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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과 기원, 한국 전쟁에 대한 집합 기억과 한강의 경우 본문
기원과 경험, 한국 전쟁에 대한 집합 기억
경험은 개인 속에 있지도 않고, 개인이 기억하고 표현하는 외적 대상도 아니다. 경험은 특정한 주체에게 특정한 자리를 할당하고subject-positionning(조안 스콧) 할당된 주체 자리를 반복하거나, 혹은 비껴가거나 이들 사이에서 경합하고 투쟁하는 행위자들의 삶과 실천을 연구하는 것이 젠더사의 과제이다.
젠더연구 논의나 페미니즘 담론이 반복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여전히 필요하다.
젠더 연구는 한강의 NYT 기고문 논란을 통해서 "네가 그럴줄 알았다"는 정체성 확인 작업을 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 사태는 한국 전쟁 경험이 지금 여기서, 어떤 주체 위치를 할당하고, 반복하고, 승인하는가 반복과 차이의 역사를 살피는 것이 젠더 연구의 이론적 실천 작업이다.
한강의 NYT 기고문 논란에 대한 연구 노트
1. 한국 전쟁에 대한 집합적 기억과 집합적 담론의 역사에서 "강대국의 대리전"이는 표현의 유래와 자리
1-1. 기원 서사의 전개-6.25와 한국 전쟁의 기원
한국 전쟁에 대한 연구나 서사는 크게 두 층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기원>에 대한 논의와 <경험>에 대한 논의.
<6.25>라는 용어가 잘 보여주듯이 분단 이후 한국에서 반공주의 교육, 전쟁 기념은 한편으로는 이런 <기원>론에 크게 의존했다. 그러나 전적으로 그렇지는 않다. 한국 전쟁에 대한 진보적 연구의 대표로 간주되는 브루스 커밍스의 책이 상징하듯이 <한국 전쟁의 기원>은 한국 전쟁 서사에서 반공주의, 냉전 국가주의의 지배 서사이자, 이에 대한 대항 서사이기도 했다.
연구나 전문가 풀의 맥락에서 흥미로운 것은 국가주의적 연구나 반국가주의적 연구 양쪽 모두 <기원>을 중시하는 것은 국제관계나 정치학의 지배적 경향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문학연구의 경우도 문학이 주로 <경험>에 치우쳐서 <한국 전쟁의 기원을 둘러싼 총체적 역사>를 드러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주로 '진보적 입장'으로 간주되었고 지금도 그리 달라지지는 않았다. 이런 비판은 서로 다른 경험 서사들, 혹은 대항 서사로서 경험 서사를 여전히 <사적 경험을 진술하는 한계>에 매몰되었고, 총체적 역사인식이나 저항적 인식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전쟁 경험과 <미망인적 주체"에 대한 대항적 주체를 탐구한 박경리의 전쟁 경험 서사가 문학사적으로 크게 평가받지 못한 반면, <토지>가 고평되는 것은 이런 경험, 총체성 등에 대한 학적 규정의 한계와 관련된다. 박완서의 전쟁 경험 서사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높이 평가되는 것도 이처럼 경험과 주체 구성에 대한 젠더 연구의 관점이 문학연구에 부재한 결과 나타나는 전형적 현상이다.
1-2. 경험 서사
흥미로운 것은 한국 전쟁에 대한 국가주도의 반공주의 서사의 경우 <기원>서사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았다. 한국 전쟁에 대한 국가적 기념이나 자료 수집은 <수난의 연대기>를 중심으로 구축되었고, 한국 전쟁에 대한 국가의 통사가 부재한 채 온갖 수난의 증언사가 이 자리를 대체한다.
<동족상잔의 비극>, <강대국의 이념의 대리배설장>, <영문도 모르고 겪은 전쟁> 등은 한국 전쟁 경험 서사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담론 구성체이다.
영화나 문학은 국가의 공식적인 전쟁사를 대신해서, 한국 전쟁에 대한 집합 기억을 구성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반공주의적인 작품에서 반국가주의적 작품까지 그 흐름 또한 다양하다.
교과서, 문학과 영화 등의 기구는 <동족상잔의 비극>, <강대국의 이념의 대리배설장>, <영문도 모르고 겪은 전쟁>과 같은 식으로 한국 전쟁 경험을 해석하고 이런 경험과 해석을 통해서 <수난자>, <엽전>, <순진무구한 피해군중> 등의 주체를 구성해왔다.
<동족상잔의 비극>과 도착적 수난자 주체의 구성이 황순원과 같은 작품 경향에서 전형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강대국의 이념의 대리배설장>과 같은 담론 구성은 선우휘가 대표적이다. <엽전의식>이라는 표현은 선우휘가 즐겨사용했으나 당대 여러 매체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자조적 표현이기도 하다.
<영문도 모르고 겪은 전쟁>은 반공주의적 휴머니즘 서사에 반복해서 등장한다. (<웰컴투 동막골>은 이런 집합 서사가 2000년대 맥락에서 반복/차이화되는 역학을 잘 보여준다.)
즉 <강대국의 대리배설장>과 같은 표현은 표현에도 드러나지만, 식민화, 전쟁을 강간 서사로 구축해온 냉전기 한국의 국가주의적 자기 표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쟁 경험 해석은 주로 반공주의적인 휴머니즘 서사가 구축한 경향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전쟁을 <경험의 서사>로 구축한 방식이 주로 반공주의 휴머니즘의 영역만은 아니었다.
한국 전쟁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국가주의적이고 반공주의적인 전쟁 경험담이나 '증언집'은 수를 셀수 없을 정도다. (김동춘 선생님도 정리하셨다.)
이러한 국가주의적이고 반공주의적인 전쟁 경험 서사가 삭제하고 봉인한 '다른 경험'을 진술하는 일은 다른 방식의 대항 서사 counter narrative로서 전쟁 경험 서사를 구축해왔고, '학살 생존자'의 경험 서사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축을 형성했고, 우리에겐 가장 선명한 사례로 박완서가 있다.
2. 한강은 <강대국의 대리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고, 이는 한편으로는 한국 전쟁에 대한 경험 서사의 오래된 집합 담론을 인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강의 글에는 한국 전쟁 경험의 역사성과 주체 구성에 대한 압축적인 진술이 담겨있다.
70대 노인의 에피소드는 전쟁 경험 세대에게 내장된 전쟁 공포가 자기보존본능을 강화시켜온 반복의 역사와 주체화 과정에 대한 한 사례를 문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보존본능으로 구축된 주체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의 삶을 폭력적으로 연루시켜 파괴하게 되는 과정이 이 에피소드에 잘 드러난다.
<강대국의 대리전>이라는 경험 서사를 인용하는 것 역시 이 맥락에 있다.
사실 한강은 전쟁 경험 세대와 자신의 차이를 인상적으로 '선언'하고 있는데, 이는 70노인의 주체성과 <강대국의 대리전>이라는 경험 형식과 구별되는 <노근리>, <광주>로 이어지는 학살 생존자의 경험 서사의 저항적 자리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한강은 학살 생존자의 자리-주체 위치의 문제에서 차이화를 분명하게 논한다. 이는 광주 서사에서 <광주>라는 고유명보다, 아메리카 원주민이나 보스나이 학살생존자 등 다른 모든 자리와 겹쳐지는 공통성의 이름을 새기려했다는 진술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상세한 해석은 줄인다.
3. 그러니까 <강대국의 대리전>이라는 표현은 역사적으로 오히려 반공주의 휴머니즘 주체의 자기 서사 혹은 경험의 형식을 인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문제삼은 '보수우파'란 사실상 현재 한국의 보수 우파가 자신의 기원에 참으로 무지하다는 역설을 보여준다고 할까.
반대로 이 표현이 현재의 국제정세상 민감하다고 반응한 강경화 장관의 태도는 <기원서사>를 중심으로 전쟁이나 역사에서 경험, 삶의 문제가 아닌 <정치외교문제>로 환원해온 경향의 반복이라 할 것이다.
역사가 국제관계 문제로 환원되고 있는 현재의 여러 경향과도 상통하는 문제라 할 것이다.
너무 길어서 여기까지.
기고문 원문과 번역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idewatcher&logNo=221114545769
강경화 질의 응답
https://brunch.co.kr/@budnamuu/89
정치공방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0132131015&code=910100
유승민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433601&plink=ORI&cooper=DAUM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11/20171011002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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