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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wonderland
자이니치 감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대중적 성공을 이뤄낸 오미보 감독의 에 대해 여러 궁금한 점이 많다. 일본 사람이나 자이니치 혹은 빈민 운동 등을 하는 분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는가? 이러저러 문의를 하면 거의 를 읽어보라고 권했다. 의 성공은 물론 아야노 고의 재발견에 힘있은 점이 크다. 에서 매우 매력적으로 인지되었으나, 연기력 문제나 이후 작품에서 거의 망해가고 있던 아야노 고는 이 영화에서 비로소 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감독의 힘이랄까. 아야노고도 인터뷰에서 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뿐일까? 무엇보다, 좀 다른 의미에서 궁금한 건 영화를 보다보면, 아야노 고가 빠칭코에서 우연히 만난, 소년에게 이끌려서, 바닷가를 이리저리 걷다가 문득 만나는 장소, 그곳은 너무나 혹은 이른바 (박치기 같은 ..
교토 동네 데모 일본 기록을 일부만 공개로 매일 기록해가고 있다. 나중에 언젠가 공개된 텍스트로 전할 날이 오리라. "사회가 변한다는 것" 요즘 일본 사회를 보며 느끼는 점이다. 그리 많지 않은 인원이고, 주기적으로 데모를 하는데. 관광객과, 쇼핑객, 비싼 음식점으로 가득찬 시조 마루 앞에, 이 데모를 기다리며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박수를 쳐주거나, 자기 나름으로 피켓을 들고 나온 사람들이함께 슈프레히콜을 하거나 하는 걸 보며 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솟아오르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세월호 100일 걷기 행진때도 그랬고퀴어 퍼레이드때도 그랬는데 일본에서는 이른바 전공투 시대 이후 듣도 보도 못한 일들이란다. 특히 교토는 깍쟁이에 보수적으로 유명한 동네라 "데모는 민폐, 얼른 들어가"라는 식..
도쿄에서 활동하는 개구리와 여러 팀 멤버들이 교토에 온 김에 미미즈카에 위령제 겸 공연을 했다. 2015. 9월 20일 이주는 일본의 실버 위크인데, 한국의 추석 비슷하게, 친척 방문도 하고 그런 모습개구리 멤버의 공연도 좀 그런 느낌이었다. 친척 방문하고, 제사지내고 하는. 이라고 불리는 이제 노인에 가까운 황상과, 자신을 라고 소개하는 20대의 영국 유학파 멋진 친구가 어울리는 관계는 흥미로왔다.
국회앞 거대한 데모도 흥미롭지만, 더 흥미로운 건 (로컬 데모 팀들이 자기들 이름도용했다 할려나 ^^) 우리 동네도 틈틈이 동네 데모가 한창이다. 몇분이 할 때도 있고 동네를 돌며 선전을 할 때도 있고. 다른 동네 데모 자료도 모으고 싶은데. 발품을 팔거나 소셜 네트워크를 잘 이용하거나. 둘 중 하나. 동네 데모를 하는 곳은 대개 동네 아지트가 있는 곳이 아닐까?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가 남아 있어야 하니까. 도쿄의 나카노나 내가 사는 데미즈는 좀 비슷한 듯해보였다. 우리 동네 카페는 겉에서 보면 정말 곧 무너져버릴 것 같고딱 들어가면 거의 백살정도되서 카운터에 서계시기도 힘든 할머니가 주인이시다. 정말로 얼음물 따르실 때 흘리시는 물이 더 많다. 헌데 할머니는 잘 알아들으시지도 못하는데. 주문하면,..
교토 아트 센터 교토에는 미나상이 있고, 고나카라가 있고, 장구동호회가 있고, 이들이 좋아하는 김일지, 윤인상 선생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나, 이곳의 명사들은 이들의 공연이 수준이 대단치 않다고도 한다. 근데 그게 중요한가? 이들은 나름 이 마을의 스타이고, 스승이고, 공연은 마을 축제이기도 하다. 90대 할머니 할아버지에서 간난장이까지, 엄마 아빠는 아이들을 들처매고 나와서 같이 공연도 보고, 밥도 먹오 이야기도 나눈다. 이런 공동체적 문화는 어쩌면 한국에는 없어진 것 같다. 나는 교토에 계신 유명한 선생님들보다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다가 돌아가려한다. 학문적으로 배울게 없어서가 아니라, 공부는 책보고 하면 되는거지만, 공동체는 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결단을 하길 잘한 ..
가마가사키 여름 축제, 2015년 8월 15일 가마가사키에 여러번 갔지만 한번도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 방학을 이용해 다니느라, 여름 축제는 처음이다. 김인만 감독을 촬영하는 문정현 감독팀 근처에서 몇장 사진을 남겨보았다. 축제 기간이라 사람들도 사진 찍는데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 그래도, 가마가사키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고 싶다. 아니, 사실 여기저기 자기 나름의 터전을 만들어,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공동체'를 꾸리고 삶의 해방을 꿈꾸는 이들의 거처를 다닐 때마다, 사진 찍기를 꺼리게 된다. 너무 넘쳐나는 여행 사진, 정보에 걸신들린 사진광들, 혹은 이런 일조차 하나의 '장식'이 되어버린 느낌이 크다. 뭔가 자기증명으로서, 타인의 삶을, 혹은 타자를 알리바이로 삼는. 페이스북이 피로한 이유도 이 ..
일본에서 혹은 아니 는 '민족적' 혹은 내셔널적인 것으로 온전히 환원될까?푸코의 그 유명한 논의처럼, 외양은 이지만, 그것은 단지 이미 주어진,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서의 민족적인 것의 재현, 모방, 학습이라고 볼 수 있을까. 오히려, 이지만 거기에 라는 를 적어/기입해넣음으로써 사물과 형상 사이에 혹은 말과 사물 사이의 '자연화된' 관습, 혹은 이해의 자연화된 방식에서 비껴나가게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쿠노의 무수한 '조선음식' 가게가 단지 한국 음식이나, 출신 지역(대구 음식, 전주 음식 등으로 세분화된 가게처럼)의 원천을 모방하고 이식해온 것만이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보고 싶다. 이것은 그런 점에서, 다시 '역사화'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것. 저 사진 속의 장구, 혹은 북, 혹은 한복은이미 주어진 자..
"내 생애 마지막일 것 같은 시간" 타이완에서 열린 AAS는 발표도 하기 전에, 아니 타이완에 도착하기 전에 모두가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였다. 국제학회 참가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연구를 해나갈 공동 연구 파트너로서, 팀워크와 관계를 잘 만들어보고 싶었다. 관계를 만들고 돌보는 것이, 내 생각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을 또 생각해본 시간들. 지우펀. 十分 중국어로도, 는 뜻이기도 하다고 한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는 순간"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해가 지는 지우펀, 우연히 찾아들어간 작은 가게에서 형언하기 어려운 노을을 보며, 문득 침묵에 빠졌다. 말문이 트인 순간, 침묵 속에 깃든 생각을 말했다. 한결같이 "아, 내가 다시 여기 올 수 있을까" 지우펀은 그런 의미에서, 단 한번인, 그래서 그 순간이 ..
2015년 6월 17일, 교토 고령자 대학 능력이 될 지 모르지만, 일본에 머무는 동안 조사하고 공부하고 싶은 주제 중 하나가, 고령 사회에서의 자치적 자율적 모임의 형태와 방향성이다. 생각해보고 싶은 문제들. 1. 돌봄과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자치와 자율적 주체로서 '고령자' 집단 고령자 사회라는 측면에서 일본은 한국과 유사한 면도 많지만, 대조적인 부분도 많다. 고독사 같은 사회 현상은 한국에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일본 고령자들이 스스로의 삶을 꾸려가기 위한 자율적이고 자치적인 움직임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노인 복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많지만, 고령자 자치 조직에 관심이 없는 것은 노인을 자치나 자율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진보적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노인은 부양의 대..