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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생활 보수, 봉쇄의 역사 본문
#봉쇄의 역사, 생활 보수의 역사#
비마이너 팀이 동네 곳곳에 걸려있는 노란 플랑, “장애인학교 막아내고 우리도 잘 살아보자” 사진을 올리고 공지해서 충격을 받았는데, 바로 이 곳, 국립한방의료원 설치를 주장하는 플랑이었다.
장애인 학교나 시설은 '특수 시설'로 간주되어 오래 차별받고 분리/수용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기사에도 "장애인을 한군데 몰아넣어야 한다"는 차별 발언이 나온다.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를 "일반 아파트 단지"에서 분리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일반 시민의 노력은 수십년간 지속되었고, 이는 한국 아파트의 역사만큼 오래다.
철조망을 치고, 유리를 깨서 막고, 벽을 세우고, 아파트를 세우며, 열심히 게토를 만들어온 게
한국의 역사다. 물론 그 과정에 보이지 않는 철거의 역사야 말해 무엇하랴.
교토 역을 오가며, 교토에서, 교토 역을 통과해서 교토 남부 지역(히가시 쿠조나 주죠 등)에 갈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너무 신기했다. 거대한 교토 역 안에서 구불구불 돌아 하치조구치를 통해서 남부 지역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보통 일반 시민 거주지'에는 당연한 "통행로"라는 게 없다. 자전거로 통행하려면 '개구멍' 같은 굴다리 아래를 통과해야 한다. 이것도 억지로 찾은 것이지, 사실 정상 통행로는 아니고, 낮에도 으스스하다. 차로 역을 통과해서 남북을 관통할 수 없다. 빙빙 둘러서 갈 수밖에 없다.
교토 남부는 오랜 피차별 부락 지역. 일년간 이 곳을 여러 방식으로 통과하면서 게토의 감각, 게토를 만들고, 아니, '더러운 곳'을 차단하며 여기와 구별하여 '자신만의 인간적 공간'을 만들려는 인간의 노력이 어떻게 '역사'가 되는지 질문했다.
이런 역사를 부산에서 광주를 오가며 똑같이 질문했다. 도대체 부산에서 광주로 가는 '공공 교통 수단'은 왜 이리 제한적이고, 왜 호남과 영남을 관통하는 열차는 존재하지 않고,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서 다시 광주로 가는 게 편할 지경이다. 이런 식의 분할과 '차단'은 너무 오래되고, 당연하게 간주되어, 차별과 배제로 점철된 생활이 역사가 되었다.
뜬금없이 등장한 "생활보수"라는 말을 응용하자면 바로 이런 생활 감각을 당연하게 여기는 게 생활보수겠다. 그래서 아마 별 생각이 없는 게 생활보수의 '정체성'이라는 것은 정확한 자기분석이다.
차별과 분리가 생활이 된 게 당연하고, 그 생활을 만든 차별을 역사로 떠받들고
이런 차별과 분리를 없애려는 것을 '특권'이나 '사회통념상 아직 이른 일'로 간주하고
차별과 분리를 없애려는 것을, '좌파'의 신념이라며, '오랜 익숙한 감각' 즉 차별과 배제의 "생활보수"의 감각을 역사로 만들려는 그런 감각.
이 말이 참 한국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생활 보수'란 그러니까, 태극기 부대처럼 몸을 던져 '보수'를 외치지는 않는, '생활적'이라는 의미다.
차별과 배제의 이념은 한국에서 '너죽고 나살자' 혹은 '잘 살아보세' 등의 극도로 '생활적' 형태로 애초부터 만들어졌다.
이념과 생활의 대비, 사상과 생활의 대비
사상과 생활을 분리하여, 타락한 사회주의와 자유주의를 타파하고 '생활'을 개선해야 한다던
1930년대 아시아 파시스트들의 목소리는 그렇게 오래 이 땅에 울려퍼지고, 저렇게 깊이 뿌리를 내렸다.
한국 전쟁 이후 담론 역사에서 한국에 '진정한 애국주의자'나 '진정한 보수, 우파'는 없고 '모리배'만 있다는 진단도 이와 관련된다. 차별과 배제의 신념은 한국에서 사상이 아니라, 생활이었다.
아니 사상이 아닌 생활이라는 이 대비를 통해 차별과 배제는 '삶'이 되었다.
그래서 생활보수란 다분히 한국적이고, '역사적'이다.
'생활보수'라는 말은 그래서 더 으스스하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093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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