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alicewonderland

영화의 맥박, 서울의봄의 심박수 챌린지 연구 노트: 극장성의 위기와 스마트 미디어 본문

연결신체이론/alien affect

영화의 맥박, 서울의봄의 심박수 챌린지 연구 노트: 극장성의 위기와 스마트 미디어

alice11 2023. 12. 21. 14:52
 
<펄스 인 시네마> 상호대차로 대출한 책이 도착해서 마구 서론을 살펴보았다.
 
가장 신뢰하는 연구자는 자기 연구의 지형--즉 어떤 연구의 역사에 깃들어 자리를 만들고 거기서 나아가고 있는 지를 살필 줄 아는 연구자.
 
샤론 제인 미의 연구는 로잘린드 크라우스 연구를 출발점이자 비판점으로 삼고 있다. 샤론 제인 미는 로잘린드 크라우스를 "체화된 관극성 이론의 틀을 만든 연구자"로 평가하면서도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자기 연구 방향으로 삼는다고 연구 방법에서 설명하고 있다.
 
 
로잘린드 크라우스 책은 3권이 번역되었고. 번역하신 선생님들 논문도 흥미롭다. 최근 <언더블루컵>을 번역하신 최종철 선생님 논문을 보고 있다.
 
 
로잘린드 크라우스가 매체가 낡은 것이 되는 '포스트' 상황에 대해 비판하고 개입하는 방식이 이번 <서울의 봄>과 관련한 현상을 설명하는 데도 하나의 단초가 될 것 같다.
 
 
---
앞서 심박수 챌린지를 스마트 워치 사용자와 관련해서 정리해보았지만 십박수 챌린지는 "극장"이 낡은 장치가 된 이 시대의 흥미로운 역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사실 심박수 챌린지는 "극장에서만 가능한" 관극성이다. 오티티 서비스가 일반화된 시대, 영화는 시청자의 컨디션에 따라 마음데로 켜고 끄는 시청 패턴이 주류가 되었다.
극장에 가지 않는 많은 이유는 이런 시청 패턴 변화와도 무관하지 않다.
 
 
견디기 힘든 신체 변용을 체감할 수밖에 없는 건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때문이다. 집에서 오티티로 영화를 감상하면 '심박수 챌린지'에 도전할 일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즉 심박수 챌린지는 주로 스마트 워치 사용자라는 뉴미디어 이용 세대가 생산했지만, 이 챌린지를 촉발한 영화 경험은 극장이라는 낡은 미디어의 효과이다.
극장의 가장 오래된 역할은 이러한 '잘 짜여진 체화된 관극 패턴'을 생산하는 정동 장치라는 기능이었다.
 
 
"크라우스에게 매체란 ‘낡은 것들을 잠복시키는 공간(“Medium as latency”)이며, 거기에는 ‘호랑이의 도약’처럼 즉각 현재로 뛰쳐나올 과거들이 대기하고 있다. 크라우스는 이러한 ‘도약’을 ‘매체의 재고안(the reinvention of medium)’이라 부른다. ‘매체의 재고안’이란 하나의 매체가 어떤 새로운 기술에 의해 낡은 것이 될 때 그러한 “기술적 토대의 물리적 조건들 속에 담긴 일련의 관습들이 투사적이고 동시에 회고적인 표현 형식으로 전개되는 것”을 말한다."
 
 
최종철,< “걱정을 멈추고 폭탄을 사랑하기”: 포스트 미디엄 이론을 통해 본 디지털 이후의 미디어 아트>
이 논의가 영화 <서울의 봄> 천만 흥행 현상에서 낡아버린 극장성과 스마트 워치, 심박수 챌린지의 관계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참고가 될 것 같다.
또한 '역사'가 이 낡은 것들, 잠복한 호랑이의 도약을 통해서 어떻게 현재로 튀어나와 재고안되는지.......흥미진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