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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역사가 판단하리라는, 그런 세계의 종말 혹은 다정함의 우파운동 본문
1. 부산에 내려와서 처음에 과도한 수업과 향수병(이제는 그렇게 부를 수 있다)으로 힘들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힘드는 날들엔, 한국말이 듣기 싫어서, 후배의 추천으로 일드를 보게 되었는데.
일드 정보도 없이, 90년대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영화 같은 걸 보다가, 거기 나온 배우가 나온 출연작을 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다 찾아보게 되었다.
맹목일 수 있겠으나, 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 배우, 이 캐릭터, 이 서사는 어떻게 변하는 지 알고 싶고, 또 그렇게 알아야 뭔가 판단을 할 수 있다. 아마도 그건 역사의 흐름 속에서의 변화를 보는 것이 판단의 가장 중요한 토대가 되는 내 젠더사 연구자로서의 '직업병'일지 모르겠다.
2. 1998년 이후, 한국 드라마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뭐 이런 궁금증도 들고. 누군가 <황금의 제국>이 지금 시대에 대해 환기하는 바가 있다고 해서, 앞에 몇편을 보았다.
2013년 드라마. 고작 4년전 드라마인데, 먼 옛날 드라마같다.
가난한 천재의 복수와 성공 스토리, 모택동과 '대장정'과 혁명을 읊조리는 재벌 2세..발리에서 생긴 일도 그랬지.
13년의 가난한 천재 사법고시생은 15년에는 형사가, 16년에는 검사가......
**이주와 인권 연구소 샘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민주화 이후 시민단체가 해온 일들, 활동가가 해온 일을 요즘은 '인권변호사'들이 다 '해버린다'는 복잡한 말이 생각났다.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자본 동원력, 스펙, 외국어 실력과 인적 네트워크.....너무도 고맙고 귀한 존재인 인권 변호사들이지만, 이제 활동가들, 시민운동이 존재할 공간은 점점 좁아진다.
운동도, 모두 법에 법조인의 '스펙'에 귀속되는 시대가 되었다.
3. 이렇게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사태를 판단하는 건, 어떤 점에서는 사실 '연습'의 결과이기도 했다. 연구나, 혹은 살아가기 위한. 원한에 빠지기 않기 위한. 학문장에 대해 절망의 바닥을 치던 시절, 자기 위안에 불과할 지 몰라도, '당대에 평가받지 못하더라도, 역사가 판단하리라. 그런 믿음으로 역사 속으로 들어가자'라는 다짐과 다짐의 시절이 나를 버티게 했던 것 같다.
역사 수정주의 시대란, 어쩌면, 이제 그런 믿음 따위는 조롱의 대상이 되는 시대라는 뜻인 것 같다.
역사는 그때그때 바뀌고 변하는거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거죠. 저마다 각자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게 역사 아닌가요?
이런 생각은 역사가 계속 다시 쓰여지는 것이라거나, 입장들간의 갈등과 투쟁이 역사라던가 그런 외양을, 혹은 가면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금은 아니어도, 역사의 진실은 밝혀진다', 혹은 '역사의 판단에 맡기라'와 같은 신념과 사상을 부정하는 지극히 정치적인 당파성을 바탕으로 한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진실과 진리를 향한 투쟁 같은 것은 더이상 없다는 정치적 주장이 다양성과 자유의 이름으로 제기된다, 그것이 역사수정주의이다. 역사수정주의자들에게 역사란 이해관계와 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언제든 변하는 '합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전쟁에서 이겼다면 식민지배와 전쟁에 대해 책임이나 사과 따위는 할 필요가 없다는 건 바로 이런 태도의 귀결점이다. 제국의 입장에서 보는 역사와 식민지인이 보는 역사는 서로 다르니까, 제국의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는 그런 태도말이다.
진실을 향한 투쟁이나, 그런 세계에 대한 믿음을 '자기주장'과 '진영 논리'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하는 지극히 정치적 당파성. 그러나 이들은 매우 친절하고 나이스하며, 나는 당신을 존중한다....그러니 당신도 나를 존중하라, 그게 자유이고, 다양성이다, 특정 사상이나 입장을 고집하는 것은 '배타적 운동 집단의 잔재이고 독재이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다.
이것은 포스트모던 역사학과도 다르다. 다정함의 이름으로 세력을 규합하고, 자유의 이름으로 정치적 당파성을 만들어가는 우파 운동. 역사수정주의는 이제 다정함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원한에 사로잡혔던 이들이 이런 다정함의 우파 운동에서 새로운 인정의 네트워크를 발견한 건 어쩌면 필연이리라.
+물론 이 다정함의 우파 운동은, 학연, 지연, 연고 등 얽힌 관계를 판단의 근거로 삼으며 이른바 '아는 사람 쉴드'치는 게 정치를 대신한 이 세계의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재판도 끝났으니, 재판의 '피해자'라는 이유로 이런 우파 운동을 지지한 이들은, 이제부터는 이후의 이 운동의 진행 사태와 결과에 대해 정확한 태도를 표명하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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