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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성이 전유되는 방식

alice11 2019. 4. 15. 14:26

프레시안 기사 페이지 소개 글

 

자유한국당은 그가 싫을 겁니다. 여성이고, 40대고, 진보적이고 상식적 판결을 내려온 그를.

정치 공세를 걷어내고 한번 살펴보면 어떨지요.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236626&fbclid=IwAR0vsifJ49R3njmvSFNnFJ6iU6xIpnisKReS6VKkmLD8IzPM2L3HCQrVi0s#09T0

 

이미선은 정말 '부도덕'한가?

단도직입으로 나는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야당과 비대언론들이 떼지어 이미선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 부적격하다고 합창하고 있는 이유가 이 후보자 부부가 재산이

www.pressian.com

 

토지정의연대의 이태경씨 글에는 위의 페이지 소개 글 내용이 없다. 

 

자유한국당이 "여성, 40대"를 싫어하는 가?

 

여성, 세대를 활용하는 건 두 정당에 큰 차이가 없다. 

 

너무 일이 많고 마감도 많아서, 메모 남기는 일을 의식적으로 자제하고 있다. 

 

1. 소수자성을 '권력'을 위해 전유하는 것에 대해

어제 오늘은 박근혜 탄핵이 여성혐오라면서, 되돌려놓아야 하고, 강연 초청 연사가 박근혜 비판했다고 초청 항의하고, 또 이에 대한 해명으로 강연 주최측이 "주최측은 박근혜 탄핵이 여성혐오이고 바로잡아야 하며, 강연자의 박근혜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성명이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회자되고 정당화되는 것을 보며, 또 이에 대해 커뮤니티에서 논쟁을 해보며, 공황장애가 또 올 것 같은 불안증에 빠졌다. 생각을 그만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정리. 

 

이 사태와 김순례 의원 비판 철회를 요구한 ㅅ대 사건은 유사한, 차이를 보인다.

 

홀로 생각에 침잠하다가 "외부의 없음과 내부의 없음의 극한"이라는 말을 얻었다. 홀로 침잠해서 생각하고 말을 얻는 과정이 내 글에 대한 난독증을 유발하는 게 아닐까 또 홀로 생각하면서, 홀로 생각해서 말을 얻는 걸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는데 또!!!!

 

사례 1

노조를 극혐하는 부모 이야기를 자주 하던 이가 있었다. 부모의 삶의 반경에서 아주 멀리까지 나아갔지만 노조라는 정치적 활동에는 결코 다다르지 못하는, 안하는 그런 반경에 대해. 

 

이곳의 인구 대비 박근혜 지지자는 아마 (투표율은 아니어도) 30% 이상이고, 여성 중 박근혜 지지자는 더 많다.(여자떼 공포에서 <퀸의 미로>로 다루었지만.....)

 

서울에서보다, 이곳에서 유사 박근혜를 만나는 빈도수는 거의 1000% 이상 증가한다. 즉 주위에 그런 유형의 여성이 상당히 많고 대체로 이른바 여성지도자들이 그러하다...하여간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말을 어떤 꺼리낌없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박사모는 거의 극소수로 치부되고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걸 한심하다고 할까. 그런 공통 감각이 존재하는 게 내가 사는 세상의 '통상적 감각'인 것 같다.  

 

이런 '통상적' 감각이 통상적이지 않은, 혹은 그런 감각을 '외부'로 갖고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 

 

외부가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의 '객관성'도 '공통 감각'도.

 

사실 외부가 없는, 이런 집단의 전형이 대학이고 대학 사회이긴 하다. 나는 꽤 오래 한국 대학이 부동산 공인 중개소 정도의 '객관적 지표'에 의해 운영된다면 좋겠다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외부가 없기 때문에, '우리', 지역이던, 같은 정파이던, 그런 내부만 남는다.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게 한심하게 보이는 그런 '외부'가 없거나, 그런 '외부'가 안중에 없게 되다보니, 오로지 같은 정파의 논리 구조만 남아서, 오로지 내부의 내부의 내부만 남게 된다. 

 

반대의 경우는 내부가 없는 것인데

이곳에서 오래 대안운동을 해왔는데, 내부로 '다시' 돌아가는 이들과 그 반복 속에

 

홀로 남겨지길 무한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아픈 진실은 내게는 돌아갈 '내부'가 없다는 것. 언제나 내부가 아닌 자리만 존재한다는 것. 

그 사이에는 어떤 공통성도 발견되기가 어렵다. 

 

2. 여성과 세대를 전략으로 삼는 게 오늘날 진영을 막론한 공통성이지만, 모두가 '내부'만 있고 외부는 사라진 그런 내부의 내부의 내부가 되는 것 같다.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는 게 부끄럽지 않은 페미니스트와

30억 벌었다고 비윤리적이냐는 '진보 진영'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주식투자로 30억쯤 버는 게 한국 사회 '진보진영'의 평균도 대표성도 아닌데

(불법이 없었다는 것과 '비윤리적인가'를 묻는 건 다르다. 또 판사의 윤리강령을 묻는 '윤리성'

의 문제도 아니고, 여성, 40대, 지방 등 소수자성을 내세워서 '윤리'를 논하는 건 다른 문제다. '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법적으로 문제없고, 공직자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과

 

소수자성을 내세워 윤리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

 

박근혜를 지지하기 위해 페미니즘은 도구화하는 것이나

30억 재산이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그래도 이른바 '진보의 윤리'를 기대하는 논리에 대해서 소수자성을 내세워 뭐가 문제냐라고는 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이제 진보의 윤리를 기대하는 사람도 없겠지만, 그래도 오히려 그런 기대를 버리지 않고 살아온 이들에게는 입맛이 쓰다. 페미니즘이 소수자의 윤리를 가져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박근혜를 페미니즘에 도입한 이들을 보며 입맛이 쓰듯이 말이다. 이둘은 점점 닮아가는 데, 서로를 적으로 삼아 닮아 가는 것 같다. 

 

'외부'는 없고 '적'만 존재하는 '내부'에서는

박근혜가 여성의 대표가 되고

30억이 진보의 윤리가 되는

 

적과 싸우다 외부를 상실한 내부들........

 

그런 의미에서 나도 적을 들여다보기를 그만두는 게 좋겠다는 요즘의 생각들을 이어가는 게 좋겠다....

 

이제 이해가능한 말을 쓰는 건 안하기로.

쓰고 싶은 데로 쓰고 생각하자....글쓸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날들.

 

 

추가...

 

4월 19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아래와 같이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환영사를 내놓았다. 어떤 전략인걸까.

 

여성단체 연합의 경우 여성 세력화가 원래 기본 이념이니, 페미니즘을 소수자 윤리보다는 정치 세혁화에 초점을 둔 한 흐름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이 양자 사이의 결합불가능한 차이들이 페미니즘의 역사에서 반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