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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결과는 광역단체장 성폭력 사건과 선거 절차의 비민주성에 대한 불신임과 비판 본문

연결신체이론/젠더어펙트

보궐선거 결과는 광역단체장 성폭력 사건과 선거 절차의 비민주성에 대한 불신임과 비판

alice11 2021. 4. 11. 13:29

선거 결과 해석과 젠더*어펙트

보궐선거가 끝난 후 세대론, 20대 남자론이 언론과 sns담론장을 장악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선거 결과에 대한 페미니즘적 분석이나 젠더정치적 분석은 미디어에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더 뚜렷한 징후는 선거 결과 분석에서 그간 페미니즘 이슈를 대변했던 스피커들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미디어에 586 남성 지식인들이 채워지고 그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제 스포트라이트에도 페미니즘 관련 분석에는 장혜영 의원 단 1명만 출연 ㅠㅠ)

그간 젠더 이슈를 집중해서 다룬 한국일보, 경향신문, 한겨레에서도 보선 결과에 대해서는 낮은 투표율 20대 여성 표심 정도로만 다루고 있습니다. 경향은 젠더 전문 코너인 <플랫>에서 다루고 있고, 그간 페미니즘 이슈를 크게 다루었던 한국일보는 별도 코너 없이, 특표율 보도로 한겨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겨레의 젠더 전문 코너는 이제 박다해 기자의 <젠더 101> 만 남은 것 같습니다.(제가 모르는 부분은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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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페미니즘 정당이 자리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보궐선거에서 큰 득표율이 나오지 않은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간 페미니즘 이슈에 큰 관심을 보이던 미디어조차 페미니즘과 관련한 선거 분석을 득표율로 환원해서 논의한 건 아쉽네요.^^

그리고 이런 득표율이 페미니즘의 한계라며 물만나서 즐거우신 분들, "두고 보겠습니다.^^"

(역시 제가 모르는 부분은 말씀해주세요.)

여성신문에서 토론회 형식의 결과로 신명아 교수님의 논의를 기사화했습니다. 더민주가 젠더정책에서 후퇴할 것을 염려하는 논지였습니다.

역시 서울시장 성폭력 공대위 역시 새 서울시장에 성평등 정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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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이었다는 분석 기사는 굉장히 많지요. 근데 그 정권 비판의 핵심은 부동산, '내로남불', '공정'으로만 환원되어, 애초에 이 선거 자체가 나오게 된 <서울시장, 부산시장 성폭력 사건> 자체가 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거의 해석의 초점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20대 표심이 왜 기울었는지를 분석하는 게 어렵고 한 요인으로 환원되지 않듯이 기울어진 선거 결과가 <서울시장, 부산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분석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변수에 대해서는 이런 입증과 해석의 어려움을 고려하지 않고, 때로는 단정적으로 때로는 강력하게 논의됩니다.

이는 페미니즘 해석과 젠더정치적 해석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지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해석이 하나의 오류 가능성을 전제한다는 그런 전제 하에, 이번 선거 결과는 '명백하게' <선거의 정당성>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유권자가 <NO>라고 대답한 것이기도 합니다. 정당성에 대한 불신임이 반드시 성평등 후보에게 투표하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더민주를 불신임하는 게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죠.

1. 이번 선거는 부산시장,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메워야 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부산과 서울은 단체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길고 어려운 행정 공백을 겪어야 했고 코로나 정국 대응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부산은 경제 불황, 실업률, 성평등 지표 등 모은 문제에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있는데도 선거 결과나 과정 모두에서 부산에 대한 해석과 분석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단체장 성폭력 사건으로 인한 정치 공백, 행정 공백에 대해.

많은 유권자가 이에 대해 <더민주의 책임>을 물은 것이지요.

2. 이번 선거는 1의 결과 더민주가 기존 당현에 따라 후보를 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후보를 내었고, 그 과정이 부당하고 민주적이지도 않으며,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힘으로 밀어부쳐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하는 더민주의 절차적 비민주성의 총체였습니다.

대다수의 유권자가 이에 대해 <더민주의 총체적인 비민주성과 폭력성>을 비판하고 책임을 물었습니다.

이런 전제에서 그 다음의 모든 이야기는 시작되어야겠지요.

댓글에 올린 성한용 기사의 분석에 대해 하나하나 좀 비판적으로 논의하려고 합니다만, 글이 길어져서 일단 여기까지 올립니다.

성한용 기자는 더민주가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낸 것이 <당원 투표 결과>로 당심을 따른,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는 과정이었다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어서 쓰도록 해보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많은 이야기를 더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제 기분인지 모르지만 어느때보다 타임라인에서 페미니즘 기운이 잘 안느껴져서 아쉬운 마음이기도 합니다.

아자아자, 득표율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은 해석 투쟁의 시간입니다. 여러분 기운냅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