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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라는 최종심급과 문화냉전> 본문

Squid Game Affect/초반에서 1019

<정부라는 최종심급과 문화냉전>

alice11 2021. 10. 19. 09:25

 

"권선생님 하신 이야기를 이 정부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싶습니다."

내 발표를 경청해주시고 격려해주시면서 해주셨던 말씀.

내가 하는 연구와 실천이 부대끼는 어떤 지점이랄까.

결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가닿는 것이 한국 사회 모든 말의 운명이고, 여기 탐라에 가득한 말들이 그걸 잘 보여준다.

비판적인 실천도 현실적으로 그 운명을 피하기 어렵다.

언젠가 활동가이신 연구자 선생님이 우리 발표회에 참석하셨을 때 어떤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현실적인 문제를 정확하게 판단, 대안을 마련, 정책 제안을 해야 문제가 해결되지 이렇게 '이론적인 논의'를 하면 어느 세월에 세상을 바꾸냐는 말씀이 따갑게 와닿았다.

그런 고민을 오래 해왔는데, 결코 닿을 수 없는 어떤 깊은 간극을 마주한다. 다른 방향을 이야기하고 제시하는 게 그저 자기 주장만 하고 싶은 고집으로만 닿을 수도 있겠고, 그런 반복을 넘을 수 없다면 피하는 것도 길이 아닐까.

"오징어 게임은 누구겁니까?'

어제의 연구 노트에 남겨둔 인상적인 말.

10월 18일. 주례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라며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표준계약서 등)에 대해서도 총리께서 챙겨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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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최종심급에 '정부'가 있는 건 어쩌면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고, 아니라고 의식적으로 부정하지만 한국사회를 최종적으로 규정하는 게,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냉전-국가주의라는 걸 잘 보여주는 게 아닐까.

"오징어게임은 누구겁니까"라는, 공-청-회장을 울리는 말은, 그런 냉전 국가주의라는 최종심급, 그리고 '문화-냉전'의 심성구조를 도통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정동 그리고 그런 정동적 어휘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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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uid game affect

라는 주제로 연구 중입니다. 당분간은 이런 말들을 남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