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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의 현재성, 항쟁의 현재성 사례 1: 이택광 논의의 인종화된 젠더 위계와 식민성, 고답적인 군중론 본문
대안적 지방담론과 정착민 식민주의
학살의 현재성, 항쟁의 현재성 사례 1: 이택광 논의의 인종화된 젠더 위계와 식민성, 고답적인 군중론
alice11 2024. 12. 6. 08:47<학살의 현재성, 항쟁의 현재성> 사례 1.
1.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서 사르트르의 노벨 문학상 수상 거부, 이를 계승한 미국 작가 르귄의 거부를 비교하면서,
한강 노벨 문학상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응을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적 군중심리로 묘사하면서 풍자한 이택광 교수의 글은 이후 본격 비평을 해볼 예정이다.
그는 이 글에서 이 상황을 영어로 묘사하면서, 전형적인 "떼거리들"의 양태로 표현했다. 마치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뻐하는 이들이 모두 "국가주의/민족주의 문학"의 지지자이자 작가들이며, 이들이 이를 한국어의 승리인 것처럼 무리지어 경탄했고, 외부로부터 메일함에 축하 편지가 밀물처럼 밀려 들어온다.
2. 먼저, 한강이 등장하는 모든 대목에서 작가 한강은 단독적 존재가 아니라, 이런 지지자들의 무리들, 국가 기관이라는 떼거리들에 둘러싸인 '미미한 존재'로 배치된다. 하물며 그녀의 작품은 '국가'나 '역사'와 무관한 '개인적'인 것이라고도 서술된다.
3. 한편 이와 대비되는 편의 유럽의 백인 남성 작가 사르트르는 한강이 "그녀의 동네/조국In her home country"에 결박된 존재로 그려지는 것과 대조적으로, 프랑스와 마치 '무관한' 존재로 그려지며, 나아가, 비서구, 비유럽에 대한 형제애/박애정신의 대표표상(보편~~~)으로 그려진다. 비서구 혁명을 지지하기 위해 노벨상을 거부했다는 운운.
4. 2024년, 유럽의 남성 지식인들의 비서구 혁명에 대한 이런 우애와 박애의 형제애가 얼마나 기만적이며, 비서구의 신식민주의를 강화하는 적극적 공범 관계를 비가시화했는지에 관한 비판은 이미 오래 젠더 연구, 인종주의 비판 이론을 통해 제기되었다. 좌파 내에서 C.L.R 제임스 같은 이론가 역시 이를 비판했으나, 제임스 역시 조앤 스콧이나 스피박의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5. 허나 한국에는 여러 번 말했지만 C.L.R 제임스와 같은 탈식민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전공자는 1명 뿐이고 그나마 연구를 지속하지 않는다.
즉 이른바 좌파 이론이 어떻게 식민주의를 오늘날까지 강화하고 있는지, 이른바 비서구 혁명에 대한 형제애를 표명하며 어떻게 이를 정당화하는 지, 비판하는 이론 자체의 역사가 없다.
반성하려면 그것부터 반성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사실 그런 논의는 전혀 없다.
즉, 이런 논의는 이른바 한국의 좌파의 어떤 지식 생산이 강고한 유럽/미국 백인/남성주의의 아주 고답적 형식을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통해 복잡하고 이질적인 집합체의 배치를 언제나 "무지몽매한, 야만적 군중"으로 환원하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6. 또 이 과정이 한편으로는 유럽의 남성 지식인(사르트르), 그의 계승자인 미국 여성 소수자 작가(르귄)와 이들이 표명하는 비서구에 대한 형제에를 통해 정당화되면서
막상, 실제 비서구 지역에서 오래 이어진 학살에 저항하는 혁명과 항쟁의 주체이자 그 행위자인 한강 작가를 '개인주의' 혹은 '국가주의 무리에 휘둘리는 나약한 그림자'처럼 배치하는 인종화된 젠더적 위계를 실체화 하면서 동시에 비가시화 한다는 점이다.
7. 지난 한 달 간의 실험은 그런 점에서, 한강을 매개로 분출한 어떤 정동들을 '몽매한 국가주의적 군중심리'나 이미 주어진 방향의 재생산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서로 이끄는, 그로부터 더 나아가는 것이 가능한 지를 가늠하는 실험의 장이었다.
그리고, 그 실험의 결과와 방향은 이미 주어진 어떤 이름과 동일화 되지 않는다 해도, 이미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진 연결체들을 생성해내었다.
지금이라고, 왜 되지 않겠는가?
8. 대안적인 세력은 이미 주어진 것이 아니다.
낙관적인 포퓰리즘, 군중 심리에 대한 고전적 냉소만이 선택지는 아니다.
다른 방향, 다른 연결체야말로, 지금 여기에서 열린 공통 감각의 계기를 통해 생성해나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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