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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셋업된 세계와 젠더어펙트 이론의 지향> 본문
<셋업된 세계와 젠더어펙트 이론의 지향>
최근 논문과 발표에서 젠더어펙트 이론의 향방에 대해 제안과 연구 결과를 나누고 있습니다.
페북에 단상도 겸해서 올리고 있구요. 페북에 올리는 글은 아무리 길게 써도 단상이니까. 그걸 감안해서 살펴봐주세요.
젠더 연구도 갈래와 지향이 너무나 다양하고 어펙트 이론 역시 그렇습니다.
그래도 특히 어펙트 이론의 방향성을 논할 때 중요한 건
근대적 앎의 체계가 세계를 '싹 다 알 수 있다'는 확신의 산물이었고
이른바 보편 지식은 그런 신념의 체계-인식의 체계라는 점을 비판하는 게 공통적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근대 지식-신념-인식 체계가 앎이나 합리성의 이념으로 어떤 이들을 배제해왔는지를 오래 비판하고 연구해온 소수자 이론이 어펙트적 전환 이전에 이미 이러한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 이것이 최근 소수자 이론과 어펙트 이론 사이의 논쟁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논쟁을 통해 최근 어펙트 이론은 '보편 이론 지향'의 한계를 자기 비판하면서 소수자 이론의 이론과 실천을 통해 갱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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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라마 이야기를 자주 하는 이유도 여러가지인데요.
'이제 고만해야지'하면서도 <오징어게임 어펙트> 연구에서 제기한 쟁점들을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게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탐라에도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퀸 메이커>를 사례로 젠더 어펙트 이론의 지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1. <퀸 메이커>의 세계관은 "이 세계는 셋업 되어 있다." "악한 권력의 셋업을 간파하는 이가 그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꿈과 혁명적 열정은 악한 권력이 셋업한 세상에 맞설 수밖에 없는데, 그건 이 셋업이 개인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가족과 친구, 동료)조차 짓밟고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제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꿈은 가족을 지키려는 절박함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이런 인과 관계가 중요한데) 이 절박함과 어찌할 수 없음 때문에 우리는 저 '셋업된 세계의 기술자'들의 테크놀로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리고 비록 우리가 그 악한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도,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꿈과 혁명적 열정은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
<퀸 메이커>를 이루는 '클리셰'는 '여성적'이라기보다, 현실정치적, 혹은 '진보적'이다. 즉 이 작품은 오늘날 '진보'라는 어떤 세력을 둘러싼 '클리셰'로 채워져있다.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의 여성 캐릭터의 클리세를 비판하면서도 유독 문소리의 '운동권 표상'에는 감동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흥미롭다.
<퀸 메이커>의 클리셰는 문소리와 그녀를 둘러싸고 이뤄지는 이른바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사람들의 꿈과 현실'이다. 그러나 그건 단지 클리세는 아니고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2. 혁명이 추억이 된 시대, 이른바 진보 이론가들은 혁명적 열정을 상실한 청년(밀레니얼)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했다. 노신사 진보 이론가들의 책에는 소수자 이론에 대한 종말론적 묘사가 가득했다.
자신들이 이 세계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있는 것과 달리, '먹고사니즘 말고는 아무 관심이 없는 타락한 민중과 현실을 해독할 최소한의 문해력도 갖추지 못한 낮은 민도(그리고 이 원인인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오래된 진보의 환멸을 부추켰다.
진보 이론은 점점 더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능력'으로 환원되고, 타락한 빌런이 휘두르는 셋업 권력과 무지몽매한 민중들이 거기 놀아나는 와중에도 홀로 깨어 이 셋업을 간파하는 ("이건 셋업이야!를 외치는 황도희 실장의 외침) 능력자들이야말로 오늘날의 '깨어있는 자들'이다.
3. 이건 단지 이곳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고, 어펙트 이론이 등장하게 된 2000년대 전후의 유럽과 미국 지성사에서도 벌어진 일이었다.
혁명은 추억이 되었고, 세계를 변혁한다는 이론이 "이 세계는 셋업되어 있다는 걸 너희 모두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다"는 완벽한 나르시시즘에 침잠한 시대. '타락한 민중, 낮은 민도, 밀레니얼의 정동의 쇠잔'이 이 셋업 권력을 재생산하는 에이전시도 지목되는 시대.
정치적 열정에 대한 이론적 실천이 '셋업된 세계'를 간파하는 '능력자들'의 '비전'으로 환수되는 세계.
어펙트 이론이 비판하고, 또 넘어서야 한다고 지목하는 세계관은 바로 이런 세계관이다.
젠더어펙트 연구가 근대 전환기 감상주의와 제국주의적 퍼스펙티브 전체를 다시 파헤치고 신자유주의적 반복과 변형을 연구하는 이유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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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는 이런 "셋업된 세계와 여기 맞서는 피해자들"의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른바 사적 복수 서사라고 하는 스토리 <더 글로리>도 결국 셋업 권력과 여기 맞서는 '대항 셋업 권력'의 싸움이다. 이런 흐름은 너무나 한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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