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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어펙트연구소/젠더어펙트스쿨

젠더어팩트 매번 소개하고 후기 남긴 메모

alice11 2018. 7. 24. 22:30

4주차, 소개글.


누군가 멈춰선 자리에서, 말은 떠돌 뿐

그러나 그렇기에 계속 걸어나가고 나가고, 더 멀리 나아가야 할 뿐입니다.

내일은 젠더어팩트 스쿨 4번째 날입니다.

여성-노동자-작가
라는 정체성이 교차하고 부대끼는 지점에

어떤 장소들이 가로지릅니다.

흥미로운 건 이번에 참고하는 두 저자의 논문 김대성, 오자은 두 분의 연구는 매우 다른 해석을 제공합니다.

김대성 선생의 글이 석정남과 신경숙을 비교하면서, "자기만의 방"이 아닌 여럿의 장소(기숙사, 투쟁 현장 등)를 거점으로 쓴 석정남의 글은 제도적인 근대 문학의 '내면과 풍경'의 변증법으로 환원될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근대문학의 내면에 상응하는 공간이 바로 <자기만의 방>이니까요. 김대성 선생은 이처럼 여성 노동자 글쓰기가 지닌 "역사적 합창"의 성격을 "자기만의 방"과 "내면의 서사"라는 제도적 문학으로 전유한 것이 신경숙의 <<외딴 방>>이라고 비판합니다.

또한 석정남을 비롯한 여성-노동자들에게 문학에 대한 동경과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제도적인 문학과 갈등과 반복, 낙차를 거듭 확인하는 일이었고, 아직도, 여전히 여성-노동자 글쓰기를 분석할 사유 방법이 부재한 채, 제도화된 문학의 해석방법에 기대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반면 오자은 선생은 같은 석정남을 사례로 하면서

"석정남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함께 노동운동을 하는 동료보다는 혼자 조용히 습작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으로 보인다."고 평하고, "글을 쓰는 자신이 가장 행복하고 자기 자신에 가까운 모습이며...가장 자신다운 순간으로 묘사된다."고 해석합니다.

또 문학에 대한 낭만적 동경과 노동운동가로서의 석정남의 행보를 불일치로 보지 않고, 낭만적 동경과 리얼리즘 문학의 상관성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합니다.

또한 문학을 통해 여성 노동자인 자신과 남성 엘리트 대학생 사이의 현실적 위계를 오히려 역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적극적으로 평가합니다.

모든 면에서 거의 완벽하게 서로 다른 해석인 것 같습니다.

노동자 생활글에 대한 논의의 차이도 확연하군요.

더 자세한 논의는 젠더어팩트 스쿨에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7주차(8월 15일) 세미나

너무도 뜨거운 여름, 학교, 상담소, 문화계, 대안 문화 공간, 페미니즘 동아리 등 여러 현장을 가로지르며 뜨거운 고민을 나누었던 이들이 모여, 어떤 가능성을 몸으로 조금 감각해보았습니다. 그래도 무언가 다른 몸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돌연 그렇게 도래했던 것일까요? 행복hapiness이 우연한 출현happen이라는 사라 아메드와 로렌 벌런트 등 페미니스트 정동 이론가들의 이론이 몸을 움직이는 실천과 연대의 산물인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그 다음에 우리가 무엇이 되어 만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은 계속하는 일, 정동의 끈질김이 페미니즘 실천의 바탕이라는 뜻은 그런 맥락이겠지요.

다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