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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한국 고등 교육에 대한 단상 1: '현지'의 재구조화와 정동정치 본문
한국 고등 교육에 대한 단상 1: '현지'의 재구조화와 정동정치
1. 멜리사 그렉에 따르면 인텔은 기술 개발을 위해 현지화와 포용성inclusive 정책을 주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개발을 혁신하기 위해 현지 전문가, 특히 포용성 정책을 개발할 현지전문가(소수자 연구,문화다양성 연구 등)를 여러 지역에서 초빙하고 있다. 2020년 출간 연도 기준 인텔이 주로 초빙하는 지역 현지 전문가는 말레이시아와 호주가 가장 많다고 한다.
디지털 혁신, 글로컬 등 꽤 오래된 말들이 다시 고등교육의 아젠다로 주어진 오늘날, 한국의 대학은 글로벌한 단위에서 진행 중인 기술 혁신에 부응하는 전문가를 양성할 준비가 되었나?
물론 모든 영역에 대해 다 아는 체 하려고 하려는 건 아니다. 주로 이른바 디지털 기술의 글로벌한 전개와 현지화 전문가에 대한 새로운 니즈, 그리고 한국 고등교육에서 현지화 문제를 생각해보려 한다.
2. 한국의 고등 교육은 "미국화와 학벌 연고"라는 두 개의 심급에 의해 구성, 재생산된다.
아직까지도 한국의 '글로벌'은 미국화와 동의어이다. 지역 마다 필요한 국제화를 하고 싶어도, 미국화=토익이 디폴트가 된 교육과 취업 시장을 지배하는 정책과 규제를 벗어날 도리가 없다.
한국 고등교육은 그래서 거의 대부분 수십년간 박사과정을 운영하지 않은 채 박사과정=미국 유학이라는 기이한 시스템을 '자연화'해왔다.
모든 게 미국화에 지배되는 데 고등교육만 예외일 수 없다. 이 미국화는 미국 패권의 지도를 따라 유럽과 아시아의 유학 지도도 그린다.
미국화에서 유럽이 소외되기도 했지만 레벨에서는 언제나 냉전 위계의 상층부였다. (미국화가 미국만은 의미하지 않는다는 부연설명의 차원에서)
미국 유학파와 유럽 유학파의 헤게모니는 이른바 문학 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래서 한국의 교육이란 지방에서는 서울 유학을, 서울에서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게 모든 교육의 목표가 되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여기에 개입하는 한국 특유의 현지성은 학벌제도와 연동된 서울 중심주의이다.
미국으로 박사과정을 가지만, 석사나 학부를 한국에서 해야하는 건 바로 이 학벌제도 때문이다. 학연.
학연은 글로벌과 현지화에 매우 특이한 피드백을 구성한다.
미국유학을 해도 한국의 학벌 시스템의 인증은 필수적이다.
미국 유학과 학위는 미국이나 미국화된 시장에서의 직장을 보장해주기도 하지만, 이 시장에서의 직장은 아무래도 마이너하다. 더 높은 위치로 상승하는 데에는 한국 시장이 필요하다. 만족스럽지 못해도 한국 시장에서는 (한국 내의)메이저로 자리잡을 수 있고 또 이 메이저 지위가 글로벌 지식 시장의 인증 시스템에 들어가는 유일한 방식이기에.
한국 대학 학벌제도는 이런 메이저한 레벨(비록 한국이지만)을 유지할 시장으로서 기능한다.
2-2. 현지 전문가
특히 한국이 반드시 현지 지식의 생산 거점이 되는 분야들이 있다. 이 분야에서 이른바 현지 지식의 글로벌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이를 다 냉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냉정한 비판도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의 고등 교육의 역사에서 결국 현지화된 지식 생산의 거점이 될 수 있는 분야는 이미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야의 경우 현지의 지식 생산 거점과 미국화는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연루된다.
미국 대학에서 테뉴어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 대학의 학벌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테뉴어 추천서에 한국대학 학벌 시스템 상위 대학의 교수 인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학벌 체제 상위대학은 이렇게 미국 대학 추천서 발급 권력을 통해 스스로를 글로벌하다고 감각한다.
미국화된 지식 시장에서 한국을 필드로 필요하는 경우는 이런 추천서 인증 시스템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에 필드워크 오는 대부분 미국 대학 연구자들에게 필드는 바로 이러한 추천서 인증 범위를 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드워크는 추천서 인증대학을 순회하면서 채집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추천서 채집 과정에 동반되는 초청 강연, 저작 번역 등이 학벌 상위대학 교수들의 글로벌한 욕망을 충족시킨다.
독자적인 연구가 아닌 이런 인증 시스템이 지배적이기에 한국 대학에서 현지 전문가 양성을 위한 현지 지식을 형성하고 재생산하기 위한 교육, 제도, 연구는 활성화되지 못한다.
지방만 지방대를 무시하는 게 아니고 국내 대학은 비유학파인 국내 연구자를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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