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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와 모욕 1:정동은 힘이 세다 본문

밀양+청도를 위한 3분 폭력에 맞서는 모든 이들을 위한 3분

수치와 모욕 1:정동은 힘이 세다

alice11 2014. 9. 15. 21:33

<고통의 맨얼굴을 보겠다는 광기에 맞서:학살, 거짓말, 연구 노트>라는 제목의 연구노트를 동국대대학원 신문에 오늘 보냈습니다. 

원고는 신문이 발행되면 게재하겠습니다. 이 주제로 이후 일련의 논의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매일 몇가지 메모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프리모 레비, 이소영 옮김,돌베게, 2014) 중에서


"이 전쟁이 어떤 식으로 끝나든지 간에, 너희와의 전쟁은 우리가 이긴거야. 너희 중 아무도 살아남아 증언하지 못할 테니까. 혹시 누군가 살아 나간다 하더라도 세상이 그를 믿어주지 않을걸. 아마 의심도 일고 토론도 붙고 역사가들의 연구도 있을 테지만,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을거야. 왜냐하면 우리가 그 증거들을 너희와 함께 없애버릴테니까. 그리고 설령 몇 가지 증거가 남는다 하더라도, 그리고 너희 중 누군가가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너희가 애기하는 사실들이 믿기에는 너무도 끔찍하다고 할 거야. 연합군의 과장된 선전이라고 할거고 모든 것을 부인하는 우리를 믿겠지. 너희가 아니라, 라거(강제수용소)의 역사, 그것을 쓰는 것은 바로 우리가 될 거야." 

이 말은 SS 군인들이 냉소적으로 포로들에게 말하면서 즐거워했던 모욕들이다. 레비는 아우슈비츠 생존자 시몬 비젠탈의 <<살인자들은 우리 가운데에 있다>>를 들어 논한다. 


강제수용소의 역사를 희생자가 아니라, 압제자가 쓰게 될거라는 예언이 맞아들어가고 있는 시대인가? 결코 그렇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나, 혹은 인간이 아니라, 역사가, 혹은 죽은 이들의 분노와 원한이.

정동은 힘이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