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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러니까 '왜?'는 아니지 않을까 본문

일본, 혹은 다른 곳 2015

문제는, 그러니까 '왜?'는 아니지 않을까

alice11 2015. 10. 16. 17:03




2015년 9월 27일, 워크샵


김일지 선생님 손녀딸인줄 알았으나, 제자의 딸. 스승 제자가 꼭 모녀처럼 보여서, 부럽기도하고, 손녀딸을 안은듯한 일지 샘 모습이 보기좋았다. 


하루종일 쉬지 않고 이어진 연습에 프로인 '친구들'도 지쳐떨어졌으니, 나야 두말할게 없다. 얼굴이 새하얗게되어서 유인상 선생님이 기절할까봐 겁난다며 쉬라고 재촉하곤 했다. 


워크샵 후에는 일지샘 연습실에서 같이 저녁을 먹곤했다. 같이 장구치고 연습하고, 쉬는 시간에 수다떨고,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이게 내가 그토록 만들고픈 공동체'였는데 싶어서, 잠시 서글펐지만, 오히려 더 즐거워졌다. 교토에 와서 이런 공동체를 만나, 마을살이를 하게 될 줄이야!


저녁을 먹다가 문득 인상선생님이 장구 공연을 했는데, 귀여운 아가가 너무 신명에 넘쳐하더니, 생애 첫 걸음을 공연 신명으로 내딛어서, 모두, 아악.....비명을 참았다.(인상 샘 공연중이어서.)


급기야, 쉬는 시간에 무대에 나서서, 장구채를 잡고 당장이라도 연주할 기세이다. 


거울에 비친, 사람들이 마을살이를 함께 하는 주민들이다. 자이니치분들이 많지만, 일본 분들도 많다. 나이도 제각각.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한명. 


처음에는 '왜 장구를 하게 되었을까' 궁금했는데. 이제는 궁금하지 않다. '왜?'가 중요하기보다, '이렇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라거나, '동기', '이유', '목적'은 무수하게 만들고 생각하고 찾아낼 수 있지만, 막상 '어떻게 사느냐'는 그 무수한 목적과 이유와 동기와는 어쩌면 아무 관계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문제는 어떻게 사느냐, 그것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