
추가 보충
**<일수>에 대해서 의외로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고, 문의가 있어서 보충해둡니다.
"일수"란 "일수돈", "일수놀이" "일수쟁이" "일수아줌마" 등으로 사용례를 갖고 있습니다. 즉 이른바 '돈놀이'의 일환인데, 특정 그룹은 '돈놓기'라고도 사용하고 이는 사전에서도 규정된 바 없습니다.
사금융과도 조금 다른 비근대적 경제활동의 잔존물입니다. 돈을 빌려주고, "본전과 이자를 일정한 날짜로 나누어서 날마다 거두어 들이는 돈놀이를 '일수'"라고 합니다.
사금융의 이자추심꾼이 주로 폭력적인 남성의 이미지(<똥파리>)를 갖고 있다면, 시장, 동네 등의 비근대적인 돈놓기는 주로 '여성 경제활동'의 영역이기도 했고, 일수 아줌마로 표상되듯이, 하층여성 노동의 이미지로 나타납니다.
비근대적인 상호부조양식인 '계'가 여성경제활동으로 축소되거나, 혹은 그렇게 되면서 여성화되는, 혹은 여성성의 비합리성의 표상이 된 과정과도 연결된다고 보입니다.
일본 식민 통치 이후 '계'가 퇴폐풍조로 간주되어 단속된 사례와 박정희 체제에서의 단속의 강화 등.....이건 여성경제활동/여성노동을 차별하고 폄하해온 역사와 관련된 언어적 관습과 공동체성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가, 앞서 <수취인분명> 블로그 글에 '일수'와 '계' 그리고 여성경제활동 등에 대해 간략한 메모를 해두었는데. 이는 특정 경제활동이 여성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았는데, 여성화되면서 하위화되는 과정의 유사성을 고민하며 적어둔 메모입니다.
즉 비근대적 상호부조 양식인 계는 원래 여성의 경제활동이 아닌데, 일제 시기 통제 대상이 된 이래, 해방 후 주로 '여성경제활동'으로 치부되고, 여성의 잘못된 '사회활동', 혹은 부적절한 사회경제활동의 대표적 사례로 치부되어 퇴폐풍조 단속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계가 탄압당하면서 음성화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으로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탄압의 패러다임이 여성화를 구성한 것인지, 이에 대해서는 연구가 없고 어려운 주제입니다. 일수 아줌마라는 표상을 연구자의 관점에서 볼 때는 이런 연구 주제와 관련된 문제를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도 간략하지만, 하여간 길게 블로그에 설명을 남기지 못해서 간략 추가해놓습니다. 블로그에도 추가해둡니다.
DJ DOC - 수취인분명
미스박 you
노답, no doudt, 나이값
조또 못하는 어버이연합
아들뻘 우리들이 볼땐 꼴값
처럼 보인답니다 노답
아 좀 꺼줘 촛불은 안꺼져
이제 좀 쉬어 집에 돌아가셔서
지금 이대로 가신다면
진상 아닌 고상
한 탕!탕 문고리 삼인방
국민에겐 사과없이 fuck그네만
챙겨 양심팔아 돈을 땡겨
자기들 밥그릇만 존나챙겨
나라 팔아 먹은 매국노와
뭐가 좀 달라?? 룰루랄라
미스박씨와 같이 말아먹은 나라
배는 좀 부르시나??
(후렴)
역대급 삥땅, 멘붕 세뇨리땅(새눌당)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빽차 뽑았다 널데리러가 (빵빵)
이잔당 몽땅 쓸어담아 (깜빵)
잘가요 미스박 쎄뇨리땅^^
(2절)
난 좌우상관없지 사실난 오른손잡이
하지만 니넨 날 또 빨갱이라 부르겠지
내가 양아치 빨갱이 라면 당신은
거짓말쟁이 순시리의 꼭두각시,
닭대가리 한~~
국가의 원수에서 이제 국민들의 원수
우리의 소원은 통일 틀렸어 번짓수
남북통일 대박? 좌우통일 먼저해봐!
아하!! 혼자선 못하지? 허락받아야지
전화해봐~^^
대포폰으로 confirm(컨펌)
고집불통에 꼴통(대통령)
단절된 소통, 다른이의 고통은(무시)
눈물연기는 보통 (코스프레, 흉네)
아무리 물어봐도 답변이 없네
당신이 쥐나간 자리엔 닭변만 남아
사이비, 우주의 기운에 나라가 기우네
저기 자기 자식을 잃은 엄마가 우네
(3절)
우리가 궁금한건 산더미 만큼
많고많지만 정말 궁금한건
당신의 7시간
2014년4월16일 진공상태
처럼 떠버린 당신의 알리바이와상대
도대체 뭘했길래 대답을 못해
국민앞에 사죄를 해도 모자른판에
간신배 새끼들과 또 새로운 판을짜네
무덤을 파네 결국 한배를 탔네
우리배 삿대질은 4공 딸의 손에
이 물가에 우리 월급봉투를 내놓네
배후 세력에 의해 연기하는 배우
그녀는 무식혜 뻔뻔혜 위험혜 매우
한국가의 원수 이제는 국민들의 원수
말바꾸기 선수 생긴건 꼭 일수
이런 세상을 바꿔 생각만으론 못바꿔
일단 다음 선거날에 알람을 맞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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