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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상징투쟁 본문





주민이 요구하는 지중화 비용보다, 밀양 행정 대집행에 들어간 비용이 더 많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한전 역시 이후 송전탑 건설이 비효율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고 보도된 바도 있다. 청도 역시 단지 아주 짧은 거리에 지중화만 해도 될 일을 "전례"가 된다는 이유로 거부한다. 


즉 이것은 어떤 실제적인 경제적 효과나 실리적 이해관계를 둘러싼 싸움을 넘어선 지 오래되었다. 


주민들이 보상이나, 경제적 문제가 아닌 "삶의 존엄성"을 건 투쟁을 한다면

한전과 정부, 경찰은 "선례"가 될 것을 두려워하여, 절대, '양보는 없다'는 '일벌백계식' 대항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사실상, 밀양과 청도 주민과 정부, 한전, 경찰과의 투쟁은 "상징 투쟁"의 문제이기도 하다. 어떤 점에서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은 '당국자'들이라는 점이 더 슬프다. 


여전히 대다수의 도시인들은 밀양, 청도 문제를 지역 문제나 환경 문제, 어쩔 수 없이 질 수밖에 없는 문제로 생각한다. 이 지역 주민들이 이제 송전탑이 계속 건설된다고 해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하는 말을 이런 상징 투쟁의 의미로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런 상징투쟁은 단지 밀양과 청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특히 장기화되는 투쟁지역의 경우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는 것을 <<섬과 섬을 잇다>>, <<그의 슬픔과 기쁨>> 등 장기 투쟁 사례를 다룬 책들을 보며 다시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