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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이준석과 청년적인 것의 미로, 박근혜와 여성적인 것의 미로 본문
비 오는 주말의 하릴없는 메모
박근혜 시대의 '여성적인 것'의 미로와 이준석 시대 '청년적인 것'의 미로
박근혜가 경선 돌풍과 선거의 여왕을 거쳐 <현상>이 되고 대통령이 되고 탄핵에 이르는 길고 긴 과정을 여러 방식으로 연구하고 일부는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에도 실려있다.
몇년 전 이 탐라에서도 격한 논쟁을 했는데 여성 정치인 박근혜 돌풍 현상을 '페미니즘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지지했던 페미니스트들에 대해 나는 오래 비판해왔다.
그들이 지금은 증오정치를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공고하게 만들고 있는 세력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라는 점은 이 역사가 현재는 어떤 꼴(양태)로 지니고 이어지는지 살펴볼 수 있는 명료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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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 먼저 새겨두고 싶은 건, 당시 논쟁을 했던 좌파 남성들은 여전히 공론장을 쥐고 철지난 이야기를 반복하는 데
당시 논쟁 주체였던 여성들은 공론장에서 사라졌다. 이것 역시 차별적인 공론장의 변하지 않는 모습.
또 박근혜는 탄핵당했었도 이준석을 비롯한 친박 그룹으로 여전히 '아비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박근혜는 여성적인 것을 정치 공학으로 동원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질적인 정치적 욕망으로 박근혜 지지를 선언했던 여성 그룹은 오히려 공론장에서조차 삭제되었다.
박근혜가 여성적인 것을 전유하는 전형적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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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돌풍과 현상으로 논쟁이 치열할 때
박근혜는 여성인가를 비롯, 여성성에 대한 논쟁과 관심이 담론장에 폭발했다.
담론장에 폭발하게 된 건, 무슨 우연의 일치가 아니고 담론을 이끄는 사람들, 제도, 장치의 작동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뭔가를 다 뒤섞어서 돌풍, 현상으로 뭉뚱그리기 전에 행위자들과 의미, 지형도를 할 수 있는 한 구별해서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1. 박근혜의 정치 공학적 전략
여성성을 정치공학적으로 전유하고 여성집단의 지지를 모으기 위해 구축하는 전략들
동원하는 자원과 제도, 인적 네트워크
<박근혜는 여성 리더십을 강조하고 차별화된 여성 리더십을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로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자원을 동원,
여성이라는 차별화된 지표(여성 정치인, 여성 대통령),
권력의 표지(정치 지도자로서 카리스마의 부여/이를 위해서는 '아비' 권력의 자원 활용, 아비 박정희 뿐 아니라 박정희라는 기표와 세력 관계로 이어지는 '아비 권력')
수난자의 표지/약자로서의 표지(여성이라는 기표의 복합적 사용/조실부모한 '영애', '화려한 왕족의 외로운 후손', 한때는 권력을 가졌으나 현재는 초라한 존재(권력 획득의 정당성, 상실감을 강화, 권력 '회복'/ 권력 투쟁/ 권력 교체라는 신화적 서사의 라이트 모티브가 됨)
2. 1과 연동되었으나 박근혜를 지지하는 '여성 집단'의 정치적 열망에 대한 분석
사실 2는 실로 어렵고 단정해서는 안되는 부분. 1과 2를 뒤섞으면 안됨. 1을 통해 2를 재단할 수 없음.
이런 전제 하에
'여성 집단'에서도 이른바 상층 기득권 여성들, 즉 박근혜 정치 공학의 적극적 조력자들, 협력자들, 이름을 거론할 수 있고 목소리와 세력으로 등장하는 여성들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당연히 가능하고 어렵지 않다.
어려운 건 고유명으로 등장하지 않은 채 '여성'의 이름으로 이른바 '여성 지지율', '여성 표심' 등으로 등장하고 휘발되어버리는 열망들.
사실 이런 개별 존재들과 어떤 차이나는 지표로 교차되는 집단성과 열망에 대해서는 손쉬운 분석으로 재단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언제나 필요에 따라 그렇게 되곤 한다. 페미니스트 연구자로서 파시즘 연구자로서 정동 연구에 이르게 된 건 그런 고민과도 관련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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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여성적인 것을 자신의 정치 공학으로 적극적으로 동원, 여성적인 것을 정치공학에 활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확보하고 강화하고자 하는 특정한 여성 집단을 적극적으로 동원했다.
그러나 박근혜는 여성적인 것을 정치적 의미(소수자 해방, 차별 구조 변화, 소수자의 주류화나 임파워링 등)에서 탈각시켰다.
이 과정은 실상 자신이 정치 공학으로 사용한 여성적인 것의 가치를 도구화하면서 소수자로서 여성 집단의 정치적 열망 뿐 아니라, 현실적 이해관계도 배반하고 저버린 것이었다.
그 결과 박근혜 정부 시절 내내 정치적인 것으로서 여성의 의미는 "권력화된 여성" "권력화된 여성적인 것"이라는 사실상 반여성적 담론과 뒤섞여버렸다.
박근혜 탄핵은 이런 반여성적/ 여성혐오적 담론을 '권력박탈의 카타르시스'로 전환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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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시대 '청년적인 것'의 미로는 이미 박근혜 돌풍, 박근혜 현상에서 여성적인 것이 빠져들어간 미로를 다시 구축하고 있다.
박근혜가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박근혜는 정치적으로 엄청나게 부상한 페미니즘 정치 열망위에 올라타서 페미니즘 정치를 배신했다.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라고 하지만, 페미니즘은 정치 세력으로서 조직화, 집단화, 세력화에서는 여전히 미미하다. 그리고 이런 정치 세력화의 난맥상은 박근혜에 대한 비판없이 분석하기 어렵다.
(물론 박근혜 비판은 대쌍 거울인 이른바 반대편 정치 세력의 거울상 분석을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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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정치에 대한 열망에 올라탄 이준석은 청년 정치를 정치공학에 활용하면서 시발부터 청년 정치를 배신하고 있다. 박근혜가 그랬듯이. 그랬는데도 그 배신이나 결코 같을 수 없는 낙차에도 불구하고 여성 권력에 대한 열망이 박근혜라는 현상에 들러붙었듯이 이준석 역시 그랬는데도, 역시 또 그렇게 청년과 관련한 모든 것이 이준석 현상에 들러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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