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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귀신을 돌보기 1> 본문

연결신체이론/alien affect

<귀신을 돌보기 1>

alice11 2023. 9. 2. 11:46
<귀신을 돌보기 1>
친절한 설명 없이 메모로 남기는 걸 용서해주세요~~~
주로 특정한 서사를 중심으로 보기 때문에 재현 체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님
타이완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이 회빙환의 무한 반복이 단지 무한 반복이나 일본대중문화와의 연관성만으로는 보기 어려운 건 아닐까....
한국에서 다 쫓겨난 귀신들이 타이완에는 다 살아있네!!!

 

한국에는 좀비가 있다라고 하실 지 모르겠으나, 한국형 좀비가 <돌봄의 대상이거나 주체인 귀신>과 아마도 가장 먼 거리에 있는 비-존재일듯하다는 생각도 타이완의 기이한 귀신 서사들을 보며 든 생각.
돌보는 귀신들, 혹은 귀신들을 돌보는 세계는 역사나 물리적 시간과 어긋나는 정동적 시간성의 의미라는 점을, 타이완의 <귀신 돌보기 서사>는 흥미롭게 보여주는 듯.
한국 전쟁 이후 꽤나 오랜 시간 전쟁 경험은 기이하고도 집단적으로 <귀신 모시기> 같은 형태로 자리잡았다고 보고 박논부터 탐구해왔는데.
<귀신 모시기><귀신 돌보기>는 좌파 사관에서는 '주술적인 것/봉건적인 것'으로, 미학파에게는 '저열한 신파'로 근대론자에게는 비합리적 세계로 등등의 다양한 이유로 "이유reason 그 자체"에 의해 쫓겨났다.
한국 전쟁 경험이 생생하게 살아있었던 시대는 매우 역설적으로 그 경험을 <귀신 모시듯>하던 시대였기도 하다는 점. 터부이기도 하고, 금기이기도 하고, 두렵고 회피하고 싶고, 그래서 토템도 세우고 하는 온갖 '문제의 원천'이기도 하다.
연루된 죄책감, 가해자이며 피해자라는 겹겹의 복합적 정동을 회피하기 어려웠던 시대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른바 '역사'를 감각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몸과 영혼 그 자체를 사로잡고 있던, 정동적 존재론적 층위였다는 점.
그런 시대가 '역사'가 되고 객관적 거리감을 갖게 된 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귀신 모시기>는 반드시 추방되어야 할 것으로 '합의'되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타이완의 서사들을 보면서 그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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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무장독립투쟁'의 감각은 오늘날의 한국인들에게 그저 저 먼 시대의 '유물'이었는데, '덕분에' 모두가-다른 방식으로 hounted되었네.....
1990년대 이후 민주화 시대의 agency들이 역사의 현재성을 유물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오래 이어졌는데...상당히 역설적인 방식으로 '유물'이 생생해지는 과정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