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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태풍이 오고 있는 수요일입니다.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교토 리쓰메이칸 대학과 공동으로 국제학술회의와 간담회, 인터뷰 등을 진행했습니다. 매일 39도에서 40를 오가는 날씨는, 진정 처음 경험해보는 상황이었습니다. 열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모든 일정을 실내에서 진행하고 조심 또 조심을 했지만, 결국은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열이 39도가 넘어서 처음엔 열병인줄 알았는데. 새벽에 병원에 가서야 코로나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조심했는데 코로나를 일본에서 앓게 될 줄은 예상도 못했네요. 코로나 회복을 위해 집에 머무느라, 덕분에 미뤄두었던 드라마와 영화를 몰아볼 수 있었습니다. --- 그간의 휴식에서 돌아온 보고와 오늘 서평회 안내를 겸해서 간단한 드라마 감상평을 올려봅니다. 오늘 이야기드릴 영..
를 보았다. 는 도쿄 전력의 후쿠시마 제 1 원자력 발전소 소장인 요시다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는 요시다 보고서와 후쿠시마 제 1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보고서와 이를 기반으로 창작된 소설 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같은 원작으로 일본에서는 이미 영화 이 2020년 3월 개봉되었고, 일본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러 부문 수상을 했다. 한국에서는 개봉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관련해서 연구를 조금 찾아보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논의가 당연하게 같을 수는 없겠다. 또 드라마 자체가 원자력 발전 사고에 대해 거의 기본 논의가 없는 한국에서는 원전사고에 대해 여러 비판적인 논의 지점을 제공해준다. 일본에서도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찬반 논의도 꽤 뜨거웠던 것 같다. 조금 자료를 찾아..
cross racial 인종 교차적인 대항 정동(counter affect) 실천과 그 현장으로서 크로스 래이셜 '아시아' 기회가 되면 이후에 후기를 전해보겠습니다.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Disaffected 읽기 세미나가 1년 반이 넘는 장정을 마쳤습니다. 신야오의 저작만 읽은 건 아니고, 이 저작을 경유하여 관련한 디스어펙티드 연구의 별자리들을 따라 흘러가본 나름 긴 여정이었습니다. 신야오의 저작은 소수자 연구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어펙트 연구에 대한 참고자료의 별자리를 정말 촘촘하게 그려줍니다. 그 별자리를 문자 언어로 변형해보면 "퀴어사적 전환과 새로운 현장으로서 cross racial Asia, 특히 동남아시아를 (오래된 표현을 빌어보면) '방법으로서 재구축'"하는 흐름이라 하겠습니다. 그게 c..
"지방을 떠나는 청년들, 지방은 어떻게 청년을 내몰고 있나, 실태조사" 이런 식의 기사로 지면이 채워지던 날들, 이곳에 날 선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지방문제" 가부장적 문화, 산업 구조 개편 실패 등이 이런 담론의 주요 레퍼토리입니다. 타당한 것 같지만, 이런 식의 프레임은 전형적입니다. 그리고 이런 프레임은 오늘날 유행하는 '자유' 지상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방을 떠나는 게 답이다, 지방문제가 극심하니까 청년들이 지방 이탈하는 거 아니냐, 산업단지, 조선소, 뭐 어쩌라는 거냐, 다 끝난 산업이다, '글로벌 자본주의 몰라요?' 그걸 지켜서 뭐 어쩌라고? 이런 담론은 산업에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지방대, 벚꽃처럼 지다"이런 류의 논의들. 어차피 망할 지방대, 하루라도 벗어나라, '글..
젠더어펙트 연구회 세미나: 신야오 디스어펙티드 읽기, 2023년 4월 26일, 4부를 정리는 글. 권명아 신야오는 디스어펙티드에서 의학, 과학, 사회과학, 인문과학이 인종적 젠더적 노예화를 어떻게 보편화하는 지를 해부한다. 미국의 근대 의학 발전 과정은 흑인 여성 노예에 대한 임상실험의 산물이었다. 이 임상실험에서 흑인 여성 노예에게는 마취조차 하지 않았다. 흑인 여성들은 해부대에서 최소한의 존엄도 획득하지 못했다. 흑인 여성들은 그저 살더미로 취급되고 처분되었다. 인종이나 젠더와 무관한 '과학적 객관성'을 담보한다고 주장하는('살없는) 과학과 의학은 실은 이러한 인종적 젠더적 살 처분의 산물이다. 그리고 이러한 살처분의 과학은 인종과 젠더는 정체성 문제일 뿐이며 사회를 바꾸는 건 계급 문제라는 담론에서..
최근 논문과 발표에서 젠더어펙트 이론의 향방에 대해 제안과 연구 결과를 나누고 있습니다. 페북에 단상도 겸해서 올리고 있구요. 페북에 올리는 글은 아무리 길게 써도 단상이니까. 그걸 감안해서 살펴봐주세요. 젠더 연구도 갈래와 지향이 너무나 다양하고 어펙트 이론 역시 그렇습니다. 그래도 특히 어펙트 이론의 방향성을 논할 때 중요한 건 근대적 앎의 체계가 세계를 '싹 다 알 수 있다'는 확신의 산물이었고 이른바 보편 지식은 그런 신념의 체계-인식의 체계라는 점을 비판하는 게 공통적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근대 지식-신념-인식 체계가 앎이나 합리성의 이념으로 어떤 이들을 배제해왔는지를 오래 비판하고 연구해온 소수자 이론이 어펙트적 전환 이전에 이미 이러한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 이..
한국 고등 교육에 대한 단상 1: '현지'의 재구조화와 정동정치 2 앞선 글은 대학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위해서만은 아니고 고등교육 개혁과 관련한 논의에 비판적으로 개입하기 위함이다. 1. 현지화 된 지식 생산을 위한 연구 중심의 대학원 제도 개편 앞서 논한 것처럼 한국 대학은 학벌 체제와 미국화를 기조로하기에, 한국의 학벌 상위 대학의 주요 기능은 "미국화된 지식 수입상"과 "미국화된 지식 시장에 진입하는 유학 예비 학교"의 역할과 가치에 의해 구축된다. 그래서 역설적이지만, 이른바 "학벌 상위 대학"은 그 역할에 충실하고, 충실해야만 학벌 체제가 유지된다. 그리고 이 체제를 변화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역설적이지만 학벌 상위대학이 수입상과 유학 예비학교 기능에 충실하도록 명확하게 하는 것도 한 방..
한국 고등 교육에 대한 단상 1: '현지'의 재구조화와 정동정치 1. 멜리사 그렉에 따르면 인텔은 기술 개발을 위해 현지화와 포용성inclusive 정책을 주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개발을 혁신하기 위해 현지 전문가, 특히 포용성 정책을 개발할 현지전문가(소수자 연구,문화다양성 연구 등)를 여러 지역에서 초빙하고 있다. 2020년 출간 연도 기준 인텔이 주로 초빙하는 지역 현지 전문가는 말레이시아와 호주가 가장 많다고 한다. 디지털 혁신, 글로컬 등 꽤 오래된 말들이 다시 고등교육의 아젠다로 주어진 오늘날, 한국의 대학은 글로벌한 단위에서 진행 중인 기술 혁신에 부응하는 전문가를 양성할 준비가 되었나? 물론 모든 영역에 대해 다 아는 체 하려고 하려는 건 아니다. 주로 이른바 디지털 ..
"학술적 글쓰기"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어떤 게 되고 있나. 멜리사 그렉 글을 보려고 찾아본 책. 멜리사 그렉은 대표 편자였다. 2013년 인텔에 스카웃. 지금은 자기 부서 유일한 여성 시니어 엔지니어가 되었다. 학술분야의 지식을 인텔 전문가를 위해 번역하는 일을 주로 한다고. 호주의 '시골' 출신이라 집안에 박사가 자기 하나고. 호주에서 대학 교수로 있다가 인텔에서 일하기 위해 미국에 와서 일하게 된 과정, 안식년으로 스웨덴에서 집필했을 때, 인텔에서의 엔지니어로서의 일과 학자로서의 일, 여기서 학술적 글쓰기가 만나는 곤경과 또 가능성. 멜리사 그렉이 인텔에서 일하게 된 데는 "블로그"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고. 멜리사 그렉이 대학원을 다닐 때 "학계를 떠나기" 붐 같은 게 대학원생들에게 불었다고...
숙제 삼아 휴식 삼아 몰아보기, 이후의 노트 *노트라서 일관된 '평가'나 '해석', 이미 종결된 해석이나 평가의 기록이 아닙니다. 비평은 그런 종결성을 내파할 때 비로소 출현하는 것이기에, 원론적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요. 1. 이야기는 어떻게 프로젝트가 되는가 학교는 사회가 아니다. 이는 포함이나 크기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사회를 학교로 만들고자 했던 대표적 프로젝트가 파시즘이다. 후지타 쇼오조가 전체주의 혹은 역사적 파시즘을 사회를 학교로, 국가를 학교로 만들고자 했다고 비판했을 때의 의미. 그런데 이런 방식은 파시즘이 만든게 아니다. 파시즘은 아무 것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이미 존재했던 것을 안티테제로 재구성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야기(서사handlung)는 현실을 반영, 생산, 재구성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