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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지방담론과 정착민 식민주의

<시국 선언과 '소속' 혹은 대표성의 정치에 대해>

alice11 2024. 12. 12. 20:25
<시국 선언과 '소속' 혹은 대표성의 정치에 대해>
1. 저는 인권 학회 회원은 아닌데 인권 연구자 시국 선언에 참가했습니다.
2. 앞서 서면 집회에서 "부산 지역 교수님들 시국 선언 안 해서 우리가 너무 부끄러워요."라고 했던 연설을 인용하기도 했고 "제가 죄송해요."라고 응답하기도 했지만, 교수들 시국 선언도 이미 시효 만료의 낡은 정치이다. 많은 분들이 지적했지만.
3. 특히 어떤 대표성을 지니고 (변호사, 교수, 연구자 등등) 시국 선언을 하기 위해서는 대표성을 지닌 조직, 그 조직에 대한 소속 등이 뒤따르고, 이는 대부분 기존의 대표성과 소속을 둘러싼 권력과 문제를 고스란히 반복하거나, 인준하게 된다. 나의 시국 선언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굳이 남을 비판하려고 쓰는 글은 아니다.
4. 시국 선언 의뢰가 넘쳐 나지만, 선언문 취지, 단체, 참여자를 꼼꼼하게 살피다 보니 참으로 어렵다. 그래도 "인권 연구자"로, 너무나 한 글자 한 글자 동의할 수밖에 없는 문구로 지어진 선언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5. 1990년대 전세계 자국어문학 연구는 "문학 연구에서 문화 연구로"라는 공통의 전환을 이뤘다. 한국에서는 기이한 타협적인 방식인 "문학 연구에서 문화론적 연구로"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그때도 나는 문화론적 연구라는 기이한 '소속'에 동의하지 않고 참여하지 않았다. 저는 <파시즘과 젠더 연구자>입니다. 어느 대학에도 학과가 없고, 학문 분류에도 없지만.
이제 이런 '문학 연구에서 문화론적 연구로'라는 선언도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나는 그 선언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그 선언에 대해, 어떤 방향 전환에 대해 기록해보고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