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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운대 일기/지방대 교수의 하루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 설명회 리뷰

alice11 2020. 10. 13. 12:36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 시도지사 간담회 생중계를 보았다.

본 회의는 비공개고, 몇 지역만 짧게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시간이 짧고, 일부라는 걸 전제로.

부산시는 아예 소개가 안되었고, 배경 화면에 나오는 전체 권역별 사업 설명에도 아예 없던데 <부울경 메가시티> 기획과 단체장의 부재 속에서 부산 자체가 어떤 자리에 있는지 좀 징후적이라고 느꼈다.

(부산 지역 미디어는 온통 신공항 관련 긴급, 대책, 제안, 뉴스로 가득하다. 전국 방송 어디서도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 것도 체크!)

프리젠테이션 한 지역 중 경기도가 가장 인상적이고, 아마 본 사람들 대체로 그렇게 느꼈을 것 같다. 경제, 삶의 질, 공공성, 그리고 지역을 분리되지 않는 아우르는 감각으로 그려냈고 단지 그림이 아니라 지금 여기 실현되는 현재형으로 구체화했다.

첫 발표였던 제주시는 제주보다는 청와대에 대한 언급이 더 부각되었고

경남도는 부울경 메가시티 기획을 먼저 강조하면서 전국 단위 메가시티 상황에 대해서도 길게 설명하고, 그리고 메가시티 기획의 실현을 위해서는 부울경 광역철도 설비가 시급하다, 부울경 청년의 수도권 이탈의 가장 중요한 이유를 여기 두었다. 여기서 일자리는 경남에 있고 즐길거리는 부산에 있는데, 경남과 부산의 거리가 수도권과 달리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서 일과 즐길거리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수도권으로 이탈하게 된다고 진단. (부산과 경남을 이렇게 배치하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

지역(경남)에 대해 집중하기보다, 전국 메가시티 구상에 꽤 긴시간을 할애. 지역에 집중한 경기도와 비교되었다. 경기도의 경우 지역에 대해서만 이야기했고(영리한!) 그런데도 그게 아주 보편적인 미래 전망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경남은 전국단위를 계속 강조했고 부울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하려 한 것 같지만, 새삼 70년대 국토개발 5개년 계획 발표회 같은 여러 복잡한 잡생각을 들게 만든, 좀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것 같은 느낌.

전혀 틀린 이야기는 아니고, 실제 광역 교통망 부재는 지역의 큰 문제다. 동서 횡단 철도 하나 못/안 만드는 국가니까.

사차산업혁명 아무리 이야기해도 결국 인프라가 안 바뀌면 공허한 관제 정책과 예산 낭비이기도 하다.

메가 시티가 지역 주민에게 실감으로 와 닿으려면 광역 교통망이 가장 중요한 것도 맞다.

역시 이런 전제 하에 드는 속 생각.

1. 이런 기획이 결국 경남/부산의 오래된 산업자본주의적인, 토건주의적인 비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는 아닐까?

2. 1의 연장에서 결국 디지털 혁신하라는 데, 거기 예산을 집중 투여하겠다는 데, 철도와 같은 사회간접자본 예산이 필요하다고 하는 건, 결국 우선 순위에서 현재의 부울경 자본의 기득권 세력인 토건/산업자본 세력의 이해관계가 모든 것을 압도하고 있는 게 아닌가?

3. 2의 맥락에서 결국 청년의 지역 이탈을 말하지만, 철도 대공사 진행하면 토건 산업 예산은 엄청 증가하겠지만, 철도 다 지어질 동안,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 구축은 계속 미뤄질 것이고, 철도 다 지어지고 나면, 부울경의 청년들은 이미 떠나거나 기존의 일자리(오래된 산업)의 말단을 계속 맡아야 하는 게 아닐까.

4. 그런데 이 모든 게 일면적인 이해관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짜로 새로운 대안을 기획할 인력이나 그런 비전 자체가 거의 없는 문제의 산물은 아닐까. 요즘 부산의 상황은 대체로 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