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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거나 차가운 단톡 사이에서, 우리의 민주주의의 온도 본문

대안적 지방담론과 정착민 식민주의

뜨겁거나 차가운 단톡 사이에서, 우리의 민주주의의 온도

alice11 2024. 12. 12. 15:56
1. 지역 촛불 집회 오픈 단톡 2군데에 들어가 있습니다. 2곳이었는데 3개로 늘었어요. 정보 공유와 토론이 같이 진행되니까 하루에도 톡이 수백 개가 되어서, 토론방을 따로 만들었네요.
1시간에도 수백 개 톡이 올라오고 유용한 정보도 많아요. 응원봉 대여 업체도 있군요. 저는 주문했는데. 처음 집회 참여하시는 중년 분은 간이 의자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시는 데 저도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고관절 아파서 오래 앉아 있기 어려워서ㅡ 저도 뒤나 옆에 서 있어요. 서면은 지형상 옆 쪽에 서있기 어렵지는 않아요. 지난 집회 후 행진 때는, 너무 목이 아파서(집회 때 노래와 구호를 너무 열심히 외친 1인) 행진 대열에는 못 들어가고(구호 외치지 않고 행진 대열에 있으면 옆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인도에서 뒤따라가며 사진 찍음....
2. 서면의 지형은 시위하기 상당히 안 좋은데, 이전 서면 집회 때 지형도는 어떠했는지 궁금하네요. 물론 "평지" 혹은 부산 말로 "땅"이 없는 부산에서 서면 정도 평지도 잘 없긴 한 것 같아요. (우리 학교도 엄청 고바위에 있는데, 학생들이 약간 평지인 정문 쪽을 "땅"이라고 하더라구요.)
3. 서면에서 문현 교차로 행진 경험: 87년 사진 속의 그곳
박근혜 퇴진 집회 때 서면에서 문현 교차로까지 행진해서, 처음으로 시위대 속에서 문현 교차로를 경험했습니다.
평소 진짜 차 많고, 지나기 싫었던 문현 교차로였는데요. 시위대 속에서 행진하면서 만나는 문현 교차로는 전혀 다른 감각이더군요.
서면에서부터 인도에 붙어서 차도로 행진하는 데, 워낙 길이 좁고 구불구불한데 문현 교차로에 들어서니까 공간적으로 탁 트이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뭔가 공기로 해방감을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더라구요.
87년 항쟁 속 남자 분이 태극기를 들고(상의 탈의한 채^^) 바람을 맞으며 달려가는 사진이 인상적이었는데(몇 년 전 자료로 보았을 때 이 분은 누구신지 아직도 모른다고 하더라구요.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자동차로 다닐 때 문현 교차로는 매연 마시기 싫어서 창문도 열고 싶지 않은, 너무나 갑갑한 공간이었는데
시위대 속에서 경험한 문현 교차로는 왜 이런 공간적인 해방감이 있나 싶었어요. 시위대를 향해서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불을 깜빡거리면서 인사를 건네고 참여해주셨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3. 역사문제 연구소는 응원봉 나눠주신다고 하네요. 한국사 연구자들 조직력, 말해 뭐합니까.
4. 두 단톡에서 거의 천 개 가까운 톡을 보면서 참여 중인데, 이 단톡 참여 조사는 하나도 피곤하지 않아요.
며칠 제도적으로 관련된 학제에서 소집된 단톡에서 조직의 비민주성에 대해 문제 제기 했는데, 제가 옳다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대표 말고 아무도 말을 안하고, 반응도 없는, 이 싸늘한 침묵의 방에서 이틀 동안 이야기하는 건, 몸도 마음도 다 소진시켜 버렸습니다.
떠들썩한 광장과 그 연장에 있는 단톡과 침묵으로, 사적 연줄로 단단히 묶인 싸늘한 단톡, 아마 여러분도 다들 그런 낙차 속에서, 과연 탄핵을 통해 우리 삶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온 몸으로 감각하면서 매일 나아가고 계실 것 같아요.
너무 기운이 없고, 의기소침해져서, 뜨거운 이 탐라에 그저 인사를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