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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젠더 이론을 다시 생각해보는 하루 본문
도서관 깊숙한 곳에서 <1942년 크리스마스, 경성에서>라고 영어와 일어의 가타카나로 적힌 <영일 대역본을 발견했었다. Jack London, 《野性の呼聲》(동경 : 외국어 연구사, 1941/초판은 1929).
1942년 연희전문 상과를 다니던 책의 주인은 1942년 크리스마스 경성에서 일어와 영어로 이런 기록을 남기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일본 제국의 남방공영권 건설의 기치를 높인, 싱가폴 점령을 축하하는 목소리가 곳곳에 울려퍼지던 시대. 영국 사회주의자인 잭 런던의 책은 <강철군화> 이전에 주로 이 단편집이 반복해서 번역되었다.
영국의 동남아시아 지배의 잔혹함을 다룬 이 소설은 '아시아 태평양 전쟁" 당시 '남방'에 대한 서구 제국주의 지배의 야만성을 선전하고 일본을 '해방자'로 설정한 국책 담론 속에서 재출간되고 재수록되었다.
이런 사정에 전혀 무지하지 않았으나, 무엇보다 <공부>가 우선이었던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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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친일협력 영화인 <지원병>의 청년은 마름의 아들이다. 선대부터 마름을 하던 지주집에 세대 교체가 되어 젊은 아들이 지주가 되자 선대의 인연을 나몰라라하고 마름을 떼어버렸다. 글도 알고 세상물정도 어둡지 않으나, 마름도 떼인 농촌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무도 없던 청년은 오직 조선인도 지원병이 될 수 있는 기회만을 기다린다. 지원병이 되는 건 그 청년의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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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모던보이, 타락한 부로 세대와 결별하자 청년들이여
곳곳에 이런 구호가 내걸린 시대, 낮에는 일을 하고 야학을 하며 일어를 배우던 청년단 소속 한 청년은 고등교육 진학 기회가 막힌 우리 같은 청년에게도 비로소 일어를 배우고 사회에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열정을 담아 투고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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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력전 체제가 시작되면서 이른바 일본의 식민 지배 이후 태어난 세대들을 새로운 주체(애국 청년)으로 호명하는 파시즘 정치가 본격화된다. 이 호명은 이른바 구세대와 대별되는 당시 청년 세대들에게 어떤 응답으로 이어지거나 이어지지 않았을까.
<<역사적 파시즘>>에서 고민했던 문제.
이 시기에는 정보 전달 방식 전달력 등이 지금과 비교할 수가 없고, 현재 시점에서 해독할 수 있는 자료도 매우 희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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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 2021년에는 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모든 인간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나? 모든 인간의 응답 구조, 감정, 의식, 사상, 생각이 측정가능한가?
물론 사회조사와 여론조사는 근대 체제 이래 인간이 측정가능하다고 공언했지만, 사실 연구와 이론의 차원에서 이런 식의 사회조사 방법론의 한계는 꽤 오래전부터 비판되었다.
물론 한편으로는 데이터 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서 측정 기술을 통한 인간 예측 기술에 대한 신뢰는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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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미디어를 통해 확대되는 사회조사 기반 인간집단 예측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기적인 정책 수립이나 특히 선거를 위한 도구적 필요성.
연구가 진행되어온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여론조사와 같은 사회조사 방법에 대해서는 이런 정도의 유보적 전제나 제한적 의미를 부여하는 게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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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연구자들이 정부 정책을 위한 단기성 수주 프로젝트로 연구를 하고 이를 위해서 단기적 정책 집행을 위한 사회조사가 '보편화'되거나 '본질화'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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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응답 결과가 많이 나왔다는 걸 근거로 현실의 20대 남성들을 반페미니즘으로 본질화하고 고정시키는 것은 이런 연구와 이론의 맥락에서는 참 시대착오적이고, 사회조사나 여론 조사를 특정 집단을 연구하는 데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건 너무나 기본적인 연구 전제가 아닌가?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도 같다는 생각을 요즘 여러 논의를 보며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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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정동 이론의 문제의식에 대해서 다시금 들여다보는 중.
정동 이론이 권력 비판이론으로서 문제제기한 논점은 90년대 말 이후 이른바 '정동의 쇠잔, 혁명적 열정의 퇴락, 민중의 파쇼화' 같은 한탄과 관념론에 도전하는 일이었다.
또 민중의 파쇼화나, 이른바 신자유주의 이후 시대에서 정치적 열정의 타락과 쇠잔 등과 같은 한탄이 '민중'이나 '세대' 등 특정 주체의 정치성을 고정화 본질화하면서 밀레니얼은 보수적이다라거나 이제 민중은 탈정치화되었다는 식의 담론을 반복하는 데 대한 문제제기였다.
그리고 이른바 이런 정치적인 것의 몰락이나, 정치적 주체의 소멸은 이런 담론이 지목하는 '민중'이나 '밀레니얼 세대'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런 한탄과 책임 전가를 반복하는 이른바 스스로 정치적 주체임을 자임하는 이른바 '진보 지식인 집단'들의 이런 담론들 때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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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이 고정되거나 본질화되지 않으며 정동적 신체들은 희망에도 공포에도 이끌리는 존재라는 정동 이론의 출발선의 문제의식을 다시금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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