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alicewonderland

인터넷 헤이트 스피치와 페미니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거리.. 본문

혐오발화아카이브/반헤이트스피치 차별반대운동

인터넷 헤이트 스피치와 페미니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거리..

alice11 2018. 6. 7. 21:46






1. 김숨의 <철>과 함께 산업단지의 삶과 종말, 그리고 그 이후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작품.

숨 막히던 2016년 거제도의 여름이 기억난다. 그러나 <땐뽀걸즈>는 그 시절을 단지 숨 막힘으로 기억하고 서사화하지 않는다. 물론 낭만적 낙관으로 채색하지도 않지만.

**
학생들과 <리틀 포레스트>와 <땐뽀걸즈>에 나타난 지방-청년 표상에 대해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의외로 <리틀 포레스트>를 재미있게 본 학생들이 많았다. '그냥 재미있었다'는 평이 대부분이고. 힐링 영화 같다는 평도 많았다. <삼시세끼>, <숲 속의 작은 집>, <윤식당> 등 씨제이 표 '오지 투어 요리 프로그램'과 <리틀 포레스트'의 놀라운 상동성과, 이런 <오지 요리 투어>가 재현하는 '글로벌 식당' 시대의 '로컬/푸드'에 대해서도.

**반면, <땐뽀걸즈>에 대해서는 "울고 웃었다". 그리고 '땐뽀'를 할 때의 아이들처럼, 다른 아이들의 표정도 환해지고, 달라졌다.

아무리 해도 무너지는 자존감, 자신 없어지고 초조해지는 마음의 풍경과 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러느라, 온라인에 글을 남길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

온라인에 들어오니, 또, 어느새, 난폭한 말과 상처가 난무하는 현장을 마주하게 된다. 이제는 서로 '적'보다 더 무서운 증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어떤 사이들...

며칠 전 겨우 마감한 늦은 원고의 일부에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이른바 이름 없는 익명의 페미니스트 다중으로 구성된 새로운 페미니즘 운동이 드라마, 영화, 음악, 문학 등 기존의 문화산업 생산물의 성차별에 저항하는 반헤이트 스피치 운동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등장했다는 점을 되돌아보고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문학, 드라마, 영화, 음악에서 반복되는 성차별과 젠더 폭력을 지적하고 찾아내고 비판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페미니즘은 인터넷을 정치적 거점으로 발명하기 시작했다.

이런 출발을 다시 되짚어 보는 이유는 초기 인터넷 페미니즘의 등장이 의식하던 아니던 반헤이트 스피치 운동의 성격을 강하게 지녔으나, 기성 페미니즘 담론 지형에서는 이러한 측면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중략)

또 이런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부상한 페미니즘 세력과 기성 페미니즘 집단 사이의 어긋남은 강화되었고, 인터넷의 페미니즘 운동 일부가 초기의 반헤이트 스피치 운동의 성격을 상실하는 분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전제와 페미니즘 내부의 분화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페미니즘 운동이 구축하고 있는 정치적인 것의 지형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페미니즘, 문단 문학에서 문학의 정치성을 탈환하다>, <<문학들>>에 실릴 원고 일부)

*****분명 이런 문제가 있고, 며칠 사이 오간 헤이트스피치를 보니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비판의 대상을 분명히 한정할 필요가 있고, "인터넷 페미니즘'이라거나 모호한 일반화로 막연한 환멸과 증오를 다시 부추기는 방향으로 기울지 않으면 싶다.

******탈코르셋과 자기 해방에 대해, 난폭함과 두려움 사이의 어떤 혼란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도 온라인의 불타오르는 말에서 멀지 않지만, 
조금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온라인의 불타는 말을 오프라인으로 이행시키고 현실화시키는 힘-관계들이 이 곳에서는 가까이서 만나기 어렵다는 점.

이게 어쩌면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까, 그렇지만 일까
지금, 여기의 변화는 놀랍고,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