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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혹은 다른 곳 2015

피사체가 되지 않을 권리: 가마가사키

alice11 2015. 8. 25. 21:43

가마가사키 여름 축제, 2015년 8월 15일



가마가사키에 여러번 갔지만 한번도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 

방학을 이용해 다니느라, 여름 축제는 처음이다. 

김인만 감독을 촬영하는 문정현 감독팀 근처에서 몇장 사진을 남겨보았다. 


축제 기간이라 사람들도 사진 찍는데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 


그래도, 가마가사키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고 싶다. 

아니, 사실 여기저기 자기 나름의 터전을 만들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공동체'를 꾸리고 삶의 해방을 꿈꾸는 이들의 거처를 다닐 때마다, 사진 찍기를 꺼리게 된다. 


너무 넘쳐나는 여행 사진, 정보에 걸신들린 사진광들, 혹은 이런 일조차 하나의 '장식'이 되어버린 느낌이 크다. 뭔가 자기증명으로서, 타인의 삶을, 혹은 타자를 알리바이로 삼는. 


페이스북이 피로한 이유도 이 때문. 좋은 점도 있지만. 


가마가사키가 매년 변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해져서, 언제까지 지금의 공간들이 존재할지 미지수이다. 


코코룸과 코도모 센터의 카나요상과 마미상도 만났다. 코코룸도 올 겨울까지만 유지될 것 같다. 올해 가마가사키의 기록을 좀더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위령제: 매년 <가마가사키에서 운명을 달리한 동지들>을 추모하는 위령제를 모신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삶과 죽음을 함께 추모한다. 가마가사키에는 자이니치 분들도 많은데, 위령제에서 이들의 '본명'으로 호명해줄 것을 요청해서 올해도 한 분의 자이니치분의 본명이 위령제에서 불려졌다. <가마가사키 권리찾기>의 김인만 감독은 자이니치 본명 찾기를 하나의 운동을 진행중인데. 이번 위령제에서의 본명 호명도 그런 일환이다. 







오키나와 배우의 무대. 너무 대단한 배우였다. 




오키나와 음악단, 가마가사키와 오키나와 해방, 전쟁 헌법 반대와 헤노코 기지 건설 반대가 함께 놓인 무대. 



 

무대가 다 끝나고, 함께 오봉(한국의 추석과 같은_을 맞는 전통적인 춤추기(오도리)를 같이 했다. 정말 우리, 모두, 여기에라는 느낌이 드는 시간이기도 했다. 항상 좀 어둡고 무기력했던 가마가사키의 전혀 다른 얼굴, 몸들을 만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