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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비평가 따위는 꺼져라"의 세계, 도깨비와 드라마 본문
후속 보충
도깨비 피피엘에 대한 미디어 오늘 기사가 1월 28일에 나옴.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4752
음원 OST관련해서도
http://www.hankookilbo.com/v/827563081164412d862843a567ca4472
<도깨비에 대한 후속 메모, 혹은 입신출세주의에 대한 보충>
아래 글 쓰고 녹색당 강연갔을 때 입신출세주의 관련 이야기를 했는데, 이 말 자체를 들어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반성했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 역사적 개념과 현재적 의미, 특히 주체화 문제를 설명하는 데 역사적 개념은 칼럼에 소개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간략한 메모. 시간되는데로, 혹은 짬이 나면 조금씩 더 보충을 해서 기록해두어야겠다.
1. 입신출세주의는 근대 주체 형성 과정에서 근대 엘리트 지식인-대중-노동자 이런 주체 범주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는, 어떤 부분의 존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주체화, 혹은 이데올로기.
엘리트가 될 수 없는 이들, 혹은 그런 위치에서 '기적처럼' 신분상승을 이룬 이들의 서사에 의해 다시 구축되는 입신출세주의. 이것은 엘리트-대중의 주체 구성 서사로 환원되지 않음. 또 이야기가 길어짐. 패스.
2. 입신출세주의와 '대중문화'라고 불리는 광범위한 비엘리트층 문화의 형성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3. 한국에서 드라마도 이런 부분을 볼 수 있는 주요한 매체이자 자료인데.
특히 여성-엘리트-대중이랄까, 여성 내의 계급적 차이/화와 주체화에 대해서는 김수현과 김은숙 드라마가 중요한 분석 자료.
이들의 특징은 "비평가 따위는 꺼져라, 혹은 페미니즘 웃기시네" 같은 태도로 함축된다.
4. 이들은 자신들의 드라마에 대해 비평가, 기자, 리뷰어 등 전문가 그룹이 '뭐라고 씨부릴지' 이미 알고 '그러던가 말던가' 혹은 이런 전문가 그룹의 반응을 겨냥해서, 혹은 전문가 그룹에 대한 반감을 공유한 집단과 동질화 혹은 동질화를 부추겨서 호응을 얻는 태도.
90년대까지도 김수현 드라마에서 이른바 '깨어있는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 김은숙이 노골적으로 '여성 입신출세담' 신분상승의 여성적 자기 정당화를 반복하는 것도 이런 태도.
사실, 그래서 페미니스트로서, 더 열심히 분석해야 하는 텍스트.
<도깨비 메모>
1. ppl 요정 도깨비
한 주를 쉰 건, '저희에겐 아직 ppl이 가능한 12신이 남았습니다'처럼 보인다.
김수현 드라마를 보다보면, 김수현은 혹시 재벌가 남자랑 뭔 일 있었나? 이런 생각을 집요하게 하게 되고, 오래 그런 소문이 있었는데, 김은숙 드라마는 반대로 재벌과 뭐 섬탔나? 이런 의문이 들게 하는데 이건 다른 것보다,
두 작가 드라마는 전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재벌-연예게 사이의 성착취적 관계, 김수현에게서는 '결혼'을 볼모로 한, 김은숙에게서는 '스폰서'를 볼모로 한
그런 밀착 관계가 '아무렇지 않게' 드러나기 떄문
이전에 <디어 마이 프렌즈>에 대해 쓸 떄도 지적했는데. TV N 드라마는 이제 피피엘 왕국이 되어서, 드라마 서사와 피피엘을 구별하기 어려운 지경.
흥미로운 점. <디마프>에서 가장 거슬렸던 비행기 1등석 씬은 피피엘에 대한 작가와 제작진의 게으르고 무반성적인 안하무인을 보여줘서 너무한다 싶었는데
<도깨비>는 그 피피엘을 '도깨비 마법'으로 처리했다. 철저하다. 뭐냐면, 캐나다에 다시 가는 장면에서 도꺠비는 마법으로 가고, 김고은은 여권 만들고 17시간 걸려 가니까, 돌아올때 '애매'해져버리는 데, 이걸 도깨비는 마법으로, 김고은은 출입국 관리 기록을 남겨야 하는 현실 인물이라 마법을 쓰면 안된다고 구구절절 설명하는데
피피엘과 드라마 서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도깨비>의 세계.
2. 영원회귀적 소녀성과 완경의 우울증
<도깨비>를 분석해봐야겠다고 생각한 주요 대목. 마지막 이번 주차를 보니
역시 <도깨비>에는 우울증 서사가 깊이 깔려있다는 생각.
영원회귀적 소녀성에 대해서는
티비엔드라마가 계속 해온 것처럼 <도깨비>도 '소녀의 죽음', 아이를 구하는 신 같은 모티브를 통해서 세월호 트라우마를 대중 호응의 한 기제로 활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람들이 <도깨비>의 소녀와 도깨비에서 '세월호'가 아니라 원조교제의 그림자를 보니 난항, 소녀를 아이를 구하는 신의 자리(이건 원래 도깨비 자리인데)로 이전한 방식, 그러면서 삼신할매가 슬쩍 사라져버리는(대체되어 버리는) ...
사회적인 것의 틈입을 거의 비껴가는 그저그저 판타지의 세계로 만들어지고, 독자도 그것으로 밀고 나가는 그런 세계.
페미니즘 전성 시대, '페미니즘 따위 웃기시네'라는 이런 태도, 서사, 공감과 반응 구조
무엇보다 여성들 내부의 이런 피드백 구조에 대해 더 공부하고, 들어갈 생각이다. 이런 태도를 그저 반페미니즘으로 간주하는 건 아주 손쉬운 귀결. 무엇보다, <도깨비>의 완경적 우울증과 영원회귀적 소녀성에 대해 생각거리가 많은데, 어깨도 아프고, 일단 여기서.
***나름 관련한 기록
2017년 1월 21일, 동네에 이름을 알 수 없는 마트가 있다. 부산엔 아직도 이런 동네 마트가 많다. 꽤 규모가 있는, 슈퍼보다 큰. 홈플러스의 맹공과 씨유의 난입에도 버틴다. NC 에 밀려 고군분투중, 한달 전 공사후 개장했다. 매장에 가서 놀란 건, 농심 라면이 종적을 감추고, 오뚜기 라면이 산더미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장보는 시간 동안 누구도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 공부 좀 한다고 잘난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또하나의 교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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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산업과 자살과 우울증과 입신출세담
기사를 찾아보니, 이런 기사가 있다. <도깨비>가 뭔가 우울증적 서사인 느낌의 한 부분
http://entertain.naver.com/read?oid=404&aid=0000158734&lfrom=blog
'도깨비', 김은숙 작가의 판타지 '김신' 그리고 故 박용하
[enews24 고홍주 기자] 김은숙 작가와 공유가 손을 잡았다. 12월 2일(금) 공개될 tvN 새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에 대한 방송가 안팎의 기대가 상당한 가운데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도 솟구치고 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 못지않게, 전작 캐릭터들도 신드롬적 인기를 구가한 까닭에서다.
가장 최근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부터 꼽자면 송중기가 연기한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상속자들'의 김탄(이민호), '신사의 품격' 김도진(장동건), '시크릿 가든' 김주원(현빈), '온에어' 이경민(故 박용하), '파리의 연인' 한기주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서 입체감 있게 그려졌다.
'도깨비'에서도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무엇보다 김 작가의 첫 판타지라는 점이 기대를 모으는데, 도깨비라는 낯선 소재에 남녀 로맨스를 풀어내는 탁월한 감각을 보인 김 작가의 필력이 어떻게 버무려질지 궁금증 역시 커지고 있다.
공유가 연기할 '도깨비' 김신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뜨거운 기대 속 주인공 캐릭터의 작명에 얽힌 특별한 사연도 함께 공개돼 관심을 모은다.
'도깨비' 집필을 맡은 김은숙 작가는 22일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극중 캐릭터들의 이름 중 '김신'만 의미있는 이름"이라고 밝혔다.
김은숙 작가는 "故 박용하의 마지막 작품인 '남자이야기' 속 배역 이름이 '김신'이었다. 다른 극에 나온 이름을 다시 잘 쓰진 않지만, 감독님께 '김신'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감독님도 그런 의미라면 써도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작가는 "김신만 송지나 작가가 故 박용하에게 먼저 줬던 이름이고, 나머지는 출연 배우의 이미지에 맞게 지어 붙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숙 작가는 故 박용하가 출연했던 드라마 '온에어' 대본을 집필한 당사자로, 고인과 생전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김 작가는 고인 1주기 당시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벌써 일 년이라니, 그리운 얼굴들이랑 보러가마. 비가 온다는 핑계로 우린 소주도 한 잔 하게 될지 모르겠다"라는 글을 남기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은숙 작가의 창작 과정에 영감을 준 '김신'은 그래서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김은숙 작가는 불멸의 시간을 살고 있는 '도깨비'를 통해 어떤 판타지를 만들어낼까. 김은숙과 공유가 합작할 '김신'의 탄생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한편, tvN 새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는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 그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그런 그들 앞에 '도깨비 신부'라 주장하는 '죽었어야 할 운명'의 소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낭만설화다.
도깨비 김신(공유)과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이 펼치는 운명적인 로맨스는 물론, 섹시하고 세련된 저승사자(이동욱)와 치킨집 사장 써니(유인나)의 러브라인도 흥미롭게 전개될 예정. 이에 더해 도깨비를 모시는 집안의 가신(家臣) 유덕화(육성재)와 도깨비, 저승사자가 한 집에 살며 만들어가는 특별한 브로맨스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사진제공=tvN
고홍주 기자 falcon12@enews24.net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75765.html
[세상 읽기] 길라임과 사이다, 입신출세와 대중정치 / 권명아
등록 :2016-12-22 18:22수정 :2016-12-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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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아
동아대 국문과 교수
탄핵 정국 이후 주권자들의 정치 지도자에 대한 인식, 감정, 판단은 어떻게 변화될까? 길라임과 사이다가 유행어가 되는 대중정치 국면에서 ‘입신출세주의’라는 오래된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입신출세주의의 대략적 함의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표현만으로도 이해가 가능하다. 이들은 신분 상승을 이룬 엘리트이고 이질적 계급 자원을 모순 없이 체현한다. 이런 상반된 계급적 표지가 대중정치의 중요한 ‘덕목’이 되곤 한다. 입신출세형 캐릭터가 지도자가 되면 사람들은 그들을 왠지 모르게 나와 가까운 ‘계급’으로 감지한다. 이런 왠지 모를 친밀감이 지도자와 대중 사이에 기이한 밀착 관계를 만들고 보수와 진보는 각자의 이념에 따라 이런 친밀한 감각을 대중정치의 동력으로 삼는다. 신분과 계급과 젠더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이들이 등장하는 정치 드라마에 펼쳐지는 이유이다.
박정희와 노무현은 보수와 진보가 각자 달리 공유하는 고유한 입신출세형 지도자이다. 박근혜는 입신출세형 지도자의 여성판본이고, 기득권 대 반기득권 진영이라는 수사를 동원한 이재명 시장의 전략은 입신출세주의를 토대로 한 전형적인 대중정치 패턴을 보여준다. 입신출세형 지도자를 선호하고 지지하는 집단의 특성은 계급이나 젠더 분석으로 온전하게 환원되지 않는다. 입신출세형 캐릭터는 너무 흔하고 진부할 정도로 ‘한국적인’ 인물형이다. 김수현은 남성 입신출세담과 피해자 여성의 복수극을 주로 다뤘고, 이 서사는 1990년대까지 대중 드라마의 주류가 되었다. ‘길라임’의 작가 김은숙은 남성 입신출세담을 여성판본으로 전유해서 진부하고 새로운 드라마로 흥행 신화를 만들고 있다. 김수현에게 없던 낭만적 사랑에 대한 신화가 도입되고, 신분상승을 위해 교섭하고 협상하는 주체는 이제 여성 주인공이 된다. 남성은 여성의 신분상승 ‘도구’가 된다.
진부하지만 새롭고, 상투적인데도 끌리는 서사와 캐릭터의 바닥에는 입신출세주의의 신화가 자리잡고 있다. 사람들이 이런 진부한 새로움에 끌리는 것을 아둔한 대중성으로 비판하는 것은 지식인의 자기만족에만 도움이 된다. 남성의 전유물인 입신출세의 판타지를 여성이 전유하는 데까지 백여년이 걸렸다. 이 과정은 협상과 투쟁, 반복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낸 긴 역사였다. 이재명의 인기 상승은 정치 드라마에서 입신출세 캐릭터라는 반복을 통해 ‘변화’를 갈망하는 대중의 협상 전략과도 관련된다.
입신출세 캐릭터의 자질은 평소에 거의 변별성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대선과 같이 1%의 차별성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때, 혹은 사상과 정책 기조, 정당 색깔 등에 차별성이 없이 ‘인물’이 선택 기조가 될 때 그 마지막 1%를 움직이는 부분이 바로 이런 ‘캐릭터’이다. 입신출세 캐릭터는 가득 찬 잔을 넘치게 하는 한 방울의 효과이고 한국 사회의 기저에 항상 존재하고 작동하는 저 깊은 곳의 ‘원형질’이다. 인물 중심의 정치판, 정책과 사상의 부재는 입신출세 캐릭터를 매번 대중 드라마의 한복판으로 불러내었다.
좌우를 막론하고 엘리트 비평가들은 대중이 무지몽매하고 황당한 이야기에 빠져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근대성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백년 동안 한탄해왔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해주는 좌파 이론도 대중이 왜 춘향전 ‘따위’를 좋아하는지 결국 설명하지 못했다. 입신출세담은 어쩌면 알파고 시대의 춘향전 같은 것이다. 낡은 드라마가 판치는 시대라고 한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새로운 정치 드라마를 만들려면 ‘대중’을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만 한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75765.html#csidxa6d09630413c9e8ba0b746cb5b45cb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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