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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드라마 <연인> 연구노트 2: 여성수난사, 국난극복의 역사와 퀴어 시간성 본문
1. <연인>에서 량음/장현의 비이성애규범적 관계성은 한편으로는 요즘 콘텐츠에서 유행하는 '퀴어 코드'의 활용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퀴어 서사에 대한 최근의 여러 논의에서도 드러나듯이 한국에서 퀴어 서사는 '유행'이라고 하기에도 여전히 소수이다.
한국 OTT의 큐레이션 분류에는 "한 줌의 퀴어코드라도"가 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상업화된 퀴어코드조차 귀하다.
마케팅 차원에서도 대박날 수도 있지만, 엄청난 비난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게 한국 상황이니까.
게다가 병자호란처럼 '민족 수난사'의 대표격으로 반복해서 서술되는 역사에 "페미니즘을 입힌다"거나 "퀴어링"하는 일이 큰 리스크가 있는 작업이긴 하다.
<연인>은 그렇게 했는데. 이건 상업적 성공이나 관심 끌기의 목적이기도 했겠지만,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다. 그렇게하려면 '팩션'처럼 역사물의 범주를 유연하게 넘어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연인>은 쉬운 길을 택하지는 않았다.
2. 전시 강간과 훼손된 여성성이라는 "뻔한 반복"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신체, 섹슈얼리티, 훼손과 순수, 회복과 같은 시간성과 존재와 관련된 여타의 규범을 넘어서고 그와는 다른 패러다임을 열어야 한다.
바로 거기에서 이성애규범적 신체, 섹슈얼리티, 시간성을 위반하고 전복하는 퀴어 시간성-서사가 열린다.
어찌보면 병자호란을 여성수난사가 아닌 다른 역사로 서사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퀴어 시간성의 패러다임을 경유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시도들과 패러다임은 이미 도착해있다. "퀴어 역사queer hisory, 퀴어 시간성, 섹슈얼리티와 신체에 관한 개념을 역사에 대한 개념으로 전환하는 시도들, 에로토 히스토리오그라피 (erotohistoriography)에 대한 엘리자베스 프리먼과 이론적 원천인 무노스의 퀴어 시간성에 대한 연구는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최근 젠더 어펙트 연구에서는 이런 퀴어 시간성과 관련한 연구들이 어펙트 역사학 방법론으로 다시 정교하게 다듬어지고 있다. 댓글에 링크.
3. <연인>에서 퀴어 코드의 활용은 그런 점에서 기존의 역사와 관련한 이런 질문에 비춰 판단되고 논의되어야 한다.
드라마는 명백하게 기록된 역사(실증의 세계)와 이를 위반하는 기록되지 않은, 혹은 삭제된 역사를 미치광이로 분류되어 수용된 량음을 통해 전달한다. <연인>의 서사 구조 자체가 여성 수난사, 국난극복의 역사, 혹은 실증된 역사라는 직선적 시간straight forward의 서사와 규범을 한 축에 두고, 그런 규범과 매번 충돌하고, 갈등하고 어긋나고 부대끼는 비규범적 시간들과 이야기들(queer적 시간)의 지층을 열어놓고 있다.
그리고 <연인>은 바로 그 퀴어적 시간과 서사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4. 이런 역사를 단지 화제성을 위한 코드로 판단할 지, 아니면 스트레이트한 역사에 퀴어한 시간성을 도입하는 시도로 판단할 지.
논쟁은 이제 시작이고, 그런 논쟁의 장을 연 것이 <연인>이 퀴어 코드를 활용하고 도입하면서 촉발하고 생성한 힘들이다. 이미 거기에 있었고 어떤 힘들에 의해 현재로 재활성화되는 그런 가능성possibility으로서의 역사(무노스는 이를 퀴어 시간성과 퀴어 역사로 불렀다.)가 점화되는 중이다.
5. <연인>이 정치적인 퀴어 서사라거나, 퀴어 시간성에 기반한 퀴어 역사쓰기나, 어펙트 역사의 하나의 사례나 전범이라고 평가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연인>이 퀴어 코드를 도입한 시도에 대해서는 이런 역사와 퀴어 역사에 대한 이론적 지평에서 논의할 충분한 지점이 있다. 그리고 그런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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