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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박근혜적인 것과 결별해야 하는 이유 수만가지

alice11 2019. 4. 22. 14:39

중 1. 

 

여성혐오의 역사는 유구하지만, 가장 최근 버전 특히 여성 카리스마, 혹은 카리스마적 여성에 대한 표상과 정동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악몽, 그리고 탄핵 정국의 여러 일들과 관련이 깊다. 

 

탄핵 정국에 <마녀와 꼭두각시 이중신체성>에 대해 집중했던 이유. 

 

소녀/퀸에서 꼭두각시/마녀로...즉 여성 카리스마는 취약성과 모순적인 공존,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중신체성으로 상상됨.

이것은 어떤 점에서는 매우 한국적이고 세대적 현상이라 할 수 있음. 즉 한국적 가부장주의와 박근혜라는 예외적 카리스마의 결합태.

 

흥미로운 건 최근 20대 담론에서 20대 남성들의 모순이라고 하는 반가부장적이면서 반페미니즘적인...건 오히려 이런 기존의 한국의 가부장주의가 해체되는 징후적 지점이라는 것. 즉 여성을 취약한 존재로 더이상 보지 않는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글로 준비중.)

 

20대는 막상 누구이던 약자로 인식하지 않고 경쟁자로 인식하는 공통점(이주 노동자, 인종적 소수자를 포함)

그러나 동시에 한국에서 어쩌면 최초로 여성을 '취약한 존재'가 아닌 '경쟁자'로 인지한 세대라는 점.

성차별 이데올로기인가 차별주의인가, 아니면 이를 경쟁 논리를 내면화하는 여러 기제를 외면하고 이를 차별주의로 환원하는 것은 정당한가 등의 문제가 남음. 

20대 남성이 여성을 취약한 존재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하는 현실성이 전혀 없지 않다. 실제 현실에서 여성과의 경쟁적 관계의 반영. 그러나 흥미로운 건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은 (연구 자료들에 따르면) 거의 전적으로 온라인 경험에 의존한다고 되어 있음. 20대 페미니스트들이 도처에 있는데 이들은 현실에서 이들 페미니스트들을 만나는 경험이 거의 없다는 건 기이하지 않을까? 이런 현실에서의 여성과의 접촉면에 대한 조사가 거의 없이, 온라인 경험으로 모든 것을 환원하는 건 연구의 맹점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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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글은 <왜 그래 풍상씨>의 기이한 시청률 고공 행진에 대해 쓰려는 것이었는데 막간을 이용해서 정리해보면.

 

<왜 그래 풍상씨>는 전통 가족 멜로와도 다른 막장 가족극(요즘 이런 막장 가족극이 더 극성이고 종편에 대항하는 세대 전략으로 보임) 풍상씨와 가족에 대해 '동일시'하는 시청자가 많다는 점이 충격.

 

풍상씨와 주변 가족의 관계가 흥미로움. 주변 가족은 모두 그야말로 악다구니....풍상씨는 악다구니로 가득한 가족을 조용히 지키는 미련하고 유약한 가부장으로, 이 미련하고 유약한 가부장에 대한 기이한 동일시가 흥미로움. 

 

이 드라마의 기이한 시청률 고공행진을 보며 문득

박근혜 탄핵 이후 문재인 카리스마와 그 이후를 떠올림. 

 

문재인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몇번 남겼는데

그의 유약함을 정치인으로서 단점으로 평가했던 논리와 달리, 박근혜 탄핵은 그의 유약함, 미련스러움을 가장 큰 장점으로 전환시켰다. 즉 박근혜와 그 주변은 그야말로 <악다구니로 가득한 세계>(이렇게밖에 설명 불가함...풍상씨의 엄마를 보라!!!) 그 자체인데, 문재인은 이와 대결하거나 동일한 강함이 아닌 <미련스러울정도로 유약한 가부장성>으로 큰 공감을 얻음. 풍상씨는 바로 그런 악다구니로 가득한 이놈의 가족들을 지키는 미련하고 유약한 카리스마를 선망하고 동일시하는 이 시대의 어떤 증상처럼 보인다.

 

악다구니 그 자체인 두 '악당' 사이에서 중재자로 미련스러운 카리스마를 유지하는 데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주목한 건

박그네로 상징되는 <악다구니로 가득한 세계>가 여성 카리스마의 대표 표상이 되어가는, 되고 있는 상황. 

박그네는 강한 여성도 아니고 말 그대로 <악다구니로 가득한 세계>(비합리적이고, 어거지, 거짓말, 위선이 무엇인지 모르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교활한 세계)인데...이런 세계와 여성 카리스마가 겹쳐지도록 표상되는 어떤 상황들. 

 

페미니즘과 박그네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막상 페미니즘을 <악다구니>로 간주하거나 혹은 징후들

페미니즘에 대한 지긋지긋함이 악다구니로 동일화되는 여성 카리스마에 대한 공포/거부감으로 뒤섞이는 경향.

 

예를 들어 박그네와 이정희 사이의 정치적 지향과 차이보다 둘 사이의 <악다구니> 여성 카리스마의 공통성이 강조되는 어떤 경향성.

이때 사실 나경원 추미애가 같은 맥락으로 동일시될 수 있음.

 

흥미로운 건 실은 이런 악다구니 여성 카리스마는 박근혜로 상징되듯이 기존의 남성적 이념을 내면화한 여성 지도자에게 나타나는 특성. 즉 여성 카리스마로 이름붙여졌으나, 남성화된 여성의 특질이기도 함. 

 

즉 기존의 남성적 논리, 힘의 추구, 권력에의 의지 등.....소수자로서 여성의 지표가 거의 없거나 전략적으로 부차화됨. 

 

.이들과 대비되는 여성 리더십은 아마 이휘호 여사, 심상정, 이정미로 이어지는 계열인 듯....즉 진보라기보다, 어떤 고난과 소수자성의 지표를 함축한 여성 카리스마......수업 들어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